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 아니라도 유럽을 여행하게 된다면, 여행에 도움될 만한 책들을 미리 읽어 두고자 책을 찾는 중에 절판되고 품절 상태에 있는 책들을 다행스럽게도 도서관에서 대출할 수 있었다.
배낭박의 『Travel World Europe: 유럽여행의 바이블』(여행천하, 2007)는 영국부터 핀란드까지 유럽 24개 나라를 자유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유럽여행에 도움되는 정보를 담고 있다. 1300 여쪽에 달하는 두툼한 분량이다. 같은 제목으로 2006 년에 출간된 책의 개정판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둘 모두 품절 상태이다. 그러나 구립도서관의 전자책 라이브러리에 연계된 교보도서관(전자도서관)에서 구판인 전자책을 대출할 수 있다.
교보도서관에서 ‘유럽여행’을 검색하면 책제목이 열 권 가까이 나열된다. 그 중에서 추가로 대출한 책이 있다. 『안녕, 유럽: 2,30대 떠나는 오감만족 배낭여행』 (하나티앤미디어, 2008)은 김가혜가 쓴 글과 이안나가 찍은 사진을 하나북스 편집부가 엮은 책이다. 유럽이 처음인 저자들이 한 달 동안 유럽을 배낭여행한 기록이다. 편집부의 손길 덕분에 여행 화보 같이 보이기도 하고, 여행 후기 뿐만 아니라 유럽여행의 길라잡이가 되는 정보도 제공한다. 하지만 이제는 최신 정보가 아니다. 이 책 역시 절판되었다. 시간의 흐름 때문에 여행의 즐거움은 여행자의 추억거리로서만 오래 남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꿈만 꾸어도 좋다, 당장 떠나도 좋다』(홍익출판사, 2014)와 이에 이어지는 두 번째 이야기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 10』(홍익출판사, 2014) 또한 눈에 띄었다. 정여울의 글과 함께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당선작 사진들을 수록했다. 나는 이들을 이미 읽었고, 아직 소장하고 있어서 대출할 필요가 없었다. 저자는 책에서 10 년 전에 유럽여행이 우연하게 시작되었음을 밝혔고, 유럽의 나라와 도시 그리고 주제별로 흥미를 끄는 이야기로 여행의 소감을 글로 남겼다. 특히, 편집 기술이 과도한 부분도 있었다. 책을 손에 넣자마자 “음악가의 도시, 함부르크”라는 제목의 글을 가장 먼저 읽었는데 제목과 다른 내용이어서 (독일 음악가와 관련된 에피소드조차 언급이 없어서) 실망이 컸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렇다고 이들을 내치지 않은 걸 보면, 한동안 잊고 지내기는 했지만, 맘에 드는 구석이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여행이 모든 문제에 저절로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틈만 나면 무턱대고 여행부터 가는 것도 바람직한 권장사항은 아니다. 일 때문에 떠나는 출장이나 패키지여행은 ‘홀로 떠나는 여행, 여행 자체를 위한 여행’을 따라오지 못한다. 하지만 내 힘으로 준비하고, 내 머리로 생각하고, 내 몸으로 직접 뛰어다니는 배낭여행은 분명 우리 자신의 지친 영혼을 낯선 풍경으로 바꾼다. 여행이 저절로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서라도 내 삶을 바꾸겠다는 절실한 의지가 우리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 10』 서문 중에서)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 10』을 꺼내 다시 읽었다. 잊고 있던 유럽행의 동경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굳이 삶을 바꾸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이색적인 경험을 동경하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여행하는 만큼 벅찰 수 있음을 새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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