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빵 1
보담 글.그림 / 재미주의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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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지치고 힘든 날이 있습니다. 오늘 같은 월요일 말입니다. 월요병에 걸려 비틀거리는 한 주의 시작, 여러분은 어떤 회복제로 극복하나요?

누구는 이동 중에 쪽잠을 자거나, 에스프레소 진하게 한 잔 마시면서 잠을 깨워도 보고, 좋아하는 아이돌 사진 들여다보면서 힐링할지도 모르겠는데요. 개인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기분전환하는 일을 좋아해 단골 맛 집 투어를 다니기도 합니다.   (a.k.a 먹는 게 남는 거)

 

 

가끔 나만 알고 싶은 가게를 발견하고는 소문도 내기 않고 조용히 먹고 가던 때가 있었어요. 괜히 유명해지면 달라질까 봐요. (사실 이 책은 알려주고 싶지 않은 나만 보고 싶은 책이지만) 좋은 건 두루두루 같이 해야 한다고 하죠. 지친 현대인을 위한 처방전, 꼭 필요한 책을 소개 드릴까 합니다.

 

 만화 《옥탑빵》은 동네 작은 골목 안 미용실 2층에 마련되어 있는 빵집입니다. 옥탑에 빵집을 열다니, 언뜻 들으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한번 맛보고 나면 끊을 수 없는 빵 맛. 동네 주민, 아니 원정 주민까지 모으고 있는 가상의 빵집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옥탑빵에서 파는 '오늘의 케이크'는 그날의 재료에 따라 단 하나의 케이크만 구워냅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케이크일까 상상하는 재미, 혹시 바라던 케이크가 아니더라도 크게 실망하지 않는 재미있는 퀴즈처럼 느껴지는데요. 만화를 보면서 '얼그레이 케이크'  먹어보고 싶다는 욕구를 억누를 수가 없더라고요. (그 다음날 비슷한 케이크 사 먹었습니다만..)

 


야근의 야근을 더 해 집에 기어서 가야 할 것처럼 지친 그런 날. 단골 빵집에 남은 케이크 한 조각이 메마른 마음에  단비가 되어 줍니다.  아마도 《옥탑빵의 등장인물들이 다 내 이야기 같은 건, 우리네 주변에 있을 법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기 때문인데요. 편안한 부드러운 일러스트와 파스텔톤의 색감이 우리 주변의 풍경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어서 오세요~', ''누가 옥탑에 빵집을 열어, 손님도 하나 없네. 이래서 월세 내겠어?'라는 할아버지의 핀잔, '어머! 진짜 옥탑에 빵 가게가 있네.. 구경 왔어'라고 말하는 동네 아주머니. '뭐야.. 빵집이라고 했는데 종류가 몇 개 없잖아, 다른 빵집 가자니까..'라는 커플.

서른셋, 퇴사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옥탑에  차린 빵집이 죄가 되다니. 자꾸만 처음에 품었던 포부는 작아지고 주변의 타박에 잠시 휘둘리게 됩니다. 하지만 꿋꿋이 열렬히 지켜보겠습니다. 절대 기죽지 마세요!

지영이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청춘을 대변하는 캐릭터입니다. 처음에는 모두가 서툴고 힘들지만. 당당하게 하고픈 일을 저질른 주인공의 모습이 꼭 내 이야기 같았거든요.

 

그래요,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나요? 노답이라고요? 그냥 우리 모두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뿐이라고요. 언제쯤 고민 없이 살 수 있을까...?  회사를 다녀도 고민, 다니지 않아도 고민. 인간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프로고민러가 맞는가 봅니다.

 


누가 뭐래도, 이 빵집이 가상이라고 해도 언젠가 찾아가 보고 싶어지는 이유가 뭘까요? 각자 마음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하고 싶은 일', '고민의 흔적'을 다독여주는 따스함이 내내 들었기 때문입니다.  유난히 힘들 때 아껴두었던 회복제를 챙기는 기분으로 옥탑빵의 조각 케이크로 우울한 하루를 다독여 봅니다.

 

그렇게 녹록지 않은 인생에도  봄이 올 겁니다. 빵 냄새 솔솔 풍기는 다정한 이야기, 지친 하루 끝에 맞이하는 위안의 케이크 한 조각,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삶의 발효 시간을 견디고 있는 거겠죠? 오늘도 조금씩 숙성되고 있는 발효 시간을 응원합니다. 모두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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