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왜 안 와》 엄마가 늦는 진짜 이유

엄마 왜 안 와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13
고정순 지음 / 웅진주니어 / 2018년 7월

어릴 적 맞벌이하는 엄마는 항상 늦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동생도 데리고 텅 빈 집에 와 놀고 있으면, 엄마도 퇴근하고 늦은 저녁을 먹었더랬죠. 초등학교 때 기억이 스멀스멀, 몽글몽글한 감수성이 피어오르는 동화 《엄마 왜 안 와》는 어른도 함께 있는 모두의 그림책입니다.

'웅진 모두의 그림책'은 창작자 고유의 색깔과 자유를 보장하며, 독자에게 다채로운 예술적 감동을 선사하는 책인데요. 0세부터 100세까지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그림책 시리즈로 몇 권 읽어보고 팬이 되었습니다.

책 후반부에 쓰인 작가의 말에는 엄마가 매일 늦는 이유를 말하고 싶었다며, 아이에게 불량엄마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동화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유치원에 또 나만 남았습니다. 종일반도 끝난 시간, 엄마는 또 나를 데리러 오는 걸 깜박한 걸까요? 아까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것 투성이, 오늘 또 하루도 종일 울어버렸습니다.

선생님이 곧 장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봅니다. 그리고는 절 바꿔 주셨어요. 나는  애원하듯 말해 봅니다. "엄마, 언제 와?". 엄마는 바로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말하기 시작합니다. 

자꾸만 토하는 코끼리의 속이 편안해지면, 길 잃은 동물 친구들의 길만 찾아주고, 잠 안 자고 울어 대는 새들이 모두 잠들면, 화가 잔뜩 난 오리가 진정되면 달리기 잘하는 엄마가 널 찾으로 간다는 약속으로 대신합니다.

 
엄마는 네가 있어 어두운 밤 길도 씩씩하게, 커다란 공룡배에서도 힘차게 언제나 기다려주는 집으로 날아갈 테니까요. 엄마는 아침 일찍 일어나 나와 아빠를 보내고, 열심히 싸우다 집에 옵니다. 이런 엄마가 TV에 나오는 어떤 영웅보다 진짜 영웅이라 생각합니다.

워킹맘 엄마의 마음을 담은 동화  《엄마 왜 안 와》는 세상의 모든 일하는 엄마들을 향한 존경과 이해입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충분히 납득할만한 변명을, 아이는 엄마의 삶을 받아들일 수 있는 성장 병행 동화책이죠.

어쩌면 오늘도 언제 오냐며 보채는 아이에게 '금방 갈 게'라는 상투적인 말보다  '화가 잔뜩 난 꽥꽥이 오리를 만났지만 엄마가 잘 해결하고 갈게'이렇게 말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인크레더블 2>의 '일라스틱걸' 엄마처럼 지구를 구하는 일은 아니지만, 아이를 키우는 당신이 진정한 히어로입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이 동화를 바칩니다. 모두 모두 힘내고 모두 모두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