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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잠시 멈춤 - 나를 위해 살아가기로 결심한 여자들을 위하여
마리나 벤저민 지음, 이은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여성이라면 으레 찾아오는 생리를 맞습니다. 월경 전후 증상과 더불어 심하게 솟구치는 감정 기복은 때론 내가 아닌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차라리 이렇게 아프고 불편할 거면 생리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바람처럼 생리가 뚝 끊어진다면 어떨까요? 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여성의 몸은 다양한 현상을 급작스럽게 겪습니다. 일단 에스트로겐 수치가 줄어들면서 식은땀, 불면증, 우울증, 단어 망각증, 감정 기복 심화, 전신피로감 같은 극심한 변화를 맞죠.
저자 '마리나 벤저민'은 서서히 다가오는 완경(책 속에서는 폐경이라고 하지만 완성되었다는 의미로 완경이라 쓰겠음)의 신호도 없이 자궁적출 수술로 공격을 받았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찾아온 완경은 50에 맞은 중년이란 이름처럼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호르몬 섭취나 성형수술로 우리 몸을 바꿈으로써 시간의 힘을 물리치고자 하는 시도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노화를 낮추고 막고 감추려 하는 것은 오히려 중년 여성에게 해로울 수 있다. 그런 노력을 멈추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살피고 받아들이는 순간에 우리는 아디 드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수혜자가 된다. " P 111
일단 작가로 살던 삶에서 글쓰기는 힘겨웠고, 그즈음 아버지의 죽음으로 더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여성으로서의 삶이 끝났다는 극심한 상실감이 찾아올 무렵, 미러링 하듯 딸아이의 사춘기를 맞이하죠. 사춘기는 2차 성징과 더불어 마음도 아름다움이 꽃 피는 젊음의 상징이었습니다.
이렇게 작가는 가족의 상실과 인생의 주연에서 조연이 된 것 같은 우울감에 소외감을 느낍니다. 남편은 나와는 다르게 변함없이 젊고 열정이 넘쳐 보이는데, 나는 호르몬 영향인지 모든 일에 무기력합니다. 1년여 동안 에스트로겐을 처방받으며 가까스로 이성을 찾아 서서히 몸과 마음을 적응해 갑니다. 그렇게 벤저민은 자아를 찾는 과정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