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의 모험 담푸스 지식 그림책 3
마리아 테를리코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보흐단 부텐코 그림 / 담푸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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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위에서 보릿차물이 끓는 걸 보고 "연기폭발이다" 하는 아이들에게 수증기에 대해 알려주었어요
여섯 살이 되면서부터 과학그림책을 즐겨 보는 규현이는 수증기에 대해 이해하는데 다섯 살 우리 둘째는 요즘도 증기라는 말대신 연기폭발이라 하는걸 보면 아직 다 이해하지는 못했나 봐요
여름 장마때에는 '이 비가 어디 있다 쏟아지느냐' 묻기도 하고 지난 겨울 폭설이 내렸을 때는 한참 고드름이 관심의 대상이었어요
이렇게 우리 아이들의 과학적 호기심은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주변을 관찰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의 이런 급작스런 질문에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막막할 때가 있어요
구체적인 실험을 하기는 어렵고 과학용어를 끌어다 설명하기도 그렇구요.. 
그럴 때 아이들의 궁금증에 해당하는 그림책을 찾다보면 거기서 자연스레 답을 얻을 때가 많아요

[물방울의 모험]도 바로 그런 책이에요
양동이에서 떨어진 작은 물방울 하나가 겪는 여러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물의 순환과 변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요
표지그림을 보면 꽃 한송이를 들고 잔디밭에 누워 물방울씨가 흐뭇해하고 있어요
아이들 그림책을 보다보면 주인공의 표정을 살피는 것으로도 책읽기가 즐거울 때가 있더라구요
더군다나 물방울씨의 표정은 다섯 살 우리딸이 그리는 얼굴 이목구비와 아주 닮았어요
모험에 나선 물방울씨의 표정을 주목! 하고 물방울씨가 가는 곳과 변화되는 모습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주머니 양동이에서 튀어나온 물방울씨는 먼저 앞마당으로 달려가지요
깔끔쟁이 물방울씨는 마당에서 묻은 먼지가 싫어서 세탁소와 병원을 찾습니다
아주머니들 말로는 물방울은 세탁을 하지 않는 거라 하고 의사선생님은 펄펄 끓는 냄비 속에 들어가 병원균을 없애야 한다고 하네요
그 말에 도망치던 물방울씨는 흙탕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기적처럼 따스히 내리쬐는 햇볕에 하늘위 구름으로 올라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구름은 까만 먹구름에다 비구름이었어요
몸이 무거운 구름은 자꾸 물방울들을 떨어뜨리고, 떨어지기 싫었던 물방울은 땅으로 훌쩍 뛰어내리다 그만 바위 틈에 빠져 버리고 말았어요
쌀쌀한 추위 때문에 바위 속에서 얼음조각으로 변한 물방울씨는 또 한 번의 기적을 맞게 됩니다
바위가 '팡'하고 갈라지고 물방울씨는 다시 녹아 물이 되어 시냇물에 빠지게 되었거든요
시냇물에서 수도관으로 빨려 들어온 물방울씨는 여과기 안에서 깨끗이 씻겨져 다시 세탁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난로옆 빨랫줄에 매달린 물방울은 다시 수증기가 되어 천장에 대롱대롱 방울로 맺혔다가 하늘로 날아오르려고 했어요
하지만 추운 겨울이라 다른 물방울들과 함께 고드름이 되어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야 했어요
봄이 오면 다시 또 긴 모험을 떠날거라 꿈꾸면서요

물방울은 양동이를 시작으로 하늘과 바위, 시냇물과 수도관 등을 이동하면서 순환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면 물이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알갱이가 되어 공기중으로 증발되고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서로 엉겨 붙어 구름이 되고 그것이 무거워지면 기온에 따라 비나 눈으로 내리게 되네요
추울 땐 얼음이 되고 그것이 녹으면 시냇물로 흘러 들어가 다시 생활수로 쓰여지고요..물이 얼어 부피가 커지면 단단한 바위도 깨뜨릴 만큼 힘이 세어지는 것도 알 수 있어요 
이렇게 물은 기체, 액체, 고체의 성질을 다 갖고서 상황에 따라 변합니다

깔끔하고 간결한 그림은 글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방울이지만 그림책 속 물방울씨를 따라 아이들은 그 모습을 상상하며 조금씩 이해를 더할 수 있습니다
책 소개를 보니 작가와 그린이 모두 폴란드인이에요
대개 외국 그림책으로는 일본과 미국, 영국의 것을 보아왔던 터라  폴란드의 그림책은 어떨까 궁금해 찬찬히 더 들여다 보았어요
1965년도에 출판되었으니 이 책의 나이는 마흔다섯 살.. 
이 책은 폴란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보고 자라는 과학그림책이라고 해요
그런데 정말 그 나이를 믿을 수 없을 만큼 책이 세련되고 재미있어요

책을 읽고 나서 우리가 물을 끓여 마시는 이유와 또 수도꼭지서 나오는 물은 우리가 사용했던 물이 모여 다시 나오는 물이기 때문에 깨끗이 또 아껴서 써야한다는 걸 설명해 주었어요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중에도 눈에 보이지 않게 물방울씨가 휘리릭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하니 위를 올려다 보며 웃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빌어 어렵지 않게 아이들에게 과학적인 지식을 보태줄 수 있는 책이에요
'기체' '액체' '고체'같은 과학용어보다 '모험'과 '변신' 이런 단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반길 그림책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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