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국의 품격 - 작은 섬나라 영국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
박지향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평점 :

영제국은 무엇보다 상업적이고, 바다를 통한 것이고, 자유로웠다. 그러나 영국 역시 결국에는 공격적이고 탐욕스러운 제국이 되었다. 그렇지만 제국을 문명의 확장으로 파악하고, 제국은 좀 더 유능한 사람들이 관대하게 통치해야 하는 것이며, 그것은 권리면서 동시에 의무이기도 하다는 영국인들의 시각은 그들의 제국을 가장 '덜' 사악한 제국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영국, 어디까지 아세요? 작은 섬나라에서 출발, 해가지지 않는 대영제국으로 전 세계를 제패했던 팍스 브리타니카, 최근 유럽연합을 탈퇴한 브릭시트까지.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냐에 따라 다양한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한 나라입니다.
책은 국내 최고의 영국사 권위자 '박지향 교수'의 집대성으로 밀도 있게 만나볼 수 있는데요. 어릴 적 인형 대신 책을 사다 주신 부모님에게 영광을 돌리는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로 평생을 바친 저자의 지식을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기 충분했습니다.
영국을 공부하면서 배울 점이 많은 나라임을 실감했고, 단점보다는 장점에 주목하고자 한다고 머리말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이번 기회에 성공한 영국 사례, 유나이티드 킹덤에서 잉글랜드와 영국이란 국명을 사용한 시기 등 우리가 몰랐던 영국을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1장 해적에서 해군으로, 2장 자유가 태어난 나라, 3장 자유무역을 선도한 세계의 공장, 4장 팍스 브리타니카를 지키는 세계 경찰, 5장 기술로 무장한 제국, 6장 왕관과 보석 인도, 7장 제국의 유산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 8장 제국이 만든 다문화 다인종 사회'란 기본 목차만 보더라도 영국사의 큰 줄기를 간접경험할 수 있습니다.
문화사로만 알려진 영국의 숨은 경제사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으며, 최초의 역사부터 주목합니다. 영국은 최초로 의회 민주주의 제도를 정립하고, 세계 최초의 산업혁명이 태동하기도 합니다. 해적을 시작으로 해군이 완성되었으며, 상업 제국이자 해상 제국임을 전 세상에 알림과 동시에 자유무역으로 식민지를 건설하고, 자유주의가 시작된 나라기도 하죠. 19세기에 들면서 문화 자체를 모방하려는 나라들로 넘쳐납니다.
그러나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빠르게 몰락합니다. 지금은 전쟁으로 세계 최고가 된 나라 미국에 패권을 빼앗겼으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뒤처진 나라가 되었습니다. 최근 유럽연합 탈퇴야 더불어 영국의 문화, 경제, 역사가 어떻게 변모할지 주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