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
김지영 지음 / 푸른향기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하위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눈부신 경제적 성공을 이뤘지만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재활치료사로 일하며 저녁도 먹지 못한 채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앉지도 못하고 서서 온 날. 열심히 일했지만 가난을 벗어날 수 없었고 미래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절망감만 들었던 어느 날. 91년 생 김지영 씨는 문득 행복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곧바로 직장에 사표를 내고 뉴욕행 티켓을 끊고 떠났습니다. 언어도 통하지 않지만 몸소 부딪히며 배우고 단단해지기로 결심했습니다.

 

 

 

"예쁜 것을 보면 더욱 네 생각이 났다. 내 마음이 유별한 게 아님을 알면서 감추지 못한 나는 낭만이 아니라 주책이겠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나는 너에게 진심을 전해야 했다. 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 "

그렇게 혼자 1년 7개월 동안 40개국을 여행했습니다. 책은 그때마다 겪었던 일들과 들었던 생각을 정리한 에세입니다.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가 국가별, 도시별로 나눠 있는데 반해 김지영 씨 여행 에세이는 감성스러운 소제목에 따라 유유히 여행하는 기분이 들게 만들어져있습니다. 그래서 여행 에세이라기보다 누구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은 사적인 기분과 길티 플레저까지 동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여자 혼자 떠나는 세계여행은 낭만과는 거리가 먼 현실 그 자체였습니다. 모로코 페즈의 염색공장 테너리의 바가지요금, 잠비야 루사카에서 도둑인지 경찰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과의 하루, 탄자니아 잔지바르섬 파제의 상한 수박을 먹기도 하고 곰팡이 나는 창문도 없는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냈지만 한국보다 행복한 나날들이 많았습니다.

행복은 돈이 있다고 채워지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그렇다고 시간이 많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세상을 나와보고 직접 체험해 볼 때 행복을 정의할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청춘이란 이름으로 상처와 아픔을 강요하는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사회에 맞춰 살아야 하는 부담 보다 자기보다 키다 더 큰 무거운 배낭을 짊어져야 하는 일이 몸은 힘들더라고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일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읽는 동안 곧 졸업을 앞둔 대학생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성적인 글귀와 예쁜 것들이 가득한 사진은 여행의 낭만과 현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경험이었거든요. 우린 모두가 인생이란 세상의 여행자입니다. 힘들 때 꺼내보면 좋을 여행 에세이입니다. 조금만 더 행복해지기로 해요 우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