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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 - 버럭엄마의 독박육아 일기
이미선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7월
평점 :

아이를 낳고 경력단절 8년째, 기본적으로 '화'가
내재되어 있다 말하는 98% 독박육아맘 이미선 저자의 에세이다. 아이를 기르는 일은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일이 것만 우리 사회에 맘충이란 굴레로
모두를 평가절하한다. 저자는 결혼해서 아이 낳기 전까지는 절대 몰랐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갑자기 솟아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오늘도 소리를 지른다. 오늘도 바쁜 남편을 출근시키고 두 아이의 엄마로 전쟁 중이다.
사실 아이가 없어 100%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동생과 지인들의 쏟아져 나오는 간증(?)으로 이미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오긴 했다. 하지만 그냥 들어온 것과 내가
겪은 것은 들은 것의 10%도 되지 않을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책으로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저자는 두 아이의 엄마로 8년째 살아보니 낳기 전에
들었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식당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이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소란을 피우지
않으려고 최대한 단속하지만 통제되지 않아 답답하다. 서로의 배려와 이해가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민낯에 운동복 입고 다니는 아줌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이 낳기 전에는 '저 엄마는 관리도 안 하나?'라고 속으로 핀잔 줄 때가 많았단다. 하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세수도 못한 얼굴로 대충
아무 옷이나 입고 마트에 가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이 낳고 몸매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절대 아니다. 아이가 남긴 음식을 버리지 못하고 아까워서 자꾸 먹게 되면 늘어나는 살덩어리는 아이와 바꾼 전리품 같아진다. 마지막으로 길거리에서
떼쓰는 아이의 엄마를 한심하게 보았다. 아이는 떼쓴다고 다 받아줄 수 없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집이 떠나갈 듯 울거나 드러누워도 이제 조금은 이해가 간다.
전업주부, 독박 육아하는 엄마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직업이 주무이고 엄마라고 사회에서 낙오자 취급받아야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비록 퇴근도 휴가도 임금협상도 없지만 가족의 평화와 안정을 맡고 있는
엄마는 오늘도 최전선에서 열심히 분투 중이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존경한다. 당신의 노고가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있다.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을 사랑하자, 비록 찌든 내 모습이나 그마저도 사랑해 줄 때 반짝반짝 윤이 나는 내가 거울 속에서 웃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