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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맨, 도와줘요! ㅣ 튼튼곰 1
정희재 글, 박선영 외 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2월
평점 :
아이들 이가 하나 둘 보일 때는 이 닦이기 어려운 줄 몰랐는데 정작 20개의 치아가 다 나기로 드니 이닦기 시간이 전쟁이나 다름없더군요
아이들 키우면서 가장 힘든 일과 중의 하나가 이 닦아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처음 습관 들일 때까지는 열 번 중에 한 두 번 고분고분했을까.. 나머지는 울고불고 난리 일쑤였어요
평소 때 엄마 이가 튼실하다면 좀 봐주는것도 있을텐데.. 그러질 못하니 아이들 이만큼은 세상에 나온 그대로 희고 건강하게 지켜주고 싶단 마음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하지만 아이들 키우기가 내맘 같은가요?!
치약만 쪽쪽 빨아 먹는가 하면 양치 헹굼도 건성으로 할라 들고.. 그러다 보면 화를 다스릴 겨를도 없이 손바닥이 궁둥이로 향하기도 하고요^^
이제 좀 컸다고 아침과 낮엔 저희들끼리 스스로 닦고 잠들기 전에만 엄마나 아빠가 닦아주고 있는데 닦을거면서도 뺀질거리는 것은 여전합니다
[칫솔맨, 도와줘요]에 나오는 치치도 단과자는 엄청 좋아하면서 양치질 하는 것은 무척 싫어하는 아이입니다
엄마랑 이를 닦을 때에도 엄마 모르게 거품을 뱉고 물로 살짝 입만 가신 후 이 닦은 척 하는 나쁜 습관도 갖고 있구요
어느 날 울음소리에 잠이 깬 치치는 방 안에 생긴 동굴 안에 들어가 신기한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얼굴에 때가 꼬질꼬질 묻고 냄새나는 단단이는 충치 벌레들이 음식 찌꺼기를 먹고 독한 똥을 싸서 몸을 녹이고 구멍을 뚫고 들어와 찔러댄다며 울고요.. 빨갛게 부어오른 탄탄이는 충치벌레가 끈적한 막을 만들어 아프게 한다며 엉엉 웁니다
그때 갑자기 뾰족한 창을 든 충치 벌레들이 잔뜩 몰려와 단 냄새가 나는 치치를 공격해 오고 당황한 치치는 양치질해줄 때마다 엄마가 외치던 칫솔맨이 생각납니다
칫솔맨을 소리쳐 부르자 정말로 칫솔맨이 달려와 충치벌레들과 싸우기 시작하네요
치약천사와 칫솔맨의 공격에 충치벌레들은 물러나고 치치는 그것을 기회로 양치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다른 그림책과 다르게 이 책은 주인공과 소품을 입체작품으로 만든 후 사진을 찍어 편집한 것이더라구요
박선영님은 우리 주위 실제 사물을 똑같이 줄여 만드는 미니어처로 작품을 만드셨고 입체적 효과를 살리는 빛그림은 [구름빵]과 [먼지깨비], [팥죽할멈과 호랑이]책에서 뵌 이름, 김향수님이시네요
다른 부분들도 그렇지만 첫 장에 동네 수퍼를 보고 너무 사실적인 작품들에 눈이 한참 머물렀어요
쌀집 전화번호도 재밌구요.. 과자며 시리얼 상자가 눈에 많이 익고 앙증맞습니다
인형으로 만든 치치나 엄마, 칫솔맨, 치약천사, 충치벌레는 표정들이 생생하게 만들어져 볼거리도 많고 작가의 정성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처음 '치치야 치치야 포동포동 치치야~' 하는 충치벌레들의 꼬드김 노래가 있어서 일까요?
파란 망토를 두른 칫솔맨과 핑크색 치약천사가 활약할 때는 신나는 뮤지컬이 연상되었어요
커다란 무대 위에서 빙글빙글 돌고 쓱싹쓱싹 문지르며 밀고 당기는 충치벌레와 칫솔맨과 치약천사의 입 속 건강 쟁탈기!!
칫솔맨의 '충치 벌레를 무찌르러 칫솔맨이 나가신다. 하루에 3번, 밥 먹고 3분 안에, 3분 동안, 치카치카 푸카푸카 쓱싹!' 노래는 아마 엄마나 아빠들이 더 잘 따라 부를 듯도 하고요
저도 요즘 아이들 양치해줄 땐 칫솔을 둥글게 돌리면서 치카치카 푸카푸카 쓱싹!!을 하고 있답니다
'뾰족한 뿔이 난 까만 충치벌레들이 잔뜩 몰려와 뾰족한 창으로 이를 찔러댄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지요?!
충치벌레랑 벌레 똥을 보았을 때 우리 둘째도 얼굴이 굳어 있었어요
열마디 잔소리보다 한 면의 그림이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싶기도 하고요..
책의 뒷면에 있는 '입속 나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를 읽어보며 충치에 대해 좀더 자세히 이야기 해줄 수 있었어요
충치 예방법과 올바른 칫솔질은 아이랑 꼭 함께 보아야할 페이지!!
하루에 3번, 밥 먹고 나서 3분 안에, 3분 동안 양치질!! 단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아요!!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이 모두 다 있어서 이 부분은 꼭 더 큰 소리로 읽혀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