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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 피로 사회를 뛰어넘는 과학적 휴식법
이시형 지음 / 비타북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피곤해..'라는 달고 사는 현대인들. 혹시 지금 책상 앞에서(출퇴근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고 계시지는 않나요? 커피 한잔하고 있다고요? 잠깐, 이는 봄맞이 단순 춘곤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넘쳐나는 정보, 업무, SNS 등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피로사회도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때 보다 풍족함을 누리고 있는 현대인에게 어쩌면 피로 누적은 당연한 수순이란 생각도 듭니다.
85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40대의 활력을 갖고 있는 선마을 이시형 박사. 그의 89번째 책 《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은 어려운 의학용어를 걷어내고,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증상과 사례를 들어 뇌 휴식을 위한 방법을 짚어 줍니다. 흔히 '번 아웃'이라 부르는 졸리고 무기력해지며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는 증상이 원인을 알 수 있을 것같이 기대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살짝만 엿보겠습니다.
과로로 죽는 동물은 인간뿐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가 극심한 슬픈 동물이기도 한데요. 특히 한국인의 밤 문화 (야근, 술자리, 커피숍, 24시간 상점 등등)까지 더해져 우리 뇌는 하루 종일 풀가동 됩니다. 뇌의 실로 엄청난 과로를 하지만 무게는 1.5kg 정도인 가성비갑 장기인 셈이죠.
피곤함은 사실상 몸이 아닌, 교감신경 혹사를 통한 뇌의 피로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하는데요. 특히 몸을 쓰는 일보다 정신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뇌 피로를 유념해야 하며 뇌 신호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계속하다 보면 지겹기 마련인데요. 지겹다는 감각은 '이대로는 안되니, 좀 쉬세요'라는 첫 경고이니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진행할 경우 2차 경고를 주는데, 본격 피로감이 퍼지는 '지친다'라는 기분이 들고, 이도 안 먹힐 경우 마지막 3차 경고, 꾸벅꾸벅 졸음이 오게 됩니다.
결국 지겹다는 생각이 들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잡념이 많아져 DMN이 활동하기 시작하며 뇌 피로를 더욱 촉진하는 것이죠. 최근 발견된 연구에 따르면 뇌에서도 가장 에너지를 많이 낭비하는 부위 바로 DMN (Default Mode Network)을 찾아 집중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DMN은 의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 동안(멍 때리거나, 수면)에도 일하는 쉬지 않으며, 뇌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60-80%를 담당하는 . 사실상 뇌 피로는 DMN이 피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DMN이 단순한 낭비꾼이 아닌 긍정적인 역할도 합니다. DMN은 우리의 잠자리에서도 하루 일과를 재편집하는 '마인드 원더링'이 일어나는데요. 이때 DMN은 창조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즉 스물네 시간 풀가동 되는 뇌를 잠시라도 쉬게 하려면 멍 때리는 일을 적극 권장하며, DMN 회로를 억제하는 '마인드 풀니스(마음 챙김)'이나 '명상'을 생활화 하라는 조언을 합니다. 하지만 바쁜 생활에서 적용할만한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먼저 양적인 수면이 아닌 질적 수면을 취해야 합니다. 수면은 90분을 한 주기로 하룻밤 새 4~5회 반복됩니다. 첫 잠이라 불리는 90분은 꿈도 없는 비렘수면인데, 이때 뇌가 회복됩니다. (좀 어려울 수 있지만) 밤 11시 전 취침하고 6시 전 기상, 점심 후 낮잠을 20분 정도 자주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생명 연장과 노화 방지에도 누누이 강조되는 것들! 균형적인 식사와 꾸준히 조금씩 천천히 하는 운동, 사랑하는 사람(동물) 과의 스킨십, 햇볕 쐐기, 자연과 가까이하기, 감성적인 독서, 영화 감상 등을 자주 해주는 것을 권장합니다.
책 속에 소개된 '감성 여행의 뇌 과학적 효과'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가끔 모르는 역에서 내려 본다던지, 가지 않았던 골목으로 가보는 모험, 갑자기 떠나는 여행 등 뇌에 새로운 바람을 넣어 보라는 겁니다. 신선하면서도 엉뚱한 항목에 웃음이 터졌지 뭡니까.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지금까지는 가짜 휴식이었을 있음을요. '바쁜 주중을 보내고 주말에 몰아서 자면 되겠지.. 몸이 피곤한 듯 경고해도 취미생활을 강행하다 보면 힐링이 되겠지..'라는 잘 못된 정보로 뇌를 혹사시켰던 거군요. 책 제목 보고 누가 내 이야기를 적었나 흠칫 놀란 가슴 천천히 읽으면서 하나씩 실천해 봐야겠단 다짐을 해봤습니다. 진짜 피로한 곳은 몸이 아니라 뇌입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