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 독립근무자의 자유롭고 치열한 공적 생활
서메리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읽으면서 얼마나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였는지 모릅니다. '어머나, 맞아 맞아','내 이야기 같아'라는 말을 연신 쏟아내며 밑줄 쫙쫙 치고 다이어리에 옮겨 적었던 책인데요. 아마도 프리랜서로 일하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의 현실을 읽으면서 위로받고 공감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책은 브런치 조회수 100만 회를 돌파한 프리랜서 에세이입니다. 들어가고 싶어 안달나지만 막상 들어가면 병을 얻거나 나가고 싶어 만드는 회사. 내 몸 누울 곳 하나 만들기 어려운 세상 속에서 프리랜서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누구나 꿈꿀 겁니다.

 

 

이제 나는 우중충한 기분을 감춘 채 좋은 아침이라고 거짓말할 필요가 없다. 안녕한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의 안녕을 물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 대가로 매달 25일 들어오던 월급을 포기한 기분은 뭐랄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책은 서메리 저자의 일상툰과 브런치 연재글을 토대로 만들어졌는데요. 프리랜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실질적인 조언이 가득합니다. 졸업하고 쉬지 않고 일한 5년 동안 로펌 회사의 사무직으로 일하던 안정적인 생활을 청산. 회사를 나와 프리랜서 번역가란 힘겨운 가시밭을 걸어나갔던 분투기입니다. 진심 어린 경험담과 담담한 조언이 프리랜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이 될 것 같습니다.

 

야근과 주말 업무 등 부려먹는 회사가 날 힘들게 해도 모두가 염원하는 월급이 들어온 순간. 다시 회사를 다니게 되는 다람쥐 쳇바퀴 같았던 경험 다들 한 번쯤 해봤을 겁니다.

 

'이렇게 살다가 끝나는 건 아닐까..', '적성이 맞지 않는데 좋아하는 일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어!', '눈치 보고 비위 맞추고 누구와 함께 일하는 게 힘들어' 등등. 다양한 이유로 퇴사 결심을 하게 되는데요. 자격증 하나, 운전면허증조차 없는 문과 출신 사무직 경력뿐인 저자에게 프리랜서의 세계는 그야말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 같았습니다.

 

 

 

 

 

부모님의 기대와 경력 단절, 경제적 위기 등 퇴사를 결심했다가도 무르는 반복을 모든 직장인이 하게 됩니다. 저자는 다들 참고 일하니까 괜찮겠지 하던 찰나 번아웃이 찾아왔고,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을 멈추어 재정비할 때가 지금임을 직감합니다. 한 번도 멈추어 본 적 없는 자신을 세우고 꼼꼼히 관찰하기로 마음먹죠. 그렇게 회사 체질이 아님을 깨닫고 퇴사를 결심합니다.

지금은 프로 번역 프리랜서로 자리 잡았지만, 처음에는 영문과를 나온 게 다라 전무후무한 상태에서 일단 해보기로 결심합니다.

 

먼저 프리랜서의 직종에 따라 다양한 하위 범주가 존재함을 알게 됩니다. 이수와 취업길을 열어 줄 아카데미가 존재하고 번역을 위한 영어 공부도 병행돼야 함을 깨닫죠. 특히 출판 쪽 번역가는 저자의 취미인 독서와 글쓰기, 외국어 공부라는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 주는 직업이 이자 혼자서 할 수 있는 특수성도 맞아떨어진 분야였습니다.

 

그렇게 번역 아카데미를 이수하고 근 1년을 자잘한 일과 일 없음의 사이에서 방황하기 시작합니다. 이 땐 존버해야 하는데 저자는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잠깐 사무직으로 일하기도 하고, 번역 프리뷰를 하기도 하고, 일상을 웹툰으로 그리면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게 되죠. 저자는 조언합니다. 한가지 방향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언제 끊어 질지 모르는 수입에 대비해 퇴사 후 1년 치 생활비는 마련해야 한다고 말이죠.

비슷한 인생의 가치관을 가진 저자의 경험, 무척 공감합니다. A급 인재가 못 된다면 B급 인재 중에서 B +급이라도 되어 보자는 전략. 최고가 되기보단 최고를 향해 매일 달려가는 사람! 완벽한 사람보다 원만한 성실인이 되자는 주의거든요.

 

프리랜서 세계에서는 어찌 되었든 칼마감이 필수요, 방탄 체력은 롱런하는 방법이며, 성실과 원만한 대인관계는 끊임없는 일감을 얻는 자질이니까요. 저자는 다양한 업계의 현실을 조금씩 체험하는 동안 '책임감'과 '인내심'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자질임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회사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라고요? 맞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 하는 프리랜서는 막중한 책임감과 버틸 수 있는 인내심이 최고의 덕목입니다. 책임감과 인내심을 갖고 버틴다면, 시간은 모든 경험에서 의미를 만들어 줄 거란 조언이 가슴에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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