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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계절 - 김지훈 이야기 산문집
김지훈 지음 / 니들북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바야흐로 봄입니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 잠깐 왔다 사라지는 환절기처럼, 짧고 강렬한 사랑 에세이 한 편 어떤가요? 오늘처럼 세상을 촉촉하게 적시는 봄비가 내리는 날, 감성 어린 에세이 한 권 읽는 날. 메마른 하루를 버티는 포근한 라테 한 잔 같은 소소함입니다.
《너라는 계절》은 《참 소중한 너라서》, 《당신의 마음을 안아줄게요》의 작가 김지훈의 신작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이자, 가장 하기 어려운 '사랑'을 그만의 감성으로 써 내려갔는데요. 살랑살랑 봄기운과 아릿한 뻐근함을 간직한 구절 하나하나가 밑줄 긋고 싶게 하는 책입니다.

그때 그(그녀)는 지금 뭘 하며 지낼까?, 내 생각은 할까?..
잠이 오지 않는 새벽, 그(그녀)의 SNS 계정을 쫓아 하얀 밤을 불태워 본 적 있다면 내 이야기 같은 산문집이 많은 위로가 될 것입니다. 사랑을 시작하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고 이내 헤어짐으로 마무리 짓는 관계.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임을 생각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할 확률은 굉장히 어렵다고 합니다. 그렇게 짝사랑 했던 경험, 고백, 그리고 열정적인 연애 감정이 고스란히 뭍기까지. 세상의 수많은 커플은 어렵다는 확률을 끝내 100%로 바꾸는 사랑꾼들입니다.

책은 한 남자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아마 김지훈 작가의 경험담을 담은 듯 합니다. 산문집 형식을 갖고 있지만 한 편의 긴 시 같기도, 단편 소설 같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발견하는 기쁨, 상대방을 탐색하는 설렘,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던 찬란함, 열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 어느새 헤어져야 하는 아픈 감정까지. 감정의 온도차가 세밀하게 느껴지는 글들은 고장 난 마음속 큰 위로가 됩니다. 나만 아픈 것이 아님을, 사랑하고 이별할 때의 감정은 누구나 비슷함을 공감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인스턴트가 너무 많아졌어요.
가끔은 정류장까지 걸어서 버스를 기다리고,
버스를 타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내려
새로운 예쁨을 찾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예쁜 카페도 찾아다녀보고,
그렇게 하루 정도는 조금 번거롭더라도
삶에 여유를 가지는 것도 참 좋은 거 같아요.
행복은,
진심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고
진심은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지만
그만큼 예쁘고 가치 있는 소중함이니까요.
오랜만에 누군가를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는 모든이와 동질감을 느낍니다. 말랑말랑 달큰아릿한 에세이가 연애세포를 깨웁니다. 파스텔 그라데이션 표지 또한 요즘 계절과 잘 어울립니다. 책 선물하기도 그만이고요. 다만, 책을 새벽에 펼치지 마세요. 정리되지 않는 감정으로 속절없이 아프고, 잠 못 이룰지도 모르니까요.
김지훈 작가 인스타그램 @ARTIST_JI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