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신간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가제본으로 읽었습니다. 책은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에서 보여준 깊이감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스물한 가지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피엔스는 오늘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유발 하라리의 명쾌한 해답을 담았습니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인류 3부작의 완결 편입니다. 《사피엔스》가 인류 시초부터
현재까지의 진화 역사를 총체적으로 다뤘다면, 《호모 데우스》는 사피엔스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이후 살아가야 할 미래를 예언했다고 할 수
있죠.
마지막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는 두 책
이후 전 세계로 강연을 다니며 마주한 수많은 물음에 답하는 전언이자 성찰입니다. 현재 전 세계가 당면한 사회, 경제, 경제, 정치, 종교적
위기를 집중하고 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책은 1부 기술적 도전, 2부 정치적 도전, 3부 절망과
희망, 4부 진실, 5부 회복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류는 수많은 전쟁과 시행착오 끝에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라는 단일 사상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문제들을 생각해 볼 때 이 또한 바닥이 보인다고 말할 수 있죠.
더 자세히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길 촉구합니다. 절실히 자유주의를 받아들인 중국,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정부, 차르의 재건을
꿈꾸는 푸틴 정부 등 자유주의란 만능키는 조금씩 효력을 잃어가고 있죠.
이처럼 경제적, 정치적 합일을 이루는 것은 다양성을
해치지만. 똘똘 뭉치는 민족주의야말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이자 대중의 충성 높이는 원동력이라 말합니다.
그렇다면 합치의 체계. 세계화, 획일화된 지구촌이 과연 사피엔스의 진화를 위한
최선일까요? 아니면 자멸을 초래하는 불씨일까요? 유발 하라리는 새로운 지구적 정체성이 필요한 시점이라 말합니다. AI에게 직업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 난민 수용에 대한 다양한 시각, 가짜 뉴스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 디지털 독재를 막기 위한 방법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제 정치문화적 모델이 시급함을 설명합니다.
유발 하라리는 근미래 2050년을 예로 들며 다양한 제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평생직장을 떠나 평생
직업도 사라진, 아예 새로운 세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학교는 기술적 교육을 줄이고, 종합적인 목적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 개인의 존재와 삶의 미래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싶다면
알고리즘보다,
아마존보다, 정부보다 더 빨리 달려야 한다.
그들보다 먼저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
20세기 후반 민주주의가 독주할 수 있었던 것은 데이터 처리에 우월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가 정보처리 권한을 사람과 기관에 분산하는 반면, 독재는 한곳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AI 시대는 막대한 정보를 중앙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I를 이루는 알고리즘과 데이터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미래에 AI와 자동화로 인간의 잉여시간이 높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에 돌을 던지듯. 인간은 안정을 누릴 여유가 거의 없을 것이란 하라리의 제언은 충격적입니다. 일하지 않고 안정과 일과
세계관을 고수하려면 엄청난 위험을 무릅써야 할 것입니다. 기대수명까지 길기 때문에 세상에 뒤떨어진 채로 삶 전체를 보내야 할 거란 무서운
이야기를 합니다.
인류는 앞선 세상에 뒤처지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는 성장과
자기계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갈 때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 생체측정 센서와 빅 데이터 알고리즘 덕분에 질병, 고통, 장애가
나타나기 전에 진단으로 기대수명을 높아질 것이며, 회복탄력성은 필수불가결 요소가 될
것입니다.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새로운 것에 높은 학습력을 보이며.
낯선 상황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 무엇보다도 자신을 반복해서 재발명하는 자기연마가 앞으로 사피엔스가 갖추어야 할 자질이라 이야기합니다.
즉, 죽을 때까지 놀고먹는 인간은 점차 후퇴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미의) 노동과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이 살아남을 거라
전망합니다.
'유발 하라리'가 전 세계적인 신임을 얻는 이유는 유대인이지만 유대교 우월주의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겸손함과 철저한 객관적 시각,
자기 민족을 비판하며 기꺼이 매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태도 때문입니다.
거리낌 없이
자신의 성(性) 정체성을 드러내며 편향된 시선에 경종을 울리기도 하고요. 옳고 그름, 주류와 비주류처럼 이분법적 사고를 경계하며, 최대한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학자임에 틀림없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민족주의, 테러, 난민,
데이터, AI, 탈진실, 등 21세기에도 여전한 인류 갈등이 알고리즘으로 생성된 '소수의 슈퍼휴먼 엘리트'와 '무력해진 다수의 호모
사피엔스'간의 갈등으로 옮겨 올 것이라 말합니다.
그 알고리즘의 경계, 우리보다
훨씬 더 내면을 잘 아는 알고리즘으로 권력이 이동할 것이라며, 내 삶의 통제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알아가야 함을 가장 중요하게
외치고 있는 듯합니다.
이번 책 또한 특유의 박학다식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요.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 미래, 그리고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일까지. 인류의 자멸을 막기 위한 하라리의 통찰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