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다운》스릴러의 계절, 여름에 어울리는 멈출 수 없는 소설

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벌써부터 푹푹 찌는 열기, 오늘은 6월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 폭염경보가 뜬 날입니다. 이럴 땐 시원한 음료나 맥주와 함께 서스펜스 가득한 스릴러 책 어떤가요? 200만 부 판매 돌파의 신화 《비하인드 도어》의 B.A 패리스가 신작 《브레이크 다운》 을 냈습니다.

"이기적인 두려움이 나를 잘못된 행동으로 이끌었다. 지금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건가, 생각하며 침대에 눕는다."

캐시는 폭풍우가 치던 날 밤, 숲속에서 스쳐 지나갔던 여자가 다음날 잔혹하게 살해된 시체로 발견됩니다. 어제의 죄책감과 공포감, 극도의 혼란스러움을 겪는 1인칭 시점이  《브레이크 다운》의 가장 큰 묘미일 텐데요.  장르 소설 특유의 쫄깃하고 빠른 템포로 범인을 찾아가는 추적의 긴장감을 유발하며, 통쾌한 후반부의 반전을 위한 준비 태세를 갖춥니다.

"아늑하고 평화로운 내 침실에서, 내가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는 명백한 사실들이 나를 엄습한다."

집안 내력인 치매가 진행되는 것일까요? 캐시는 절친한 친구 '레이철'과 한 가벼운 약속도 까먹고, 남편 '매튜'가 출장 다녀온다는 일정도 새카맣게 까먹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경비업체를 부르고 사인한 일까지 까먹었다고 생각하니, 주변이 모두 거짓말을 하는 것 같고, 나조차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마는데요.

아무래도 '캐시'는 죽은 '제인'을 숲에서 봤던 정신적인 충격이 커졌나 봅니다.  일상을 침해할 정도의 혼란스러움을 겪게 되고,  불안감이 커질수록 주변 사람들은 하나 둘씩 지쳐​가게 되는데요. 캐시는 과연 목격자일까요, 용의자일까요? 그날 밤의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브레이크 다운》은  쫄깃한 심장을 책임질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라는 집안 내력이 주는 중압감은 독자를 속이기에 충분하며, 압박하는 상황 속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이 오직 나만을 믿어야 하는 정신 착란은 독자들의 불안감도 가중시키죠. 읽는 내내 마치 캐시의 입장에 감정이입되었습니다. 우리 집을 기웃거리는 사람, 받을 때까지 쉬지 않고 울리는 전화벨, 받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공기의 중압감. 그리고 나도 엄마의 전철을 밟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슬픔 현실이 캐시를 몰아붙입니다.

장르문학은 사실 언제 읽어도 재미있지만 더운 여름만큼 빛을 발하는 계절도 없을 것 같은데요. 마지막을 향해하는 포텐 터지는 반전이 극강의 쾌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버슬]에서 올해 가장 기대되는 소설로 선정된  《브레이크 다운》은 오직 심리적인 접근으로 두려움과 공포감을 조성하는 '가스라이팅 스릴러'의 장르를 개척한 소설입니다.

올여름 무더위를 강타할 극강의 스릴러 소설을 찾는다면 《브레이크 다운》을 추천합니다. 도무지 멈출 수 없는 페이지터너의 손색없는 몰입감이 당신의 여름밤을 하얗게 만들어 버릴 범인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