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 읽는 엄마
신현림 지음 / 놀 / 2018년 5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531/pimg_7650201491919735.jpg)
“엄마라는 무게 앞에 흔들릴 때마다
시가 내 마음을 위로해주었습니다.”
문득 '엄마라는 경력은 왜 스펙 한 줄 되지 않는 걸까?'라는 CF의 카피가 생각나는 책을 만났습니다. 독박 육아, 경력단절 앞에서 우는 엄마들. 내 자식을 키우는 일인데도 찾아오는 피로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는 떠나보낼 수만 있다면 돈을 주고서라도 멀리하고 싶은 일입니다.
20만 독자를 감동하게 한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의 후속작 같은 《시 읽는 엄마》는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신현림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매 순간 흔들리는 감정 앞에서 세상 모든 엄마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 38선은 문학이 해줄 수 있는 따스한 위로가 됩니다.
백석, 샬럿 브론테, 헤르만 헤세, 칼릴 지브란 등 잘 알려진 국내외 시인부터 알려지지 않은 시인을 알아가기 좋은 책입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531/pimg_7650201491919736.jpg)
그저 그렇게 사는
멋모르고 흘러가다 몸이 닿는 바위에 붙어 사는
홍합이나 물의 흐름에 따라 옮겨 다닐 수밖에 없는
멸치나 밀물 따라 들어왔다 그물에 갇힌 꼴뚜기나
아무도 침범하지 못하는 외톨이 된 집을 붙들고 사는 달팽이나
할 일 끝나고 이불 속에서 푹 처진 그놈이나 그저 그렇게 사는
-이위발-
모두가 잠든 새벽녘,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하루 한 시. 저도 딸이 있다면 해보고 싶은 일입니다. 시가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음을 느낍니다.
아이 보는 시간에 쫓겨 일분일초가 전쟁인 거 늘 시를 읽는다는 사치를 누려도 될까, 고민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고민하지 말고 일단 읽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시는 소설이나 에세이에 비해 압축과 상징의 문학이기 때문에 짧고 간결함이 어느 문학보다 우위에 있죠. 시란 한 번 읽어서 완전한 의미를 파악하기 보다 입안에서 굴리고 곱씹어 보다 보면 이해하는 때가 찾아오는 신비의 문학이기도 합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531/pimg_7650201491919737.jpg)
엄마라는 무게에 눌려 자신을 읽어버리고 있다면 시를 통해 살아 있음을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밀려오는 잠을 쪼개 읽고 생각한 시간이 훗날 여러분의 인생을 꽃피울 밑거름이 되는 날이 올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