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건축가입니다. 건축가의 눈에서 본 도시는 유휴공간 없이 재활용 이 가능한 보물 찾기 같은 곳입니다. 또한 공간은 사람의
관계를 규정하는 묘한 힘도 갖고 있습니다. 마추픽추나 피라미드 같은 신전 꼭대기에 최고 권력자가 있는 구조에 대한 설명, 중요한 공간은 들어가기
어렵게 해 놓는다는 해석 등 삶과 건축을 연관 짓는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공간은 때론 창의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일이나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며, 터널 통과할 때처럼 공간에 있지만 시간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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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통해 남들이 찾아놓은 핫플레이스 말고 나만의 특별한 장소를 찾아보길 권하고 있습니다. 버려진 공간도 당신의 상상력과 만나면
대단한 장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골목길 계단처럼 별 볼 일 없는 도시 요소도 자신의 삶과 기억에 연결하면 특별한 장소가 되어줍니다.
가끔 추억이 있는 건물을 가보곤 하는데 다른 가게가 들어와 있거나 재건축으로 없어지면 내 기억 일부를 잃어버린 것 같아 묘하고
슬픈 기분이 들었던 때가 이었습니다. 유현준은 이런 경형을 수몰지역 난민이 된 기분이라고 했는데요. 저 또한 떠돌고 있는 추억을 일부처럼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가장 많은 삶을 빚는 공간이다.
그곳이 좋아야 그 사람의 삶의 질도 좋아진다.
당신에게 특별한 공간은 어디인가요 혼자이고 싶을 때,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위로받거나 압도하는 장소가 있나요? 책장을 덮으면
나만의 케렌시아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만의 #퀘렌시아 를 누릴 작은 공간쯤은 꼭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덧, 이 책을 읽은 후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나 《어디서 살 것인가》를 읽어본다면 도시에서 나고 자라 아파트에 생활하는
현대인에게 최고의 지적 유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건축 에세이뿐만 아니라 표지부터 작업한 양해철 사진가의 사진이 인상적인 독서를 도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