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종례 - 맛있는 학교생활을 위한 다정한 레시피
이경준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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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관심이 필요합니다. 잔소리 말고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눈빛과 말 한마디는 굳게 걸어 잠갔던 마음의 빗장을 열어줍니다. 《쪽지종례》는 남양주 진접고등학교 국어교사이자 시인인 현직 교사의 에세이입니다. 매주 금요일 공강시간 아이들에게 A4 한 장짜리 편지를 썼던 것을 정리한 책입니다. 교사이자 오빠, 형, 친한 친구처럼 이야기하는 듯한 담임의 관심은 아이들의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교사의 권위가 예전만 하지 못한 시대 선생님이 아이들의 정서 최전선에서 학업, 진로, 인성, 독서, 시험, 교우관계, 날씨와 건강 등 다양한 주제로 아이들과 소통합니다.

쪽지 종례는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으로 나뉩니다. 그중 파리바게* 초코 소라빵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읽는 동안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나는 너도 초코 소라빵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었어.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 청소년, 중학생. 단 한순간이 모든 것을 뒤엎을 때가 있단다. 평범함에서 탁월함으로 나아가는 순간. 보통의 존재가 특별해지는 순간이 있어. 다른 사람이 너를 버터구이 초코 소라빵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네가 스스로 네 삶을 특별하게 만들 레시피를 찾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일상에서 발견하는 특별함을 찾아보라는 응원 같기도 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학교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인성과 마음, 자신감을 키워주는 장소가 되어주길 희망합니다. 이성과 감성이 주체할 수없이 타오르는 사춘기,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금요일 쪽지 종례는 교사와 학생 간의 믿음을 키웠습니다.

너는 학생이고 나는 선생이야!라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개선해가는 수평적 구조의 교실. 이런 교실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사회에 나가 좋은 어른이 될 확률이 커집니다. 책은 종례 시간에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하는 교사, 밥상머리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한 학부모, 질풍노도의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도 이런 선생님이 있었다면..' 이란 생각을 읽는 내내 했습니다. 아이들을 걱정하고 응원하는 교사의 진실함이 꾹꾹 담겼습니다. 시험, 성적, 사랑, 미래. 무엇 하나 확실하지 않아 망설이는 아이들을 위해 책은 밝은 길을 비추는 손전등이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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