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평점 :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건과 의미를 각자의 방식으로 편집한다. 이 같은 '편집의 방법론'을 통틀어
나는 '에디톨로지'라고 명명한다.
재미와 입담은 물론 명쾌한 필력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에디톨로지》가 100만 부 돌파 기념 양장본으로 찾아왔습니다.
© 김정운의
서재, 모니터 2개와 ㄱ책상이 눈에 띈다
2014년 초판이 나온 지 벌써 4년, 이 책이 없는 집을 찾는 게 빠를 편집학에 대한 정의는 당시
파격적이고 신선했는데요. 4차 산업혁명으로 편집학이 또다시 부흥의 길을 걷고 있는 지금! 요즘 현안에 맞게 재편집했으며, 마지막
챕터에는 '새로운 콘텐츠 생산'에 관심 있는 에디터를 위한 '편집 공간'및 '편집 방법', '김정운의
서재'가 추가되었습니다.
에디톨로지(Editology)는 편집학입니다. 세상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되기
때문이죠. 이제 더 이상 대학에서 배우는 지식보다 것보다 검색으로 얻은 정보, 그것을 재가공하는 포스팅, 유튜브 채널, SNS가 각광받는
시대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점, 선, 면 연결의 힘'도 바로 편집으로 가능한 세상을 말하는 것이죠. 편집은
기존의 것을 단순히 모방이나 짜깁기가 아니라, 합당한 지식 편집. 주체적 시선을 갖고 하는 일입니다. 남의 이론만을 흉내 내지 않아야 함, 내
생각을 말과 글로 할 수 있는 것이 에디톨로지 적 인간이라 할 수 있죠.
이제껏 해왔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새로운 지식 구성 원리. 에디톨로지에 기초한 하이퍼텍스트(Hypertext) 시대, 즉 탈 텍스트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인류는 트리식 계층구조를 탈피하고 네트워크적 지식이 공존하는 새로운 방식의 지식 편집 구조를
'검색'을 통해 시작합니다.
© 예능의 자막은 만화에서 왔다고 볼 수
있다
검색된 정보들을 편집해
새로운 지식 네트워크를 만들어 데이터 마이닝(Datemining), 혹은 데이터 큐레이팅이라 부르는 빅데이터(Big data) 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죠. 예능 프로그램만 봐도 자막 없는 예능은 어째 밋밋합니다. 출연자의 말과 동작을 훨씬 재미있게 해주는 자막을 넣어 악마의 편집으로
탄생한 예능은 고공 시청률을 자랑하죠. 이런 예능의 자막은 일본 프로그램에서 왔고, 이는 일본 만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독일과 일본에 유학 다녀온 김정운 교수의 혜안을 주목할 만합니다. 독일과 일본이 왜 전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
히틀러가 주창한 '레벤스라운(Lebensraum, 생활권)'의 개념을 예로 들며 문화와 역사 전체를 아우릅니다. 이 부분이 묘하게 어울리고
재미있었답니다.
또한 4년 전 책에 넣었던 시답지 않은 농담과 아재개그를 드러냈다고는
하나 여전 치고 빠짐을 아는 촌철살인 풍자와 위트는 글 속에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결국 편집이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자신만의 관점을 엮어
재창조하는 것! 이런 훈련이 잘 된 사람이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직업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어 재편집됩니다. 세상살이 모든 것이 에디톨로지인 셈이죠.
아직도 그때나 지금이나 재미있는 교양, 《에디톨로지》를 읽어보지 않았다면
추천합니다. 어렵지 않게 인문, 역사, 문화 전반을 아우르고 있어 초보자 교양 쌓기에 제격인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