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든든한 내 편이던
박애희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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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의 관계는 특별합니다. 친구 같기도 하지만, 한 번 틀어지면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며 모진 말로 마음을 아프게도 하는 엄마. 누가 뭐래도 내 편이 되어주고, 나의 20, 30 년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 그 사람 엄마. 엄마는 언제나 내 곁에서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라디오 작가 박애희는 에세이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은 오랫동안 하지 못한 엄마를 향한 마음입니다. 작가의 엄마는 이제 세상에 없습니다. 엄마와 함께 했던 기억을 더듬으며 웃고 울었던 에피소드를 풀어냈습니다. 이제 엄마가 되어보니, 그때 엄마의 마음을 알 것 같았고 미안함과 그리움이 커집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내를 잃은 아빠는 갖가지 병이 오기 시작했고, 폐암으로 6개월을 선고 받습니다. 이무렵 작가는 아이를 낳았고, 모든 일일 힘겨워졌죠. 아빠를 데리러 온 엄마는 무슨 말을 했었을까요? 언젠가 보내드려야 할 부모님에게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추억을 더 만들고, 안부전화라도 해보는 것일 겁니다.

엄마는 빨간 머리 앤처럼 소녀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TV를 끼고 살던 작가에게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방에 전용 TV를 놓아주기도 했고, 지금의 남편에게 사랑을 많이 쏟았던 살가운 장모님이기도 했고요. 책을 통해 우리 엄마를 생각해 봅니다. 당신이 기억하는 엄마는 어떤 모습인가요?

 

책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하고 슬퍼졌습니다. 엄마가 해준 마늘장아찌를 8년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에서 눈물이 펑 하고 터져버렸지 뭐예요. 지금은 바뀌어 버린 엄마 핸드폰으로 전화했다 끊어버린 사연까지 눈물을 참았었는데 왜인지 내 이야기가 될 것 만 같아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감성적인 밤이나 새벽에 이 책은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낮 무방비로 공공장소에서 오열한 전력이 있는 아무 무시무시한 책이거든요.

항상 그리움은 슬픔의 감정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리움은 아픈 거라고, 당신들이 그걸 아느냐고 괜한 원망을 품기도 했다. 그 시간을 돌아와 가만히 생각한다. 어쩌면 그리움은 축복일지 모른다고.

p 247

모두에게 비슷한 의미로 다가올 엄마라는 단어를 떠올려 봅니다. 부모님이 곁에 계시지 않는다면 어떤 느낌일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화가 난다며 헤아릴 수 없이 마음 아프게 했던 행동, 말투를 다 감내하던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언제나 나 잘 되라고 잔소리가 그리워 질지 모릅니다. 그 시간은 미래의 나는 어떻게 감내하고 있을까요? 독서를 통해 그때는 연습한 것 같습니다. 연습을 한다고 해서 슬픔에 무뎌지지도 그리움이 희석되지도 않겠지만 조금은 단단해지지 않았을까요? 읽고 쓰기 벅찬 책이었지만 항상 곁에 있어 소중함을 몰랐던 엄마를 생각해 보는 날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엄마가 되어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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