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It Up! - Music Craft Studio, 남무성·장기호의 만화로 보는 대중음악만들기
남무성.장기호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말처럼 '음악도 과학이자 수학입니다.'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음악, 듣기만 했지 이론적인 접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터라 앞서 한 말에 고개가 갸우뚱거렸는데요. 대중음악, 실용음악 뮤지션이 되고자 한다면, 혹은 더 좋은 음악을 제대로 듣고 싶은 대중이라면 음악 만화 《POP IT UP!》을 권하고 싶습니다. 왜냐고요? 재미있고 알찬 교양만화니까요!

재즈의 역사를 그린 《JAZZ IT UP!》 , 록의 역사를 그린 《PAIN  IT ROCK 1,2,3,》 으로 이미 음악 마니아의 전폭적인 지지와 대중의 신뢰를 얻은 재즈 평론가 남무성. '나는 가수다'로 친숙한 '빛과 소금'의 뮤지션이자 실용음악과 교수 장기호와의 컬래버레이션이 바로 《POP IT UP!》 입니다.


재즈 카페 알바 겸 뮤지션을 꿈꾸는 강화성이 가게 단골에게 받은 음악 만화를 읽으며 자신의 곡 하나를 완성해 간다는 스토리는 우리 모두를 성장하게 합니다. 영화와 소설로 치자면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위트 있는 농담과 촌철살인의 통찰이 단순히 만화를 본다는 개념을 넘어서는 교양서로 손색없습니다.

 

 

 

 

음악의 이론을 잘 모르는 초보도  만화를 읽다 보면 터득하게 되는 상식, 그동안 몰랐던 대중음악의 비밀을 하나하나 쌓아갈 기회입니다. 《POP IT UP!》 은 대중음악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 히트곡의 조건 (멜로디, 가사, 훅 hook), 대중음악의 형식 세 가지 (화성, 스케일, 표절), 그리고 알아두면 좋은 실용음악 용어들을 차근차근 소개합니다.

 

빌보드에 몇 주씩 1위를 하는 히트곡의 비밀이 책 속에 들어 있습니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 BTS의 '피 땀 눈물'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바로 한 번 들으면 귀에 꽂이는 요소 훅(hook)이 있어야 합니다. 훅은 빨리 나오고 후반부에서 계속 반복될수록 좋습니다. 노래 길이는 3~4분 내외 전부와 인트로를 10~15초 정도로 유지하며, 악기로 연주되는 간주 부분을 최소화하며 효과적이지 못하면 빼면 굿! Verse(절)와 Chorus(후렴구)또는 A와 B의 경우 반드시 서로 대조를 이루게 하여 한쪽 부분이 튀게 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창의적이고 독창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음.. 그래그래 하면서 시작했는데, 화성으로 가면서 뭔가 턱하고고 막히는 기분이 들지 뭐예요. 화성은 사실 수학적 사고가 있으면 가능한 계산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수포자인 저에게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었지만, 실용음악 전공자나 뮤지션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

《POP IT UP!》 은 읽는 만화인데, 자연스럽게 음성지원되는 곡도 있고 아닌 곳이 훨씬 많아서 일일이 찾아가면서 들어봤습니다. 특히 명반이라고 하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비치스 브류'에 대한 언급이 나와 안 들어볼 수가 없더라고요. 대체 어떻길래, 명반인지 듣다 보니.. ㅎㄷㄷ

한 곡이 26분 59초나 되는 길이도 어마어마하지만, 당최 무슨 음악인지 굉장히 실험적입니다. 음악인들이 명반이라 칭하는 이유인즉슨 록과 재즈를 결합시킨 퓨전재즈의 시초기 때문이라 합니다. 막귀는 저에게는 많이 난해한 음악이었음으로 더 들어보기로 하고 일단 접어두었습니다.

 

 



얼마 전 영화음악에 관한 다큐 <스코어>를 봐서인지, 장르에 따른 영화음악 만들기에 흥미가 생겼는데요. 스케일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특정한 느낌과 변화를 가질 수 있고, 감정과 심리를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로 전체적인 기본을 아우렀다면 만화책으로 심화과정을 습득해가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프리지안 모드'는 유령이나 공포감, 정서적 혼란 등 기분 나쁜 장면에 효과적이고, '로크리안 모드'는 공포나 컬트 무비에 괴팍하고 격노한 감정을 표현할 때 자주 쓰입니다. 비슷한 듯 세분화한 기분 나쁨의 효과는 바로 이런 변주 덕에 가능하며 영화를 좀 더 효과적으로 받쳐주는 중요한 요소기도 하죠. 이에 더불어 영화음악과 대중문화에 좀 더 알고 싶은 분들은 음악 다큐 <스코어>도 추천해 드립니다.

 

진정한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는 기초를 탄탄하게 하는 방법 이외는 없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보면 천재라서 악상이 마구 샘솟는 장면이 연출되곤 하는데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베토벤도 어린 시절 훌륭한 선생에게 미친 듯이 훈련을 거듭해 배웠던 결과라는 (세상엔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또 배웁니다.  재능만 있다고 다 되는 건 아니라는 말씀!

 

작곡 공부란 계산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인데요. 생각을 음악적으로 풀어나가는 방법이 훈련된 사람이라면 표절 시비도 무난히 비껴갈 수 있는 뮤지션이 될 수 있습니다. 《POP IT UP!》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한 밑거름, 기초 다지기로 보면 좋습니다. 음악은 들으면 되는 거지 그걸 뭐 하러 공부하냐 하는 분들에게는 따끔한 일침을,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에게는 지루하지 않게 배울 수 있는 기초로 손색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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