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똥 마려워 맹앤앵 그림책 10
백승권 지음, 박재현 그림 / 맹앤앵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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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똥 마려워"
책 제목도 우습지만 우리 아이들 책표지에서부터 관심을 보이더군요
'똥' 글자만 봐도 큭큭 웃는 아이들인데  "엄마, 똥자에 'ㅇ'이 똥이야! 이것봐!!"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누구 똥이 이리 클꼬??"
"유주똥이지!" 큰 아이가 동생 똥이라며 웃어 댑니다
만화 속 주인공처럼 삐삐머리를 하고 똥이 마려워 다리를 꼬고 난처한 표정을 짓는 여자 아이 모습이 정말 아이 말대로 우리 둘째를 닮아 있습니다



아이가 쉬마렵다고 하니 엄마가 가서 누고 오라 하네요
혼자 쉬를 다 하고 나와 기분 좋은 아이는 엄마에게 다 눴다 말하고 엄마는 정해진 답처럼 물내리고 화장실 불을 끄고 오라 합니다
'노란 과자를 많이 먹어 쉬 색깔이 노란걸까?'
물을 내리려다 오줌 색깔을 보고 궁금증이 발동한 아이는 "빨간 과자를 많이 먹으면 빨갛고 분홍 과자를 많이 먹으면 분홍빛 쉬가 될까?" 묻고 답하기 곤란해진 엄마는 잘 모르겠다며 색깔 있는 과자가 몸에 해롭다 합니다
이제 똥이 마렵다며 혼자 화장실에 가 응가를 한 아이는 다 눴다며 엄마를 부릅니다
잘 닦고 물 내리고 화장실 불 끄라는 엄마 말에 아이는 손이 안닿는다며 엄마를 다시 부르네요 
유치원에서도 혼자 잘 하고 여섯 살이니까 혼자서 잘 해야한다는 엄마와
손가락 하나를 세우고 '딱 한 번만~'하며 애교를 부리는 딸의 대화는 마치 우리집, 그리고 이웃집의 이야기 같습니다
뻔히 할 줄 알면서도 엄마의 손길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아이와 결국 해줄거면서도 아이의 홀로서기 독립을 바라는 엄마의 밀고 당기기 하는 소소한 일상이 여느집 풍경과 다르지 않거든요

아이의 똥이 황금빛이라며 반가워하는 엄마에게 아이는 자기가 노란 과자를 많이 먹어 그런거냐고 묻습니다
채소도 잘 먹고 건강하기 때문이라는 엄마 대답에 아이는 채소를 먹는데 왜 황금빛 똥이 나오는걸까 다시 또 궁금해집니다
골고루 먹어서 그렇다는 엄마 말대로 아이는 배가 고프다며 된장찌개에 밥을 비벼 먹기로 합니다
오물오물 잘 먹는 아이를 바라보며 엄마는 아이가 언제 이렇게 잘 자랐을까 흐뭇해 합니다
혼자 화장실에 가 쉬를 하고 때때로 닦아달라 떼를 쓰기도 하지만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진 딸이 엄마는 너무 기특합니다   
밖에 나가 놀다 들어오자마자 똥이 마렵다는 아이는 똥을 누고 또 엄마를 부릅니다
황금빛 똥을 보고 "된장찌개처럼 몸에 좋은 걸 먹고 신나게 놀면 예쁜 똥이 나오는거지?"하고 말하는 아이, 그리고 예쁜 똥이란 말에 '똥이 예쁘냐? 내가 예쁘냐?' 묻는 아이가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럽습니다

궁금한 것도 많고 생각도 많아 스스로 엉뚱한 답을 찾아 보기도 하는 아이 모습이 정말 우리집 아이와 닮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책 속의 여자아이를 닮은 우리딸은 아쉽게도 배변습관과 식습관은 닮아 있지 않아요
안먹는 음식이 먹는 음식보다 더 많은 편식대장에 변비공주라지요
그래서 "엄마, 나 똥마려워" 이 소리는 많이 해도 실상 시원하게 변기에서 내려오지를 못한답니다

잡곡밥에 김치, 채소, 토마토, 바나나, 양파, 버섯, 김밥, 오이, 된장찌개.. 책에는 스물여섯 가지의 음식 사진들이 있는데 아이들과 우리 딸이 잘 먹는 것을 찾아보니 두부와 사과, 우유, 고구마, 김 뿐이에요
안먹는 다른 음식도 골고루 다 잘먹어야 황금똥 예쁜 똥이 나오고 그래야 얼굴이 반짝반짝 더 예쁘고 키도 쑥쑥 자라 내년에 유치원에 갈 수 있다 하니 고개는 끄덕입니다
책 속의 아이처럼 궁금증과 호기심 많은거 말고도 식습관과 배변습관도 꼭 닮았음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줄 때는 여자아이가 우리 둘째라며 호들갑스럽게 읽어준답니다
이제 다섯 살인데 아이 식습관 잡아주기는 생각보다 참 어렵네요
스스로 좀 느끼고 편식으로부터 벗어나 "엄마 나 똥 다 눴어~~ 황금똥이네!!" 하면
"아이고 이쁜 우리딸~~" 하며 후다닥 달려갈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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