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사용법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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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추워지고 있는 날씨에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백영옥 작가의 에세이를 만났습니다. 백영옥 작가는 1년에 500권이 넘는 책을 읽는 방대한 독서가이자 활자 중독자입니다.  지난 5년간 영화, 책, TV에서 수집한 인생 문장들을 에세이로 펴냈는데요. 보고 읽어가며 끄덕이며 밑줄 쳐 내려간 일상 곳곳의 말들을 책 속에 담았습니다.

말없이 손을 잡고, 제 서툰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친구에게 마음이 가요. 마음이 힘들 때 “힘내”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넌 쉴 자격이 있어”라고 말해주는 사람, 혼자 있을 제가 외로울까 마음이 쓰여 없는 시간이나마 내어주는 친구들 말이죠.



왜 그럴 때 있잖아요. 영화를 보면 인상 깊었던 대사,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밑줄 긋게 되는 문장. 너무 좋아서 어쩔 수 없이 곱씹게 되고 다이어리에 필사한 수많은 문장들. 다 한 번씩 경험해 봤을 행동에서 인생이 깊어 갑니다.

일에 공부에 삶에 지쳐 딱딱하게 굳어버린 감수성에 촉촉한 단비를 뿌려주는 백영옥의 에세이는 몰래 감춰둔 홍시 같습니다. 너무 힘들고 위로가 필요할 때 나만 몰래 먹고 싶은 달달한 주전부리처럼, 깊어가는 가을날 말갛게 익어간 홍시 하나를 꺼내 먹어 봅니다.

 

 

 

두 번은 없단다.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하루도 없어. 지금 이 밤도, 네가 지금 흘린 눈물도 점점 희미해지고, 다시 없이 사라지고 있단다. 그러니 지금 네가 가장 하고 싶은 바로 그 일을.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지 말라는 말이 있잖아요. 정말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해야지, 일로 하다 보면 희망을 잃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백영옥 작가 또한 온라인 서점 직원으로 일하면서 정작 책 읽을 시간이 없어지고, 자기의 글을 쓰기보단 책 리뷰를 쓰는 시간이 더 많았던 '대신 인생'을 회상합니다.

라이카 카메라로 찍은 7인 사진집 《라이카, 영감의 도구》에서도  백영옥 작가 특유의 감성을 느꼈었는데요. 에세이 또한  지친 현대인을 위한 말캉거리는 어조로 써내려가 부담 없이 읽기 좋은 책입니다.  지금 당장 내 마음을 위로할지도 모를 처방전을 책 속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좋은 작은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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