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하는 삶 - 여성의 몸, 욕망, 쾌락, 그리고 주체적으로 사랑하는 방식에 관하여
에이미 조 고다드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욕망은 섹슈얼리티, 그리고 삶 자체의 근본적인 부분이다."

여성의 성(性)은 오랫동안 금기였다. 여성이 주체적이고 먼저 원하고 느끼기 시작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여성은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사춘기를 맞이하고 성인이 된다. 어릴 때부터 억압된 성은 결혼한 후 더 견고해진다. 이 모든 것은 여성의 자존감과도 이어진다. 즉, 성생활이 그 사람의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거다.

'에이미 조 고다드'의 책 《섹스하는 삶》은 한 번도 제대로 배우지도 느껴보지도 못한 주체적인 여성의 몸 쾌락, 자극을 원하는 욕망에 관한 책이다.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 불만, 스트레스의 원인이 어쩌면 성생활 때문이라는 의문을 제시한다.

여성의 흥분은 삽입만이 아니다. 전희에 이르는 모든 유희 동작이 바로 성적 행위다. 때문에 상대방에서 무엇이 흥분시키는지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한다. 첫걸음은 자기 욕망을 직시하는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면 파트너와 더욱 돈독하고 행복한 생활이 가능하다. 충만한 성적 생활은 여성의 모든 삶을 변화하기 충분하다.

미디어에서 표현되는 욕망, 특히 여성의 욕망은 나쁜 것,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인식이 크다. 하지만 욕망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재료 같은 거다. 인생을 위해 해내고, 애쓰고 창조하고, 개선하고 노력하고, 기분 좋게 느끼고, 더 나은 자아를 향해 일하고 있다면 모두가 욕망하고 있는 거다. 잊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움직이고 하나라도 더 먹기 위해 욕망한다.

무엇을 원하는 욕망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배고프면 먹고 싶고 졸리면 자고 싶은 것과 같은 욕구지만 사회 속에서 여성의 욕망은 철저히 배제된다. 저자는 성적 임파워먼트를 발굴하고 제대로 활용하길 독려한다. 성인에게도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여성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개념에 얽매여 말도 못 하고 고민하는 수많은 여성들의 생각, 궁금증, 질병, 몸을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다. 그동안 남성이 만들어 낸 성적 판타지에 매몰되어 사라져간 여성의 임파워먼트를 찾도록 도움 주는 책이다.

또한 미디어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의 기준을 따르지 말 것은 권고한다. 이들은 물건을 팔기 위해 모두 다른 여성의 몸을 획일화하도록 부추긴다. 44사이즈, 48kg, 작은 얼굴, 흰 피부가 갖는 미인의 전형성은 자기 몸을 혐오하게 만든다. 그리고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를 만든다. 기준에 맞지 않으면 틀리다는 생각이 팽배한다. 하지만 사람의 몸은 비대칭이고 모두 다르게 생겼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완벽한 기준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나다움이 유일한 아름다움이며, 자신감을 갖고 행동할 때 섹슈얼리티, 삶 자체를 즐길 수 있음을 설파하고 있는 인상적인 책이다.

책 속에 소개된 상담자들의 여러 고백을 통해 딱딱한 이론서를 탈피하고 중간중간 감정이입 또는 호기심을 유발한다.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모르고 있던 여성이나 더 알고 싶은 여성, 여성을 알고 싶은 남성들이 읽는다면 좋겠다. 모두가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무엇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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