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 오랜만에 여행을 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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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아버지, 69세 어머니, 40세 딸이 함께 사는 가족. 일본의 가족 풍경이지만 우리나라도 비슷하긴 마찬가지일 텐데요. 결혼하지 않고 부모님과 같이 사는 자녀들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은 만화입니다. 셋이 합쳐 179살. 비혼 자녀와 사는 부모님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국민 언니로 불리며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마스다 미리'의 신간이자, 벌써 세 번째 시리즈가 된 '사와무라 씨 댁'의 소소한 이야기. 부모님의 잔소리에 불같이 화가 나다가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만 같아 코 끝 찡해지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40년 이상같이 산 고령화 가족의 일상은 촘촘한 밀도와 특별한 이벤트로 단단함을 더 합니다. 엄마는 딸이 데려간 태국 음식점에서 난생처음 태국 요리를 경험했습니다. 딸과 보낸 이색 데이트를 친구들에게 자랑할 엄마를 상상하니, 피식 웃음도 나는데요. 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따스함에 있습니다. 가끔 여행 가고 싶어지는 충동 앞에서 소소한 이탈을 경험하기 충분합니다.

사십 평생 처음으로 홀로 여행 온 딸 히토미. 저도 무섭고 외로울까 봐 홀로 여행은 가보지 않았지만, 언젠가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입니다.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여행도 의미 있지만, 우연에 우연을 더한 여행이 인생의 반짝이는 윤기를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퇴직한 아빠와 전업주부 엄마는 하코다테로 여행을 갔습니다. 남편과 떠난 여행지에서 문득 '이런 사람이었나?' 한 번쯤 생각해 보기도 했고요. 다시는 이곳에 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쓸쓸한 감정도 품었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여행지에서 그런 생각을 할까 생각하니 뭉클. 부모님께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네요. 벌써 2018년 11월 30일, 내일이면 12월 한 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옛 친구 장례식장에 가느냐 오랜만에 양복을 입은 아버지의 모습에서 멋있지만, 복잡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인생이란 게 지나가 버리는 찰나를 붙잡을 수 없으니.  조금 더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참, 올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사다난 했던 2018년이 지나고, 돼지해 기해년이 다가오고 있네요. 2019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심쿵! 나쁜 기억은 털어내고, 밝고 건강한 기억으로 채워지는 2019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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