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맨, 도와줘요! 튼튼곰 1
정희재 글, 박선영 외 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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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가 하나 둘 보일 때는 이 닦이기 어려운 줄 몰랐는데 정작 20개의 치아가 다 나기로 드니 이닦기 시간이 전쟁이나 다름없더군요
아이들 키우면서 가장 힘든 일과 중의 하나가 이 닦아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처음 습관 들일 때까지는 열 번 중에 한 두 번 고분고분했을까.. 나머지는 울고불고 난리 일쑤였어요
평소 때 엄마 이가 튼실하다면 좀 봐주는것도 있을텐데.. 그러질 못하니 아이들 이만큼은 세상에 나온 그대로 희고 건강하게 지켜주고 싶단 마음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하지만 아이들 키우기가 내맘 같은가요?!
치약만 쪽쪽 빨아 먹는가 하면 양치 헹굼도 건성으로 할라 들고..  그러다 보면 화를 다스릴 겨를도 없이 손바닥이 궁둥이로 향하기도 하고요^^
이제 좀 컸다고 아침과 낮엔 저희들끼리 스스로 닦고 잠들기 전에만 엄마나 아빠가 닦아주고 있는데 닦을거면서도 뺀질거리는 것은 여전합니다

[칫솔맨, 도와줘요]에 나오는 치치도 단과자는 엄청 좋아하면서 양치질 하는 것은 무척 싫어하는 아이입니다
엄마랑 이를 닦을 때에도 엄마 모르게 거품을 뱉고 물로 살짝 입만 가신 후 이 닦은 척 하는 나쁜 습관도 갖고 있구요
어느 날 울음소리에 잠이 깬 치치는 방 안에 생긴 동굴 안에 들어가 신기한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얼굴에 때가 꼬질꼬질 묻고 냄새나는 단단이는 충치 벌레들이 음식 찌꺼기를 먹고 독한 똥을 싸서 몸을 녹이고 구멍을 뚫고 들어와 찔러댄다며 울고요..  빨갛게 부어오른 탄탄이는 충치벌레가 끈적한 막을 만들어 아프게 한다며 엉엉 웁니다
그때 갑자기 뾰족한 창을 든 충치 벌레들이 잔뜩 몰려와 단 냄새가 나는 치치를 공격해 오고 당황한 치치는 양치질해줄 때마다 엄마가 외치던 칫솔맨이 생각납니다
칫솔맨을 소리쳐 부르자 정말로 칫솔맨이 달려와 충치벌레들과 싸우기 시작하네요
치약천사와 칫솔맨의 공격에 충치벌레들은 물러나고 치치는 그것을 기회로 양치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다른 그림책과 다르게 이 책은 주인공과 소품을 입체작품으로 만든 후 사진을 찍어 편집한 것이더라구요
박선영님은 우리 주위 실제 사물을 똑같이 줄여 만드는 미니어처로 작품을 만드셨고 입체적 효과를 살리는 빛그림은 [구름빵]과 [먼지깨비], [팥죽할멈과 호랑이]책에서 뵌 이름, 김향수님이시네요  
다른 부분들도 그렇지만 첫 장에 동네 수퍼를 보고 너무 사실적인 작품들에 눈이 한참 머물렀어요
쌀집 전화번호도 재밌구요.. 과자며 시리얼 상자가 눈에 많이 익고 앙증맞습니다
인형으로 만든 치치나 엄마, 칫솔맨, 치약천사, 충치벌레는 표정들이 생생하게 만들어져 볼거리도 많고 작가의 정성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처음 '치치야 치치야 포동포동 치치야~' 하는 충치벌레들의 꼬드김 노래가 있어서 일까요?
파란 망토를 두른 칫솔맨과 핑크색 치약천사가 활약할 때는 신나는 뮤지컬이 연상되었어요
커다란 무대 위에서 빙글빙글 돌고 쓱싹쓱싹 문지르며 밀고 당기는 충치벌레와 칫솔맨과 치약천사의 입 속 건강 쟁탈기!! 
칫솔맨의 '충치 벌레를 무찌르러 칫솔맨이 나가신다. 하루에 3번, 밥 먹고 3분 안에, 3분 동안, 치카치카 푸카푸카 쓱싹!' 노래는 아마 엄마나 아빠들이 더 잘 따라 부를 듯도 하고요
저도 요즘 아이들 양치해줄 땐 칫솔을 둥글게 돌리면서 치카치카 푸카푸카 쓱싹!!을 하고 있답니다



'뾰족한 뿔이 난 까만 충치벌레들이 잔뜩 몰려와 뾰족한 창으로 이를 찔러댄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지요?!
충치벌레랑 벌레 똥을 보았을 때 우리 둘째도 얼굴이 굳어 있었어요
열마디 잔소리보다 한 면의 그림이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싶기도 하고요..
책의 뒷면에 있는 '입속 나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를 읽어보며 충치에 대해 좀더 자세히 이야기 해줄 수 있었어요 
충치 예방법과 올바른 칫솔질은 아이랑 꼭 함께 보아야할 페이지!!
하루에 3번, 밥 먹고 나서 3분 안에, 3분 동안 양치질!! 단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아요!!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이 모두 다 있어서 이 부분은 꼭 더 큰 소리로 읽혀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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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8
김명희 지음, 김복태 그림 / 보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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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글 / 김복태 그림 / 보림

솔뫼마을 감나무집에 딸아들 쌍둥이가 태어나고 아기들은 가족의 보살핌대로 잘 먹고 잘 자라 나날이 재롱도 늘고 옹알이에 기고 발을 떼 걸을 준비도 합니다
돌잔치 날이 되면 이른 아침 할머니는 삼신할머니께 드리는 상을 간단히 올리고..
온가족이 쌍둥아기 돌잔치를 준비합니다
백설기, 수수경단, 인절미, 송편, 미역국, 푸른나물, 제철과일, 모둠 전 등 잔치에 쓰일 음식도 푸짐하게 준비하고 손님들이 집에 찾아오시면 아가들도 돌복으로 갈아 입힙니다
돌상 옆에는 색동 조각 보자기가 덮여 있는 돌잡이 상이 놓이고 보자기를 들추면 붓, 돈, 쌀, 활, 자, 실타래, 대추같은 돌잡이 물건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저마다 돌잡이 물건의 의미를 자랑삼아 말하니 십이각소반은 무엇을 집든 제각각 복을 다 가지고 있다 말합니다
감나무집에서도 일가친척 가족들의 덕담이 이어지고 딸아들 쌍둥이들도 돌잡이를 합니다

색동 돌복을 입고 돌상 앞에 의젓하게 앉아 있는 쌍둥 아기들을 보니 아이들의 돌잔치가 생각나기도 하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돌잔치]는 아기가 태어나 맞는 첫 번째 생일과 돌잡이 물건의 의미, 가족이 전하는 사랑 등에 대해 보여주는데 책 속의 글들이 4.4조의 타령조로 이뤄져 있어 리듬감이 있고 흥겹습니다
그림 또한 전체적으로 노란빛이 감돌아 부드럽고 따스하게 느껴지는데 돌상의 보자기나 돌복에서는 고운 색동이 돋보이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보자기 밑 병풍처럼 접혀진 종이에 돌잡이 물건들의 자랑은 들춰보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실타래 영감님, 대추할머니, 자부인, 붓아가씨.. 함께 목소리를 흉내내며 읽어도 재미있고요


돌사진을 꺼내 돌잡이 한 것을 보여주고 덕담카드도 읽어보구요..
지금 모습과 살짝 다른 아가 적 모습이 아이들은 재미있는가 봅니다
책에는 붓과 자, 쌀,돈, 실타래, 활과 화살, 대추가 놓였는데 사람처럼 얼굴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돌잡이 물건을 꾸며 보자 하니 어서 해보자 서두릅니다 



규현이는 자에 들어갈 얼굴을 그리겠다 하고 유주는 눈을 붙여 붓사람을 만듭니다
입까지 붙였는데 붓털이 짧으니 머리 긴 남자 쌍둥아이들이라 하는군요
규현이는 실패 위에 눈과 코, 입을 붙여 놓고 애벌레 같다며 재밌어 하고.. 활과 화살은 왜 없느냐고 묻네요
아쉬운대로 대나무 살에 실을 묶어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었더니,, 시시하답니다 ㅠ.ㅠ
그래서 "진짜 활이다!!" 우기며 한 방 날렸는데 슝~ 화살이 날라갑니다 ㅋ
규현이 당장 하던거 내려 놓고 활을 쏴보겠다고.. 여러 번 해보지만 주인만 알아보는 활과 화살입니다^^
유주도 안날라가기는 마찬가지.. 아이들 만들기 하는 동안 색종이로 화살 꼬리도 만들어줬어요


대추를 실로 여러 개 이었는데 만들다보니 두개만 대롱 매달려.. 대추할미는 한 명입니다
마른 대추가 쪼글쪼글하니 진짜 할머니 얼굴처럼 재밌게 생겼더라구요
클립을 펴 팔을 끼워주니 인형처럼 귀엽기도 합니다

만든것을 펼쳐 놓고 규현이가 돌잡이를 하자 하네요
유주는 붓을 고르고 규현이는 활을 골라 잡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유주는 "한자를 많이 알아서 한자를 잘 쓰고 싶어서"라 하고 규현이는 "용감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라 합니다
그러다 하나 더 집어도 되느냐 묻더니 자를 짚습니다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자를 짚었다구요.. 무얼 집든 좋은 것임엔 틀림 없습니다

색종이를 세모 모양으로 잘라 보자기를 만들다 잠깐 외출할 일이 생겨 나갔다 왔어요
가운데 파랑과 노랑을 붙이면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가장자리는 아이들과 함께 붙이면서 옛날 사람들이 큰 천 하나로 보자기를 안만들고 왜 조각을 이어 보자기를 만들었는지 이야기도 해주었어요

완성된 보자기로 돌잡이 인형들을 덮어주고 소꿉놀이를 하는 규현이와 유주.. 하나씩 더 만들어볼까 물으니 좋다 합니다


밑판이 될 색종이를 접어 중심을 잡고 가운데서부터 붙여 나갑니다
규현이는 먼저 만들었던 것대로 모양을 하겠다고 긴 부분끼리 마주 붙이는데 유주는 색이며 모양이 자유롭습니다
안쪽을 할 때는 방향잡기가 쉬웠는데 바깥쪽을 하면서는 다른 색이 있어 그런지 규현이가 헷갈리다 하더라구요. 먼저 만든 것을 옆에 놓고 따라하는가 싶더니 마지막 다할 즈음엔 모양도 나고 색도 고와 예쁘다며 아주 좋아합니다
자기가 다했다며 색종이를 펄럭이며 좋아하길래.. 흰 종이를 가져다 붙여 정사각 보자기 모양을 만들어 주었더니 옆에 있던 유주가 갑자기 심통을 부립니다
몇 개 함께 붙여주며 기분을 달랬더니 가득 안채우고 보자기를 해달라고 하구요  

유주것을 하는 동안 규현이는 보자기에 자기 이름과 사랑반을 써놓았어요
유치원에서는 하늘반인데.. 우리집은 엄마유치원 사랑반이라면서요..^^
색동이 들어 있어 유주꺼나 규현이꺼나 색이 참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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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똥 마려워 맹앤앵 그림책 10
백승권 지음, 박재현 그림 / 맹앤앵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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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똥 마려워"
책 제목도 우습지만 우리 아이들 책표지에서부터 관심을 보이더군요
'똥' 글자만 봐도 큭큭 웃는 아이들인데  "엄마, 똥자에 'ㅇ'이 똥이야! 이것봐!!"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누구 똥이 이리 클꼬??"
"유주똥이지!" 큰 아이가 동생 똥이라며 웃어 댑니다
만화 속 주인공처럼 삐삐머리를 하고 똥이 마려워 다리를 꼬고 난처한 표정을 짓는 여자 아이 모습이 정말 아이 말대로 우리 둘째를 닮아 있습니다



아이가 쉬마렵다고 하니 엄마가 가서 누고 오라 하네요
혼자 쉬를 다 하고 나와 기분 좋은 아이는 엄마에게 다 눴다 말하고 엄마는 정해진 답처럼 물내리고 화장실 불을 끄고 오라 합니다
'노란 과자를 많이 먹어 쉬 색깔이 노란걸까?'
물을 내리려다 오줌 색깔을 보고 궁금증이 발동한 아이는 "빨간 과자를 많이 먹으면 빨갛고 분홍 과자를 많이 먹으면 분홍빛 쉬가 될까?" 묻고 답하기 곤란해진 엄마는 잘 모르겠다며 색깔 있는 과자가 몸에 해롭다 합니다
이제 똥이 마렵다며 혼자 화장실에 가 응가를 한 아이는 다 눴다며 엄마를 부릅니다
잘 닦고 물 내리고 화장실 불 끄라는 엄마 말에 아이는 손이 안닿는다며 엄마를 다시 부르네요 
유치원에서도 혼자 잘 하고 여섯 살이니까 혼자서 잘 해야한다는 엄마와
손가락 하나를 세우고 '딱 한 번만~'하며 애교를 부리는 딸의 대화는 마치 우리집, 그리고 이웃집의 이야기 같습니다
뻔히 할 줄 알면서도 엄마의 손길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아이와 결국 해줄거면서도 아이의 홀로서기 독립을 바라는 엄마의 밀고 당기기 하는 소소한 일상이 여느집 풍경과 다르지 않거든요

아이의 똥이 황금빛이라며 반가워하는 엄마에게 아이는 자기가 노란 과자를 많이 먹어 그런거냐고 묻습니다
채소도 잘 먹고 건강하기 때문이라는 엄마 대답에 아이는 채소를 먹는데 왜 황금빛 똥이 나오는걸까 다시 또 궁금해집니다
골고루 먹어서 그렇다는 엄마 말대로 아이는 배가 고프다며 된장찌개에 밥을 비벼 먹기로 합니다
오물오물 잘 먹는 아이를 바라보며 엄마는 아이가 언제 이렇게 잘 자랐을까 흐뭇해 합니다
혼자 화장실에 가 쉬를 하고 때때로 닦아달라 떼를 쓰기도 하지만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진 딸이 엄마는 너무 기특합니다   
밖에 나가 놀다 들어오자마자 똥이 마렵다는 아이는 똥을 누고 또 엄마를 부릅니다
황금빛 똥을 보고 "된장찌개처럼 몸에 좋은 걸 먹고 신나게 놀면 예쁜 똥이 나오는거지?"하고 말하는 아이, 그리고 예쁜 똥이란 말에 '똥이 예쁘냐? 내가 예쁘냐?' 묻는 아이가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럽습니다

궁금한 것도 많고 생각도 많아 스스로 엉뚱한 답을 찾아 보기도 하는 아이 모습이 정말 우리집 아이와 닮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책 속의 여자아이를 닮은 우리딸은 아쉽게도 배변습관과 식습관은 닮아 있지 않아요
안먹는 음식이 먹는 음식보다 더 많은 편식대장에 변비공주라지요
그래서 "엄마, 나 똥마려워" 이 소리는 많이 해도 실상 시원하게 변기에서 내려오지를 못한답니다

잡곡밥에 김치, 채소, 토마토, 바나나, 양파, 버섯, 김밥, 오이, 된장찌개.. 책에는 스물여섯 가지의 음식 사진들이 있는데 아이들과 우리 딸이 잘 먹는 것을 찾아보니 두부와 사과, 우유, 고구마, 김 뿐이에요
안먹는 다른 음식도 골고루 다 잘먹어야 황금똥 예쁜 똥이 나오고 그래야 얼굴이 반짝반짝 더 예쁘고 키도 쑥쑥 자라 내년에 유치원에 갈 수 있다 하니 고개는 끄덕입니다
책 속의 아이처럼 궁금증과 호기심 많은거 말고도 식습관과 배변습관도 꼭 닮았음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줄 때는 여자아이가 우리 둘째라며 호들갑스럽게 읽어준답니다
이제 다섯 살인데 아이 식습관 잡아주기는 생각보다 참 어렵네요
스스로 좀 느끼고 편식으로부터 벗어나 "엄마 나 똥 다 눴어~~ 황금똥이네!!" 하면
"아이고 이쁜 우리딸~~" 하며 후다닥 달려갈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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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8
김명희 지음, 김복태 그림 / 보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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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일이지만 큰아이 돌잔치를 앞두고 장소며 음식, 답례품, 아이 컨디션 등 모든 게 순조로울까 걱정도 되고 돌잡이판과 번호표, 선물, 돌상 배경판같은 것은 손수 만들면서 돌잔치 준비를 하는 동안 무척 설레였던 기억이 납니다
잔치를 무사히 마친 후 결혼할 때보다 더 떨리기도 하고 기쁘고 특별하더란 남편의 말처럼 아이의 첫돌잔치는 우리가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살면서 치룬 첫 번째이자 가장 큰 행사였습니다
나에게 부모라는 이름을 준 아이.. 일 년동안 무탈히 잘 자라준 아이의 첫 생일을 가족들과 여러 지인들이 함께 모여 축복해주는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모든 부모와 가족들에게 그 의미가 아주 특별합니다




이번에 솔거나라 시리즈로 나온 [돌잔치]는 아기가 태어나 맞는 첫 번째 생일과 돌잡이 물건들의 의미, 가족들이 전하는 사랑과 기대를 보여주고 부록'엄마랑 아빠랑'에서는 예부터 전해오는 우리 문화중 돌잔치의 의례와 유래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책표지에는 돌상 앞에 색동 돌복을 입고 남자아기와 여자아기가 의젓하게 앉아 있는데 우리 아이들의 돌잔칫날이 생각나기도 하고 감회가 새로왔습니다

솔뫼 마을 감나무집에도 딸 아들 쌍둥이가 태어납니다
아기들은 가족의 보살핌대로 잘 먹고 잘 자라 나날이 재롱도 늘고 옹알이에 기고 발을 떼 걸을 준비도 하구요
돌잔치 날이 되면 이른 아침에 할머니는 삼신할머니께 드리는 상을 준비하고..
할아버지는 마당을 쓸고 아버지는 상을 나르고 어머니와 할머니는 백설기, 수수경단, 인절미, 송편, 미역국, 푸른 나물, 제철 과일, 모둠 전 등 잔치에 쓰일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합니다

한 땀 한 땀 이어 지은 아기들 돌 옷 보소
색동저고리에 까치 두루마기는 건강하게 잘 크란 뜻
붉고 푸른 돌띠는 오래오래 살라는 뜻
곱게 수놓은 주머니는 복을 담뿍 받으란 뜻
머리에서 발끝까지 바람 담은 한 벌일세

그동안 아이를 키워온 부모의 정성과 바램처럼 이날 잔치 음식에는 아이가 깨끗하고 건강하게 그리고 끈기롭고 알차게 자라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고 아가들이 입는 돌복에도 건강과 장수, 다복같은 여러 복과 뜻을 담고 있다 합니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에도 왼새끼로 친 금줄을 삼칠일까지 대문 앞에 드리워 조심하고 백일떡, 돌음식, 돌복, 돌잡이 등 자식을 키우면서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정성을 다하는 옛 조상들의 사랑과 지혜로움을 볼 수 있습니다

돌상 옆에는 색동 조각 보자기가 덮여 있는 돌잡이상이 놓이고.. 보자기를 들추면 붓, 돈, 쌀, 활, 자, 실타래, 대추같은 돌잡이 물건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저마다 돌잡이 물건의 의미를 자랑삼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유난히 이 보자기 들춰보는걸 좋아하는데 병풍처럼 여러 번 겹쳐진 종이에 쓰인 돌잡이 물건들의 자랑질은 그림 속 물건의 생김새를 흉내내며 - 활과 화살은 씩씩하고 큰 소리로, 붓과 자는 예쁜 목소리로, 실타래와 대추는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 아이들과 나눠 읽으니 재미있더라구요  
십이각 소반의 말처럼 무엇을 집든 제각각 복을 가지고 있기에 가족들의 축복과 인사는 계속 이어지고 재미삼아 어른들은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될것인가 미래를 점춰보기도 하지요
감나무집에서도 일가친척 가족들의 덕담이 이어지고 아들 딸 쌍둥이 금자둥이 옥자둥이의 돌잡이가 이뤄집니다

요즘은 돌잡이 물건도 시대에 따라 변화가 있지요
우리 아이들 돌잔치 때에도 쌀과 실타래, 연필 말고도 카드와 현금, 청진기와 마이크, 마우스같은 물건들을 준비했었는데.. 큰아이는 마이크를 집고 작은 아이는 연필을 집었었답니다
그동안 '마이크를 집어 노래를 잘 하는구나', '연필을 잡아 그림을 잘 그리는구나' 이야기를 들어와서.. 아이들도 돌잡이 물건의 의미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하더라구요
어른이 되어 하고 싶은 것은 조금 다르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의 앞날을 그려보며 이야기 나눠보는 것만으로도 신나했어요 

쌍둥 아기 젖 잘 먹고 잠 잘 자고 잘 자라니,
삼칠일 되어 금줄 걷고 백일 되어 떡 돌리네.
나날이 늘어 가는 아기들 재롱 보소.
눈 맞추며 까꿍 웃고 옹알옹알 옹알이하고
살푼살푼 기더니만 뒤뚱뒤뚱 발을 떼네.

아기가 태어나 자라는 과정, 돌잔치를 하는 하룻동안의 풍경을 담은 글들이 모두 4.4조의 타령조로 이뤄져 있어 리듬감이 있고 흥겹습니다
아이들도 동시집을 읽듯 손으로 짚어가며 읽고, 함께 경쾌하게 읽으면 더 맛깔나는데 그림들 또한 전체적으로 노란빛이 감돌고 따뜻하고 잔잔한 색들이 많은데 돌상의 보자기나 돌복에서는 고운 색동이 돋보입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우리 문화중 아이들이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본 돌잔치라 아이들이 자기들의 돌잔치를 무척 궁금해 했어요
돌잔치때 사진을 함께 보며 돌잡이 물건들이 가진 뜻을 알려주고 덕담카드를 읽으며 가족들과 지인들이 주신 사랑과 기대에 대해 일러주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그 따뜻하고 오붓한 시간.. '오늘 오간 복된 말들 그대로만 자라거라'하는 책속의 글귀처럼 아이들의 바램이 다 이뤄지길 소망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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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꾸는 눈동자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6
제니 수 코스테키-쇼 지음, 노은정 옮김 / 보림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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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수 코스테키-쇼 지음 / 노은정 옮김 / 보림

태어날 때부터 사시와 약시였던 제니수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자기의 왼쪽 눈은 화가처럼 색깔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세상을 빙글빙글 둘러 볼 수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까지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에요
어느 날, 수업시간에 제니 수의 눈을 본 선생님은 부모님께 안과진료를 권하고.. 의사선생님은 길잡이 오른쪽 눈에 동그란 안대를 붙이고 빨간 뿔테 안경을 씌워 줍니다
말짱하던 세상이 칙칙하고 흐리멍텅해 보이는데 이제 친구들은 제니수를 놀리기까지 해요
모든 것이 뒤죽박죽 혼란스러운 제니수는 우는 날도 많아지고 우울함에 학교에 가는 것조차 싫어집니다
엄마가 다르게 생각해 보자며 제안해 만든 그림안대는 친구들도 하고 싶어 햇고 날마다 그림 안대를 만들고 싶을 만큼 제니수의 기분도 나아졌어요
조금씩 눈의 초점이 맞아가고 눈도 이제는 튼튼해졌어요
지금은 안경을 쓰고 아직도 눈동자는 가끔씩 돌아다니지만 세상을 다른 방법으로 바라볼 수 있어 괜찮다 합니다

이 책은 태어날 때부터 사시와 약시였던 제니수가 어려서부터 남들이 보는 시선과 자신의 생각, 또 치료과정 중에 경험했던 것들을 말해주고 당당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전적인 이야기 그림책입니다
다른 이가 뭐라 하든 '눈길이 가는 대로 마음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제니수에게 왼쪽눈은 그야말로 '꿈꾸는 눈동자'입니다 
밝고 화사한 느낌의 꼴라주와 그림삽화는 글의 내용과 제니수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 하고요..
세상에 하나 뿐인 예쁜 안경을 끼고 웃고 있는 제니수의 모습이 아주 기억에 남습니다
이책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에요
저희집에서도 아이들보다 제가 더 좋아합니다^^

그림안대라는 멋진 처방전을 생각해낸 제니수의 엄마는 제니수에게 위안과 격려 말고도 긍정의 힘을 주었지 싶습니다
그림책에서는 햇님, 거북, 눈, 호박, 축구공, 고양이, 로켓, 무지개, 공룡, 무당벌레 등 20개가 넘는 독특하고도 예쁜 그림안대들이 있는데 모두 밝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입니다
그림책을 볼 때도 아이들이 한참 보면서 예쁜 그림찾기를 할 때도 있거든요
 

아이들과 안경을 만들어보자 했더니 유주는 꽃 안경을 한다 하고 규현이는 공룡 안경을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꺼운 도화지에 동그라미 두 개씩을 그려주고 '자유롭게 마음대로' 안경을 꾸며보라고 했어요

먼저 꽃을 그리던 유주는 반대쪽엔 하트를 그려준다며 크기가 들쭉날쭉인 하트천지를 그려놓고..
규현이는 공룡을 그린다고.. 동그라미를 중심으로 얼굴과 갑판, 다리를 삐죽삐죽 그립니다
그리고 한 마리는 남자, 한 마리는 여자라며 한쪽엔 리본도 그려주고요

규현이가 분홍색으로 그림을 그리고 보라색으로 색칠을 하면서 그림이 섞이길래 옆에서 "그림을 참 잘그렸는데 옅은색 선에 진한 색칠을 하니까 그림이 안보여~ 담부턴 더 짙은 색으로 그림을 그리면 어떨까?" 이야기 했더니 갑자기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네요

"아웅~~ 왜 우는거야??"
엄마가 그림을 못그린다고 놀렸다나요..
그게 무슨 놀리는건지,, 칭찬에도 민감하지만 조금만 아쉬운 소리, 큰소리에도 민감한 규현이에요
그래도 눈물을 닦더니 반대쪽은 옅은 색으로만 골라 색칠을 완성하고 이내 잠이 들었어요 
잠든 모습을 보니 '아휴 조금 참을걸..'하는 맘이.. 처음 '자유롭게 마음대로' 그리란 말이 무색합니다

규현이 자는 동안 유주는 혼자 신이 났어요
구멍을 내주니 가면이 되었다며.. 유주는 공주님이라 하고요^^

낮잠 자고 일어난 규현이 기분이 최상급입니다
안경을 쓰고 유주랑 한바탕 표정놀이를 하며 놀다가 책읽기를 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안경을 써야 한다며 쓰고 있습니다
안경다리가 접힐 수 있게 만들어 놓았더니 안쓸 때는 접어 놓는 거라며 한쪽에 접어 놓고요..
유주보다도 규현이가 안경을 더 좋아하네요 

공룡안경은 규현이를 울렸다 웃겼다 하는 안경이랬더니 웃네요
규현이를 놀리려고 했던 말이 아니라고 설명을 해주고 일곱 살이니까 더 자신있고 씩씩해지자 했어요
그랬더니 경례까지 붙이며 "예스 아이캔!!" 합니다
입곱 살이 되더니 아무때고 '예스 아이캔'은 참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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