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벌레와 도서관벌레 / 육아는 과학이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육아는 과학이다 - 아기 돌보기부터 훈육까지 뇌 성장.발달별 육아 과학
마고 선더랜드 지음, 노혜숙 옮김 / 프리미엄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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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었다는 설레임도 잠시, 과연 내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걱정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더군요
아이를 낳아 입히고 먹이는 부모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려면 따로 부모자격증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할 정도로 육아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는데.. 그건 아마도 아직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익숙치 못한 아이를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데 조급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거 같습니다   
그동안 주변에서 듣는 조언으로 또 육아서를 읽으면서 부모의 육아방식이 아이의 정서 발달과 연관이 있다고는 생각을 했지만 부모의 육아법과 아이의 성장 발달이 아이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가늠도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육아는 과학이다]에서는 아이가 생후 첫 5년 동안 뇌성장이 90%이상 이루어지고 부모의 양육방식과 아이의 뇌발달이 연관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글을 읽는 순간 무척이나 긴장되었습니다
아이의 성격, 사회성, 자존감, 사고력 지능의 바탕이 되는 감정과 정서는 생후 몇년 동안 부모와 함께 하는 경험을 통해 평생동안 이어지고 성인이 되어 겪는 정서불안이나 의욕상실, 우울증 등 감정조절의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 옆에 있는 아이와의 상호작용, 아이의 감정에 따라 아이의 두뇌에서는 수백만 개의 회로가 만들어져 연결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뇌 속에서 뇌세포가 파괴될 수도 있다 싶으니 한 마디 말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생후 3년간의 경험이 아이의 인생을 좌우한다면 그만큼 부모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지요
이 책에서는 아이들의 두뇌와 정서발달을 위해 우선 아이의 욕구충족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육아원칙과 바르게 소통할 수 있는 건강한 훈육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선 인간의 뇌는 하위 뇌인 파충류뇌, 포유류뇌, 인간뇌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본적인 신체 기능과 생존 본능을 일으키는 하위뇌는 아이와 부모가 함게 경험을 하면서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 사고력 등을 다루는 이성뇌로 발달한다고 전합니다
아직 감정을 조절할 만큼 뇌가 발달하지 못해 울고 떼쓰는 아이에게는 설득하는 방법 보다 엄마가 차분한 태도로 아이를 뒤에서 안아주는 스킨쉽의 방법이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통해 아이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익혀 자기뇌를 활성화시키고 이성뇌를 발달시킨다고 합니다
아이의 스트레스, 분리불안, 떼쓰기의 원인과 그럴 때마다 변하는 아이의 뇌 반응도 일러스트와 뇌스캔 사진 등의 자료를 실어 놓아 이해를 돕고 있어요
스트레스 떼쓰기는 달래기로 황제 떼쓰기는 무시로.. 떼쓰기라도 상황에 따라 대처방법이 다릅니다
그리고 부모가 화내고 야단치는 일이 많고 잔소리를 하면 아이의 분노와 두려움 체계는 과민해지고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무시하고 잘한 행동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결과적으로 낫다고 합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훈육이 앞으로 아이가 자라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힘, 사회적 지능 발달을 발달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행복한 육아를 위해 부모 자신 돌보기의 방법으로 휴식과 운동, 식습관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뇌를 완성시킨다는 문구가 계속 머릿 속에 남습니다
그리고 모든 육아서에서 남겨주는 명제와 마찬가지로 아이는 부모의 사랑 속에서 자란다고 합니다
이책에서도 우리가 기억해야할 가장 첫번째의 육아원칙은 바로 따뜻한 사랑과 지속적인 관심이라고 해요
요즘 큰아이가 "엄마는 잔소리대장이야" 라고 하는데.. 그냥 지나칠 말이 아니네요
아이의 뇌는 아직 그만큼밖에 준비되어 있지 않은데 엄마는 미리 앞질러가버리니 아이에게 잔소리로 받아들여지나 봅니다
내 아이들이 행복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란다면서 정작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건 아닌지 우려되기도 하고 한편으로 이책을 읽고 아이의 본심은 뇌에 따르는 것 뿐이라는 그래서 부모가 더 기다려주고 현재를 이해해주는 게 먼저라는 걸 다시금 새겨 봅니다
아이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내 아이의 뇌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를 즐겁게 해주는 것인듯 합니다
부모와 자녀가 겪는 일상적인 상호작용에서 아이의 뇌는 숨쉬고 아이가 느끼는 감정 그대로 뇌도 성장한다 하니까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의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생각하며 조금 더 여유있게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독여줘야겠어요
우리 아이들의 얼굴이 다시 들여다봐집니다
잔소리대장 안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잘 지켜질까 그 답은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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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줄무늬 바지 보림 창작 그림책
채인선 지음, 이진아 그림 / 보림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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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선 글 / 이진아 그림 / 보림

빨간 줄무늬 바지는 해빈이가 일곱 살 때 엄마가 동대문 시장에서 사 온 것입니다
해빈이는 바지가 작아지면 다음에 누가 입을까 궁금해 하지요
아주아주 많은 아이들이 빨간 줄무늬 바지를 기다린다고 대답하시는 엄마..
토끼띠인 해빈이에게는 바지에 토끼 인형이 매달리고 두 해가 지난 후 딸기를 좋아하는 동생 해수에게는 딸기 단추가 새로 달립니다
해수 다음엔 사촌동생 김형민, 그 다음은 해수 친구의 남동생 이종익, 그리고 다음엔 채슬아에게로 가지요
입는 아이가 바뀔 때마다 빨간 바지도 모양을 조금씩 바꾸어가고 .. 빨간 줄무늬 바지는 이제 작고 쪼글쪼글해진 모습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새 일곱 살이었던 해빈이가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았습니다
빨간 바지를 보고 반가워하는 해빈이, 이제는 해빈이의 딸 봄이가 누가 입던 것인지 누가 입을 차례인지 묻습니다
빨간 바지는 이제 토끼인형의 예쁜 멜빵바지로 입혀져 있고요..

글과 그림, 내용이 참 따뜻하게 와닿는 그림책이에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마지막 글처럼 부드러운 그림들은 못다한 이 책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철봉에 대롱 매달려 있거나 빨랫줄에 걸린 빨간 바지를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는 아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 그리고 소풍 갔을 때와 생일날 등 빨간 바지가 담겨 있는 사진은 자라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빨간 바지의 모습을 사진첩의 그림으로 보여 줍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채인선 작가가 두 딸을 키우면서 입혔던 빨간 바지의 이야기라고 해요    
저도 어릴 땐 항상 사촌언니의 옷을 받아 입었는데 그 중에 입으면서도 마음에 들었던 멜빵치마나 원피스, 줄무늬양말 같은 것등은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지금도 아이들 옷을 받아 입히고 또 나눠입히는 지라 더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요
옷을 물려주고 입는 것 뿐만 아니라 이웃 친척 간에 서로 마음과 소박한 정을 나누는 따스함, 그리고 아이들 자라는 이야기와 함께 공감하는 추억까지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문체가 돋보입니다   

다른 책놀이로 낱말퍼즐 만들기를 했는데 규현이가 또 만들어 해보자더라구요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책 속에 나오는 낱말들 - 바지, 그네, 자전거, 언니, 밑단, 단추, 발레리나, 결혼, 썰매, 가을, 겨울, 멜빵, 쪼글쪼글, 상자 등 - 을 먼저 찾은 다음 서로 연결되는 단어나 다른 단어를 매치해 낱말 퍼즐을 만들어 보았어요

시간이 늦어.. 할머니댁에 가서 하자고 여행가방에 넣어두었는데
할머니댁에 오면 일찍 일어나진다는 규현이 말대로 식구들은 자는데 규현이가 먼저 일어나 가방을 열어보더니 이걸 해보자 합니다


문제를 읽고나서 바로 맞추는 것이 있는가 하면 해당하는 단어의 뜻이 잘 이해안되어 옆에서 설명을 곁들여주어야 푸는 것도 있어요
책을 읽었어도 '밑단'이나 '쪼글쪼글'이라는 단어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상자'나 '결정'은 힌트를 주어 맞추고.. 글씨는 뜻이 글자 모양인데 '엄마가 "**는 바르게 쓰는 거에요"하고 말했다'고 써놓았더니 맞추었어요

가로 세로를 확인해가며 문제를 풀고 하고 싶은 번호를 찦어 먼저 풀어 보기도 했어요
다 마친 후에는 가져온 공룡 100화보 책으로 또 퍼즐을 만들어보자 하는데 책에 나오는 단어를 함께 찾아보도록 해야 겠어요.. 

어제는 이 시각에 깨어 부시럭이더니 지금은 쿨쿨 한밤중이네요
오늘은 우리설날 아침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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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작와작 꿀꺽 책 먹는 아이 - 올리버 제퍼스의 특별한 선물 그림책 도서관 33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유경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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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 유경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헨리는 책을 무척 좋아해요. 어느날, 책의 맛이 궁금해진 헨리는 글자 하나를 먹어 봅니다
책 맛을 알게 된 헨리는 그 다음에 한 줄, 그 다음엔 한 장을.. 나중에는 책을 통째로 먹게 되지요
엄청난 속도로 와작와작 꾸울꺽 한입에 먹어치울 정도로요
책을 먹으면서 아는 것이 많아지자 아빠가 푸는 낱말퍼즐 뿐만 아니라 학교 선생님보다 더 똑똑해진 헨리는 이대로 계속 책을 먹는다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닥치는 대로 많은 양의 책을 한 번에 먹어치우게 되지요 
그러던 어느날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몸이 점점 아파지더니 헨리가 책을 먹어 알게 된 모든 지식들이 엉망진창으로 섞여 버리고 더 이상 책을 먹을 수 없게 되었어요
결국 할일이 없어진 헨리는 먹다 남은 책을 집어 읽기 시작하는데 먹을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책을 계속 읽는다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될 거라 생각하지요
이제 헨리는 항상 책을 읽고 있답니다. 가끔은 먹기도 하지만요..   

이 책을 처음 읽던 날, 책의 뒷표지장을 누가 뜯어 먹었냐며 아이들이 무지 궁금해 하던게 기억나네요
'아빠가 먹었는가보다' 했더니 '책을 읽어야지 왜 책을 먹냐'며 재잘거리던 유주 말소리도 생각나고요..
책을 먹는대로 책 속의 내용이 머릿 속에 차곡차곡 쌓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바로 그것을 꼬집고 있습니다
빨리,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책을 즐기며 보아야 한다고.. 맛있게 먹는 것보다 맛있게 읽는 책읽기를 해야 한다 이야기 합니다

"엄마 2 더하기 6이 뭔지 알아?? "
"팔!"
"아니야 코끼리래!!"
머릿 속 모든 지식이 엉망진창 뒤죽박죽된 헨리는 2 더하기 6을 코끼리라고 답을 하지요
책 속의 내용을 장난삼아 말하는 규현이에게 이번엔 낱말퍼즐을 해보면 어떻겠느냐 물었어요
책 속의 헨리가 아빠가 보는 신문의 낱말 퍼즐을 풀듯이요

그런데.. 낱말 퍼즐은 생각했던 것보다 만들기 넘넘 어려워요
독후활동 하자 해놓고는 만들기를 실패!!  하루 지나 오후에야 완성을 했는데..
처음 만드는 낱말 퍼즐 아니랄까봐  문제를 빼놓기도 하고 ㅋㅋ
퍼즐 모양이 규현이가 풀기엔 좀 복잡하기도 합니다

처음이기도 하고,, 어찌 잘 할랑가 싶어 찬찬히 의논해가며 퍼즐을 맞춰 보았어요
그런데 규현이,, 맞추기는 어려워해도 너무 재미있어 하네요
우선 가로와 세로에 대해 알려주고요.. 번호대로 문제 찾는 것도 알려 주었어요

저도 속으로는 쾌재를...
(점점 쓰기도 싫다 하고 소리내어 읽는 것은 잘 안하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문제를 풀자면 읽기를 해야하고 퍼즐을 채우려니 글도 써야 하고.. 모르는 낱말은 배울 것이요 아는 답은 그 설명을 또 배우는 것이니.. 이래저래^^)
유주는 제가 하기엔 이르다는걸 아는지 옆으로 빠져 책읽기를 합니다
그래도 오빠가 읽는 소리를 다 듣고 있다가 아는 것이 있으면 규현이에게 일러주네요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헨리에 대해 문제를 만들려고 했는데 생각나는 단어들이 많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책제목이나 내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낱말을 골라 만들어 해보았어요
하긴 해도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잘 모르겠다는 규현이..
그래도 다 맞추고는 너무 재미있다며 하나 더 만들어 보라 합니다
(아 이것도 할수록 좀 낫네요.. 만드는 것도 점점 재미있고요)

이번에도 책 제목과 관련한 것들 위주입니다
[책 먹는 여우]와 [책 속으로 들어간 공룡]도 문제 힌트를 주었고요..
처음보다 문항수도 적고 간결해진 낱말퍼즐판을 보고 규현이가 칸 번호와 문제를 읽어가며 풀더라구요

문제 설명 옆에 책 제목에 관한 것은 괄호표시를 하고 써두었는데 규현이는 오히려 그런걸 더 못푸네요
유주가 옆에서 알려주면 그제야 "아하!!" 하고요 ㅋㅋ
가로 세로만 잘 확인해서 풀면 순서대로 하지 않아도 풀린다는 걸 안 규현이..
마지막 즈음 '감기'를 풀면서 너무 쉽다더니 '감자'를 맞출 때에도
"아 이것도 정말 쉽네! 왜 이렇게 쉬워??" 합니다

저는 퍼즐을 만드는 것이 재미있고 규현이는 푸는 것이 재미있대고요..
그래서 아까는 다른 책읽기도 하고 책을 보며 낱말들을 몇 개 골라 퍼즐을 또 만들어 뒀어요
그래서 다음 독후활동도 낱말퍼즐입니다^^

차분히 앉아 문제를 읽고 글씨도 평소보다 또박또박 적구요..
새로운 낱말도 익히고 이야기도 나누게 되니 어휘력에도 좋을 듯 해요
참, 낱말퍼즐 만들기할 때 쓰기 8칸 노트 활용해 보세요^^
줄을 긋지 않아도 되고 큼지막하게 글씨도 써넣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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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의 모험 담푸스 지식 그림책 3
마리아 테를리코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보흐단 부텐코 그림 / 담푸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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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위에서 보릿차물이 끓는 걸 보고 "연기폭발이다" 하는 아이들에게 수증기에 대해 알려주었어요
여섯 살이 되면서부터 과학그림책을 즐겨 보는 규현이는 수증기에 대해 이해하는데 다섯 살 우리 둘째는 요즘도 증기라는 말대신 연기폭발이라 하는걸 보면 아직 다 이해하지는 못했나 봐요
여름 장마때에는 '이 비가 어디 있다 쏟아지느냐' 묻기도 하고 지난 겨울 폭설이 내렸을 때는 한참 고드름이 관심의 대상이었어요
이렇게 우리 아이들의 과학적 호기심은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주변을 관찰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의 이런 급작스런 질문에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막막할 때가 있어요
구체적인 실험을 하기는 어렵고 과학용어를 끌어다 설명하기도 그렇구요.. 
그럴 때 아이들의 궁금증에 해당하는 그림책을 찾다보면 거기서 자연스레 답을 얻을 때가 많아요

[물방울의 모험]도 바로 그런 책이에요
양동이에서 떨어진 작은 물방울 하나가 겪는 여러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물의 순환과 변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요
표지그림을 보면 꽃 한송이를 들고 잔디밭에 누워 물방울씨가 흐뭇해하고 있어요
아이들 그림책을 보다보면 주인공의 표정을 살피는 것으로도 책읽기가 즐거울 때가 있더라구요
더군다나 물방울씨의 표정은 다섯 살 우리딸이 그리는 얼굴 이목구비와 아주 닮았어요
모험에 나선 물방울씨의 표정을 주목! 하고 물방울씨가 가는 곳과 변화되는 모습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주머니 양동이에서 튀어나온 물방울씨는 먼저 앞마당으로 달려가지요
깔끔쟁이 물방울씨는 마당에서 묻은 먼지가 싫어서 세탁소와 병원을 찾습니다
아주머니들 말로는 물방울은 세탁을 하지 않는 거라 하고 의사선생님은 펄펄 끓는 냄비 속에 들어가 병원균을 없애야 한다고 하네요
그 말에 도망치던 물방울씨는 흙탕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기적처럼 따스히 내리쬐는 햇볕에 하늘위 구름으로 올라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구름은 까만 먹구름에다 비구름이었어요
몸이 무거운 구름은 자꾸 물방울들을 떨어뜨리고, 떨어지기 싫었던 물방울은 땅으로 훌쩍 뛰어내리다 그만 바위 틈에 빠져 버리고 말았어요
쌀쌀한 추위 때문에 바위 속에서 얼음조각으로 변한 물방울씨는 또 한 번의 기적을 맞게 됩니다
바위가 '팡'하고 갈라지고 물방울씨는 다시 녹아 물이 되어 시냇물에 빠지게 되었거든요
시냇물에서 수도관으로 빨려 들어온 물방울씨는 여과기 안에서 깨끗이 씻겨져 다시 세탁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난로옆 빨랫줄에 매달린 물방울은 다시 수증기가 되어 천장에 대롱대롱 방울로 맺혔다가 하늘로 날아오르려고 했어요
하지만 추운 겨울이라 다른 물방울들과 함께 고드름이 되어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야 했어요
봄이 오면 다시 또 긴 모험을 떠날거라 꿈꾸면서요

물방울은 양동이를 시작으로 하늘과 바위, 시냇물과 수도관 등을 이동하면서 순환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면 물이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알갱이가 되어 공기중으로 증발되고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서로 엉겨 붙어 구름이 되고 그것이 무거워지면 기온에 따라 비나 눈으로 내리게 되네요
추울 땐 얼음이 되고 그것이 녹으면 시냇물로 흘러 들어가 다시 생활수로 쓰여지고요..물이 얼어 부피가 커지면 단단한 바위도 깨뜨릴 만큼 힘이 세어지는 것도 알 수 있어요 
이렇게 물은 기체, 액체, 고체의 성질을 다 갖고서 상황에 따라 변합니다

깔끔하고 간결한 그림은 글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방울이지만 그림책 속 물방울씨를 따라 아이들은 그 모습을 상상하며 조금씩 이해를 더할 수 있습니다
책 소개를 보니 작가와 그린이 모두 폴란드인이에요
대개 외국 그림책으로는 일본과 미국, 영국의 것을 보아왔던 터라  폴란드의 그림책은 어떨까 궁금해 찬찬히 더 들여다 보았어요
1965년도에 출판되었으니 이 책의 나이는 마흔다섯 살.. 
이 책은 폴란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보고 자라는 과학그림책이라고 해요
그런데 정말 그 나이를 믿을 수 없을 만큼 책이 세련되고 재미있어요

책을 읽고 나서 우리가 물을 끓여 마시는 이유와 또 수도꼭지서 나오는 물은 우리가 사용했던 물이 모여 다시 나오는 물이기 때문에 깨끗이 또 아껴서 써야한다는 걸 설명해 주었어요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중에도 눈에 보이지 않게 물방울씨가 휘리릭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하니 위를 올려다 보며 웃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빌어 어렵지 않게 아이들에게 과학적인 지식을 보태줄 수 있는 책이에요
'기체' '액체' '고체'같은 과학용어보다 '모험'과 '변신' 이런 단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반길 그림책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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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 낭송동시 100편 - 소리 내어 읽을수록 맛이 나는
박두순 엮음, 김천정 그림 / 큰나(시와시학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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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둘째는 놀면서도 재잘재잘 무어라 그리 해대는지.. 혼잣말로 일인 다역의 역할놀이도 하고 유행가요도 흥얼거리고요.. 
엄마가 하는 소리도 고스란히 읊고 또 어느땐 책에서 본 구절이나 동시를 외우곤 해요
그중에서도 동시 한 구절 외우는걸 보면 왜 그리 귀여워 보이는지..
아마도 아이 입에서 나오는 동싯말 그 자체가 예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고요

작은 아이 두 돌 지나 말이 좀 늘 무렵부터 큰아이와 함께 말놀이 동시집을 읽어주었어요
오빠보다 어린데도 여자아이라 그런지 동시 구절도 잘 따라읽고 사물을 다른 낱말로 표현할 줄도 알고 말이 눈에 띄게 늘더군요
그리고 세 돌부터 띄엄띄엄 혼자 글을 읽기 시작하더니 짧은 글줄의 그림책과 꼭 동시집을 함께 꺼내 책읽기를 혼자서도 하더라구요
남매를 키우다보니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성향이 조금 달라서 애먹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그림책 말고도 동시읽기를 자주 하는데 아이들 감성에도 잘 맞고 즐겁게 반복해 읽을 수 있어서 말수가 적고 소리내어 읽기 싫어하는 큰 아이도 쉽게 따라 읽곤 합니다


콩, 넌 죽었다

콩 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님의 '콩, 넌 죽었다' 라는 동시에요
동시 제목도 우습고 읽다보면 자연스레 콩 두드리는 것과 콩 굴러가는 모습도 그려지고요.. 
쥐구멍으로 들어간 콩을 쥐가 먹어버릴 거란 생각에 콩보고 죽었다고 하는 시인의 장난스런 말이 어른들에게도 재미난 웃음을 주는 동시에요. 
예전에 알았던 동시인데 이책에서 만나니 반갑네요
[소리 내어 외울수록 맛이 나는 한국대표 낭송동시 100편]은 100년 동안 발표된 우리나라 동시중 대표적인 작품 100편을 한국동시 100년을 기념해 엮은 책이라고 해요
'콩콩', '또르르또르르'.. 이런 모양말이나 소릿말처럼 동시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보다 사물에 대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표현이 많아 짧은 문장이어도 아이들에게도 쉽게 받아들여지는거 같아요
그것이 바로 우리말의 아름다움, 또 동시가 주는 즐거움이기도 하고요

감자꽃 

흰 꽃잎이 작다고
톡 쏘는 향기가 없다고
얕보지는 마세요

그날이 올 때까지는
땅속에다
꼭꼭
숨겨 둔 게 있다고요

우리한테도
숨겨 둔
주먹이 있다고요





안도현 시인의 '감자꽃' 동시인데 우리 큰아이가 이 동시의 그림을 보고 재밌다고 하더군요
예쁜 동싯말 말고도 이책에서는 따뜻하고 파스텔톤의 맑은 그림들이 참 예쁩니다
작은 감자꽃 아래 주먹모양으로 자라난 감자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요
엄마나 아빠가 동시를 읽는 동안 아이들은 귀로 시를 담고 그림을 보며 동싯말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관찰하기도 해요
아이들이 감자밭에 가 진짜 감자를 캐게 되면 줄줄이 튀어나오는 감자들 속에서 주먹쥔 감자를 먼저 찾을지도 모르겠어요

책 제목처럼 소리 내어 외울수록 맛이 나는 것이 동시인데.. 책머리에서는 맛있는 시 낭송법을 소개하고 있어요
여러번 읽고, 외워서 나만의 시로 만들기, 크고 또렷하게 발음하기, 내용에 알맞게 높고 낮고 길고 짧게 읽기, 즐거운 시는 즐겁게 슬픈 시는 슬프게 읽으면서 시의 맛을 살리기, 그리고 자연스러운 표정과 손짓 목소리를 편하게 읽으라고 권합니다
독특하게도 이 동시집에서는 '함.께.읽.어.보.기'라고 해서 동시 아래에 각 시마다 시를 감상하는 방법과 재미나게 낭송하는 방법을 일러주고 있어요
시의 내용과 느낌에 따라 밝고 켱쾌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읽기도 하고 어느땐 새침한 목소리로 낭송해야 하기도 하구요
내용을 상상하며 때론 속삭이듯 때론 동싯 속의 주인공이 되어 마음을 담아 강조하며 읽어보라 합니다
동시의 아름다운 말들을 자기의 마음과 낭송하는 목소리에 담다보면 자연스레 고운 말, 아름다운 말, 바른말을 쓰고 거칠고 나쁜 말은 줄거 같아요

거미가 오롱조롱 / 콩콩거리지, 콩닥거리지 / 보잘것 있단다! / 할머니 쪽, 엄마도 쪽 / 우주, 얼마나 크기에?
차례편에서 100편의 동시는 다시 다섯 가지 주제로 나뉘어 (자연 속 곤충과 동물, 아이들의 마음, 식물, 따뜻한 일상, 우주등에 관한 동시들로 가름하고) 동시마다 ★ ♥ ♣ 표시를 하나씩 달아 초등 학년별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 추천동시를 확인할 수 있어요   
나이를 불문하고 읽어도 좋은게 동시이지만요
아이들의 눈과 귀 그리고 마음까지 맑아지게 하는 동시는 언어의 요술사라 해도 맞겠어요
읽을 때마다 아이들의 마음처럼 동싯 속에 편히 들어앉게 되네요

잠자리 들기 전이나 평소 아이들과 책읽기할 때 몇 편씩 읽어주기 편해 저희집에선 아빠가 이 동시집을 더 선호해요
아빠가 운율을 넣어 기분좋게 큰 소리로 읽어주면 장난치고 놀때만치나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구요
동시는 아이들의 언어감각과 감성, 상상력을 키우는 데 최고의 교육이라고 해요
감성과 상상력.. 아주 솔깃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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