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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김민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평점 :

"인생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나를 구해주는 3개의 요술 주머니가 있다.
영어, 글쓰기, 여행. 그중 가장 쉽고
재미난 것이
여행이다."
여행은 삶을 배우는 터전이라고들 합니다.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낯선 문화를 경험하며 알아가는 재미. 그래서 여행은 다닐수록 더 많이 알아가고, 성장하는 계기가 됩니다. 당신은
어떤 여행지가 기억에 남나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매일 아침
써놨니?》의 저자 김민식 PD가 이번엔 여행 에세이로 찾아왔습니다. 김민식 PD가 독학으로 배운 영어, 글쓰기, 그리고 이번엔 여행. '돈은
적게 들고 배움은 많게 하라'라는 일관된 모토로 살아가고 있는 언행일치 작가입니다. 첫 직장은 영업, MBC 예능 PD에서 드라마 PD로, 징계
받아 유배도 다녀왔고, 노년에는 작가의 삶을 준비합니다. 여행을 통해 습관을 들이고, 또 다른 여행으로 재 정비하는 일관된 선순환, 저도 꼭
해보고 싶습니다.
대학 신입 생, 다른 학교 자전거 동아리에 들어가
라이딩의 즐거움을 배웠고, 대학 졸업을 앞두고 홀로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와 돈 없이도 가능한 즐기는 여행을 알았고, 첫 직장을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늦은 나이에 영어 공부에 매진했던 때. 불안한 마음이 한구석에 있었지만 돈 없이도 즐기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그리고 MBC 징계를
받고 떠났던 여행, 아버지와 단둘이 여행, 2주간의 신혼여행,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며 돌아와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글쓰기가 주는
힘을 터득해 《매일 아침 써놨니?》를 각각 펴냈습니다. 이만하면 가성비 괜찮은 여행이라 생각합니다.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은 책이나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훨씬 값진 지식을 얻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준비하는 동안의 설렘을 누리고, 여행하는 순간에는 현재를 즐기고, 다녀와서는
기록을 통해 오래도록 여행의 추억을 즐기는 것, 그것이 여행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방법
아닐까요?"
책에는 여행을 통해 배운 인생 지혜뿐만 아니라, 여행을 만끽하는 꿀팁, 상황별 유형별로 추천하는
코스도 흥미롭습니다. 나중에 그곳에 가면 써먹어 봐야지 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특히, 술, 담배, 커피를 즐기지 않는 극단적인 짠돌이 김민식
PD는 돈을 아끼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돈을 벌기는 쉽지 않지만 아끼는 건
쉬웠으니까요.
돈을 벌려면 타인의 욕망을 충족시켜줘야 하는데, 돈을 아끼려면 나의 욕망만 절제하면 되거든요. 무료나
저렴하게 여행하는 방법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돈 없다 시간 없다 차일피일 미루지 말고 당장 떠나볼 용기가 생깁니다.
김민식 PD는 더 돈 쓰는 걸 꺼리는 아버지와 여행하면서 자신의 모습과 오버랩 시켜 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10년, 20년 후 내 모습을 가다듬게 되는 거죠.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변하지 않기 위해 채찍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여행일 수도, 독서일 수도, 사람을 만나며 관계를 넓혀가는 것일 수도 있겠죠. 놀다가 얻은 경험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빛을 발하는 황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겁니다.
우리나라도 주 52간 근무제가 도입되며 시행착오와 불만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는 많이
벌어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아끼는 삶을 살았습니다. 원하는 목표, 혹은 욕심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이 벌어야 하고,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을 헤치지 않고 가진 것에서 생활하는 1인분의 삶.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괴로움이 닥치면 그
괴로움도 즐거움으로 바꿔야 하는 필연성이 여행이라고 봅니다. 여행지에서 기분 망쳐서 온다면 억울하지 않을까요? 관광객에게는 일정이 있고,
여행자에겐 과정이 있다고 합니다. 관광을 다닌다면 제한된 일정 안에 여행지를 최대한 잘 보기 위해 최고의 목적지를 선택합니다. 혼자 다니는
여행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발길 닿는 대로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다니다 보면 지속 가능한 삶을 배울 수 있으니까요.
삶도 죽음을 향해하는 리얼 생존 장기 여행입니다. 앞서 이 여행도 잘 마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놀고 충분히 쉬어야 합니다. 공부든, 일이든 열심히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은 감각을
확장하는 기회입니다. 언젠가 관광만 해왔던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 일주일을 살아본다든지, 무계획 여행을 다녀볼까 합니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미정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