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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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석학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신작 《대변동》은 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을 달았습니다. 《총, 균, 쇠》부터 시작해 다른 책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한글의 우수성을 또 한 번 강조하며 오늘날 부유한 국가가 된 배경을 필리핀과 가나와 비교합니다.

 

 

첫째, 한국은 중앙정부와 법, 문자와 시장 경제 같은 복잡하고 정교한 제도를 갖추었다는 겁니다. 둘째, 온건한 기후에 있기 때문에 토양이 비옥하고 병이 없던 점도 지적합니다. 그리고 한국인 친구들과의 원만한 관계까지 자랑하며 신간 홍보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신간 《대변동》은 국가가 정치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가를 다루고 있습니다. 1942년 11월 '보스턴 코코넛 그로브 나이트클럽 화재 사건'을 제시하며 개인적 위기를 설명하고, 1950년대 말과 60년 대 초 당시 영국의 위기를 비교합니다. 이는 위기와 변화를 요구하는 압력은 개인과 집단 모두에게 닥친다는 명제, 또한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는 주제를 넌지시 던지고 있습니다.

 

 

 

 

 

 

 

개인과 국가 대부분의 위기는 오랜 기간 축적된 점진적 변화의 결과입니다. '위기'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압력이 갑자기 폭발할 때 닥치며, 국가의 위기를 개인의 위기와 관련지어 본다면 위기의 복잡함을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개인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 국가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은 각 장마다 12가지 중 몇 가지를 대입해 입증할만한 공식입니다.

 

그래서 책은 현대의 일곱 국가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일어난 위기와 그에 대응한 선택적 변화를 비교하는 형식입니다. 일곱 국가는 핀란드, 일본, 독일, 인도네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칠레입니다.

 

 

특히 전혀 몰랐던 소련과 러시아의 겨울 전쟁이 어찌나 흥미롭던지, 한 번 읽기 시작한 챕터를 덮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핀란드 편에서 세 친구들이 한국의 전쟁역사에 유독 관심을 갖고 공감을 느끼는 부분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는데요. 한글처럼 핀란드는 국가 정체성의 핵심인 핀란드어를 쓰고, 국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소련과의 전쟁을 마다하지 않고 남녀노소 기꺼이 목숨을 바친 역사가 있었던 거죠.

 

 

1939-44년 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대국인 소련과 긴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지정학적 이유로 소련의 먹잇감이 된 핀란드의 고난의 시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 근대화의 시작 '메이지 시대' 부분에서는 핀란드와의 비교뿐만이 아니라 일본이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는지도 되새기는 계기였습니다. 일본은 전통에서 유지해야 할 특징과 변화를 모색해야 할 특징을 구분하는 울타리를 신속하게 세웠습니다.

 

 

변화의 욕구와 전통을 유지하려는 욕망이 비등했으며, 외국 문물을 무조건 수용하지 않으며, 적절히 가감해 최종적으로 적합한 모델을 채택했죠. 메이지 시대 일본과 2차 세계 대전 당시 핀란드는 강력한 국가 정체성과 핵심 가치를 지닌 까닭에 절대적 열세를 무릅쓰고 목숨을 희생하며 국가를 지켜냅니다.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 급작스럽게 격변을 맞이했던 나라'로 묶습니다.

 

그밖에 '국내 정치적 타협이 결렬되며 위기에 처했던 나라'(칠레와 인도네시아), '점진적으로 누적된 비폭발적 위기에 시달렸던 나라'(독일, 오스트레일리아)로 범주를 지어 비교 분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위기에서 국가적 위기로, 거시적 관점에서 미시적 관점으로 다루는 충격과 격변을 두 국가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극심한 위기와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또한 이 책이 필요한 이유며, 위기를 통해 미래로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후반부는 앞으로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9장과 10장에서는 현 트럼프 정부의 쟁점을 중점적으로 말합니다. 10여 년간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마치 할아버지가 들여주는 옛날이야기 같습니다. '얘야, 옛날 옛적에 일본은 말이야..'라며, 시작할 것 만 같은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역사 이야기라 해도 좋습니다.

 

앞으로 시간과 건강이 허락한다면 좋겠지만 제러드 교수의 마지막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책은 《총, 균, 쇠》,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에 있는 문명 4부작의 완결편입니다. 《대변동》은 과거를 깊게 파는 대신 현재와 미래, 역사를 조망하며 인류의 미래를 점 춰보기 좋은 문화인류학서 입니다. 무엇보다 술술 읽히는 이런 책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휴가지에서 읽을만한 단 한 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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