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수업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예술 강의
문광훈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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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좋아하세요? 미학과 철학이 한데 어우러진 곳에서 느끼는 감정. 결코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격조 높은 행위입니다.

그림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책은 그림 보는 법을 통해 삶을 들여다봅니다. 모티브나 양식의 변화, 구성 방식 등 여러 사항이 있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그래도 보는 방법은 존재합니다. 흔히 서양화는 아래에서 위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보고, 동양화는 이 반대라고 합니다.

 

미술사에서 숫자 4는 여러 가지를 의미하는 중대한 상징이었습니다. 다혈(낙천), 담즙(격앙), 우울, 점액(침착)을 뜻하기도 하고요. 네 방향이나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을 뜻합니다. 혹은 3이라면 끝과 시작 중간을 뜻할 수 있습니다.

 

풍경을 제대로 보려면 홀로 느끼고 생각하며 돌아봐야 합니다. 광활함을 감지할 수 있는 오롯함, 비소로 깨달음이 생긴다는 것이지요.

 

 

문광훈 교수는 다만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인 작가의 흔적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오늘의 문제에 말을 걸지 못하는 예술은 살아남지 못한다고도 말합니다.

 

가끔 현실이 어렵고 세계가 불투명해 보일 때면 단테와 버질을 등장시킨 '들라크루아'의 <단테의 조각배>를 떠올린다고 합니다. 최근 '라스 폰 트리에'감독의 영화 <살인마 잭의 집>을 통해 오마주 되기도 했는데요. 밀려오는 현실의 파도 앞에서 성난 얼굴로 밀치고 찢고 뜯고 때리는 사람들. 이 와중에도 관객을 응시하는 인물의 또렷한 눈이 인상적입니다. 화가의 눈이기도 한 이 시선은 현실도 지옥 못지않게 고통스러움을 상기시킵니다.

 

문광훈 교수의 《미학 수업》은 미술관을 가지 않고 느껴보는 미학과 철학입니다. 쉽지 않은 두 사조를 깊게 파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데요. 작품 분석에 앞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곁들여 주어 쉼표가 되며, 일반인도 끌어들일 수 있는 매개가 됩니다.

 

사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미술을 많이 알지 못하는 저에게는 처음 보는 작품들도 많았으니까요. 그나마 알고 있는 작품을 위주로 읽어내려갔고, 자연스럽게 다른 작품으로 옮겨 지경을 넓혀갔습니다.

 

마지막 강의를 읽으며 확실히 전해지는 감상은 예술작품 속 주제가 지금도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나라와 세월을 뛰어넘어 아름다움과 삶에 대한 고찰, 인간이 예술을 추구하는 이유도 매한가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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