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골든아워 1~2 세트 - 전2권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8 골든아워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지가 으스러지고 내장이 터져나간 환자에게 사간은 생명이다. 사고 직후 한 시간 이내에 환자는 전문 의료진과 장비가 있는 병원으로 와야 한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골든아워(golden hour)'. 그러나 금쪽같은 시간은 지켜지지 않았다. 가까운 거리는 앰뷸런스로 이송 가능하지만 먼 거리는 상황이 다르고, 가깝더라도 차가 막히는 러시아워가 되면 환자들은 길바닥에 묶였다. 고속도로나 일반 도로에서 심하게 흔들리는 앰뷸런스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앰뷸런스로 2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가 헬리콥터로는 20분 안쪽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실어 온 환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당연히 높다. 내가 미국에서 보고 런던에서 봤던 '사실'이었다.
p149


여기 1분 1초, 잠시의 망설임도 허용하지 않는 전쟁터가 있습니다. 잠깐만 방심해도 달아나 버리는 환자의 생(生), 그리고 찾아오는 사(死). 드라마 <낭만닥터>의 실제 모델 중증외상 분야 외과 전문의 이국종 교수가 이끄는 의료팀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는 이국종 교수를 드라마 속 실제 인물로, 누구는 귀순 병사의 삶을 이어준 의사나 아덴만 여명 작전 중 해군의 총에 맞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의사, 누구는 끈질기게 외상외과 의료팀을 위해 애써온 사람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당신에게 이국종 교수는 어떤 사람입니까?

 

 

책은 '중증외상'이란 돈 안되는 분야를 소나무처럼 꿋꿋이 개척한 이국종 교수의 고군분투를 담았습니다. 평소 김훈 작가를 좋아하는 탓에 닮고 싶다고 하기도 했는데요. 김훈 작가의 글맛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 책에서 기시감을 얻을 것 같습니다.

제목 '골든아워'는 그를 모델로 한 드라마 <골든타임>때문에 낯설게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사고 후 환자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골든아워;라고 한다고 이국종 교수는 말합니다.

중증외상 환자는 촌각을 다투는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외국에 비래 분야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떨어져 고생했던 일화를 1권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헬기를 띄워 신속하고 안전하게 환자를 이송하던 일을 지켜보며  도입하려 했지만 각 계층의 반대로 힘겹기만 했습니다.

수술대에서 환자 한 명을 더 살리기 위한 노력보다, 헬기를 띄워서 들어온 민원에 대답해야 하는 문서작성 건이 더 많았던 나날들. 중증외상 환자 대부분이 오토바이 배달원, 건설현장 및 공장 일용직, 택시운전사 등이니 만큼 힘들게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동반됩니다.

 

 

그는 자신을 생계형 의사라고 이야기합니다. 병원에서 낙인찍힌 팀을 믿고 따라와 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절절하게 담겼습니다. 책을 보다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국종 교수의 사생활이 궁금한 분들에게는 안타깝지만. 책으로 인해 우리나라 의료계에 미친 영향과 진일보한 의식 개선을 곱씹어 볼 수 있습니다.

꽉 찬 2권 분량에도 다 토해내지 못한 이야기가 아직 남아 있을 겁니다. 서문에 쓰인 문장이 구구절절 다가옵니다. "우리와 만났으나 결국 세상을 떠난 모든 중증외상 환자들의 명복을 빈다." 살릴 수 있었으나 끝끝내 죽음을 문턱을 넘어간 환자들을 애도하며 사람을 살리는 일의 숭고한 가치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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