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하루, 밤에 피는 꽃》 인고의 시간을 버틴 결정체

일 년에 하루, 밤에 피는 꽃 ㅣ 웅진 지식그림책 53
라라 호손 지음,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4월

흔히 사막의 오아시스라 불리는 선인장의 꽃을 본 적 있나요? 미국 남서부에서 멕시코 북서부까지 약 26만 제곱킬로미터의 소노란 사막에서 특별한 식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평균 12미터까지 자라는 큰 선인장, 그 이름도 영롱한 '사와로'는 수명이 약 200년이나 되고 유사시 인디언의 음료가 될 만큼 조직의 4/5가 수분입니다.

사와로는 일 년에 딱 하루만 꽃을 피워 아쉽지만 그 향기는 매우 달콤해 박쥐, 나방, 새 등 사막의 동물들을 유혹하고 있답니다. 그 동물 덕에 사와로 꽃가루가 퍼져 나가기도 합니다. 사막이란 한정된 공간에서 자연의 순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린 선인장일 땐 그늘에서 자라면서 뿌리내린 곳 주변의 물과 영양분을 흡수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린 사와로 들은 사막 커다란 나무 그늘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큰 사와로 주변에 옹기종이 모여 앉은 아기 사와로의 모습이 각양각색 앙증맞습니다.

사막은 더위와 강인함이 필요합니다. 사와로는 시원한 그늘과 시원한 물을 내어주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죠. 서로 돕고, 함께 사는 연대가 필요합니다. 그 일 년을 기다린 밤은 사막 동물들의 축제날입니다. 자, 밤에 피는 꽃을 맞이해 볼까요?

하얗고 달콤한 꽃이 지면 아기 사와로가 몽글몽글 피어납니다. 사막의 낮과 밤. 확연히 다른 두 얼굴을 소유자입니다.

그리고 사막은 독특한 동물 친구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화려한 색깔을 자랑하는 무지개메뚜기, 사와로의 꽃꿀이 먹이이자 꽃가루를 옮겨주는 작은긴코박쥐, 늑대의 축소판 남부메뚜기쥐, 선인장 열매로 수분을 섭취하는 갬메추라기 등 그림으로 이해하는 흥미로운 그림책입니다.

벨벳처럼 보드라운 꽃잎이 둥그렇게 펼쳐지면

진하고 달콤한 향이 밤하늘에 차올라요.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고 낯섬이 주는 특별함이 공존하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 공감하고 이해하는 훌륭한 그림 동화 한 편 얻어 갑니다. 가끔은 더 이상 읽지 않는 그림책, 동화책도 읽어봅시다. 메마른 감수성을 채우고, 동심으로 돌아간 새로운 하루를 경험할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