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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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머리 따스한 마음의 '가가 교이치로 형사'가 돌아왔다. 가가 형사는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속 인기 캐릭터다. 30년 동안 함께했고 10년 만에 가가 형사 시리즈 세트 개정판이 출시되었다.

그중 《붉은 손가락》은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점점 고령화되는 사회, 낳고 키워준 부모를 모셔야 하는 부담감과 부모가 된 자식이 그 자식의 허물을 덮어주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한 소녀가 교살된 채 공원 화장실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이 사건의 범인을 찾는 것 이외도 가가 형사의 아버지와 친척의 이야기가 중첩되며 두 이야기가 종국에는 합일을 이룬다.

본격 추리와 트릭을 찾기 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 도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식은 부모의 책임이다.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자식을 옮은 길로 인도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아키오네 아들은 이미 그럴 시기를 놓친다.

가장 아키오는 가족일에 소홀했기에 나오미의 인성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자기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그 책임은 부모한테 있다는 회피가 기가 막힌다. 일말의 반성이나 후회하는 기색은 없다. 우리 주변에 수많은 철부지를 떠오르게 한다. 소설 속 캐릭터긴 하지만 아이에게 야단치지 않고 오냐오냐하는 부모의 전형을 보여준다.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을 제시한다.

또한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치매, 인지증에 대한 여론이 크다. 수많은 개인이 공통으로 떠안고 있는 늙은 부모를 모시는 일의 갈등이 녹여있다. 겉으로는 평화롭고 평범해 보이는 가족도 말 못하 사정, 보이지 않는 비밀이 있음을 실감한다.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은 단순히 추리를 통한 범죄자를 찾는 것뿐만이 아니라 묵직한 교훈도 빼놓지 않는다는 거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지켜야 할 도리와 의무를 소설을 통해 이야기한다. 그가 일본 추리 소설계의 마스터피스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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