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의 사실 시즌2 - 완결, 오늘의 마루 마루의 사실
의외의사실 지음 / 애니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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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코믹스에서 개 같지 않은 조용한 마루와 점잖고 심플한 삶을 사는 작가와의 동고동락 5년째. 그 두 번째 시즌 《마루의 사실 시즌 2》이 단행본으로 나왔습니다. 모름지기 개란, 다정하고 긍정적이며 주인을 향한 무한 애정을 뽐내는 반려동물로 잘 알려져 있죠.


 

마루는 좀 달라요. 사람으로 치면 생각이 많고 조용한 말 수 없는 사람, 다정하지는 않지만 또 은근한 매력에 자꾸만 생각나는 그런 사람, 왜 있잖아요.  서울 한복판에서 동거 한지도 벌써 5년, 마루도 조금씩 나이를 먹어갔습니다. 개의 수명이 사람과 다르다는 상식을 안다면 마루는 생각보다 더 나이가 들었을 테지요. 조금 더 가까워진, 그러나 멀리 떨어져 있을 때가 더 행복한 마루와의 심플 라이프가 사소한 재미를 줍니다.

 

5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조카가 생기고 마루도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어가는 일을 배워야 할 터. 조카는 맹목적으로 마루를 쫓아다니며 친해지려고만 하고 마루는 도망가기 바쁘죠. 마루는 쉬운 개가 아닙니다. 마루는 친근하지 않지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 따스한 존재,  조카도 마루를 존중하고 한 공간에 머무르는 법을 서서히 터득하게 될 것입니다.

 

 

야단법석 떨며, 주인을 반기지 않아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주인을 신경쓰는 세심함. 마루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는지도 몰라요. 반려동물과  산다는 일은 단순한 호기심과 감정으로 시작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한 생명을 내 공간에 들여놓고,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을 이해할 때 공존이란 더하기는 비로소 완성되죠.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답게 마루의 작은 움직임, 성격, 표정, 털의 휘날림까지 세밀하게 포착해 심플함을 배가합니다. 요즘같이 무차별적인 관계에 피로감이 커진 사회를  동물과의 교감으로 나긋나긋하게 시작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굳이 키우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서 동물을 만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니까요.

 

SNS의 팔로우 수에 집착하고, 사교모임, 교회 모임, 동아리, 직장 등 피로감 가득한 관계보다. 짧지만 긴 시간을 나와 만들어 보는 선택과 집중. 말 못하는 동물에게 의사를 물어볼 수 없어 전적으로 주인이 결정하지만  서로를 위하는 일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같이 산 지 5년이 되어간다.
시간이 흘렀다. 나이를 먹었고 몸이 변했다.
시간이 흐르고 관계가 변하고 감정이 달라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와 살고 있는 이 개, 마루.”


이제 마루는 서울을 떠나 이사 갑니다. ​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후 넓은 곳에서 뛰노는 마루를 보고 싶어 결정한 걸까요? 앞으로 이어질 마루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의 5년, 앞으로의 5년이 더 기대되는 선물 같은 관계를 쭉 지켜보는 즐거움. 《마루의 사실 시즌 3》에서 곧 만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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