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형이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7
셜리 휴즈 글 그림, 조숙은 옮김 / 보림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셜리 휴즈 지음 / 조은숙 옮김 / 보림

몽이는 데이브의 인형이에요. 꽤 오래된 거라 듬성듬성 털이 빠지고 한쪽 귀는 아래로 축 처지기까지했지만 데이브는 몽이를 정말 좋아했어요.
어디를 가나 몽이를 데리고 다니고 끈에 묶어 진짜 강아지처럼 끌고 다니기도 하고 추운 날엔 담요자락으로 푹 감싸주기도 했지요.
데이브의 누나 벨라는 곰 인형이 일곱 개나 있었지만 데이브는 오로지 몽이만 좋아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엄마와 함께 누나를 데리러 갔다가 몽이를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한밤중에 온가족이 인형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몽이는 어디에도 없었지요.
이튿날, 학교 바자회에 간 데이브는 몽이 생각에 가장행렬도 재미없고 달리기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인형파는 곳에서 몽이를 발견하지요.
데이브는 아주머니께 자기 인형이라 설명하지만 아주머니는 듣지 않고 누나를 데려온 사이 몽이인형은 이미 다른 여자아이가 사버렸어요.
되팔기 싫다하는 아이에게 벨라 누나는 제비뽑기에서 받은 아주 커다란 곰인형을 선뜻 내밀고... 그날밤 데이브는 몽이를 안고 편히 잠이 듭니다.  

단순한 헝겊인형이 아니라 데이브에게 몽이는 친구이자 가족이고 자기가 아끼는 존재입니다.
잃어버렸던 몽이를 발견했지만 되돌려 받을 수 없고 문제를 해결해줄 누나를 데려왔지만 이미 팔려 버려서 자기에게 돌아올 수 없는 복잡한 상황..
으앙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데이브에게 환호와 기쁨을 주는 이는 바로 벨라 누나랍니다.
평소 곰인형을 좋아하지만 동생의 행복을 되찾아주기 위해 선물로 받은 커다랗고 멋진 곰인형을 포기하는 벨라의 모습은 가족간의 사랑이 뭔가를 보여주기에 충분하고 그래서 이 동화가 따뜻합니다.
작고 소박한 우리의 일상에서 가족과 행복, 사랑이란 의미를 찾은 이책은 케이트그리너웨이 수상작입니다.

제법 긴 글밥이지만 아이들도 데이브의 마음이 되어 읽는 것인지 아주 집중해 듣는 책이에요.
보드라운 갈색 강아지 인형은 아니지만 유주에게도 특별한 곰인형이 있어서.. 외출할 때는 나간다 인사하고 되돌아와선 잘 있었느냐 안부를 묻고요.. 소꿉놀이 할 때는 꼭 먼저 챙겨 먹이고 잠자리에 들 땐 꼭 함께 자야한다 할 정도라 데이브의 일상을 짐작해보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데이브가 꼭 유주같다 말했더니 자기는 강아지 인형이 없다 합니다.
그래 종이접기 책을 보며 강아지 인형을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종이접기 책을 보며 순서대로 따라접기를 하는 통에 엄마도 이랬다저랬다..
유주의 색종이도 엎치락 뒤치락... 이었어요.
따라하는 듯 하다가도 균형을 못맞춰서 종이가 다시 펼쳐지고 매끈하던 종이가 구깆하게 접히긴 했지만 한 마리 두 마리 점점 숫자가 늘어났어요.
종이인형의 몸통은 얼마 전 도서관학교에서 만든 여우를 본따 기본형으로 접어 풀칠해 붙이게했더니 좀 수월하게 만들었어요.
토끼도 갖고 싶고 고양이도 있음 좋겠다 해서 부랴부랴 기억을 더듬고 책을 찾아가며 종이접기를 해보았어요.
뚝딱 얼굴을 그려넣더니 소꿉놀이를 하자고 맘에 드는 강아지인형을 골라잡으라 하네요^^

"만나서 반가워!" 도 하고 무얼 하면 좋을까도 물으면서..
토끼가 되었다, 강아지가 되었다 혼자서 말소리를 바꿔가며 놀이를 합니다.

여우도 한 마리 접어 만들었는데 나란히 늘어 놓은 강아지 인형곁에는 빠졌어요.
끈으로 팔을 만들어 이으면 좋겠다더니.. 깜빡 잊고
뚱뚱한 몸통만 가진 강아지 인형으로 소꿉놀이도 하고 학교놀이도 합니다.
강아지 인형들은 쌍둥이가 되었다가 때론 동네 친구들의 이름을 딴 인형이 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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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목욕탕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2
피터 시스 지음 / 시공주니어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의 관심대상인 동물,, 그중에서도 공룡은 단연 으뜸입니다.
지구상에 살았던!! 하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공룡이 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걸까요?
독특하고 다양한 여러 공룡들의 생김새?? 거대한 몸집??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현재 살아있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상상력과 호기심을 부추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집 큰아이도 박물관에서 보는 뼈 모형 뿐만 아니라 공룡이 나오는 화보집이나 그림책을 보면  "야! 공룡책이닷!!"하며 더 반가워하고 집중해 보는데요..  다섯 살때부터 시작된 공룡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앞으로로도 계속 이어질거 같습니다.
아이들의 관심만큼이나 다양하게 나오는 공룡관련 도서들.. 그중에 요즘 읽고 있는 책은 [공룡 목욕탕]이에요.

이 책에는 글자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래 전에 사라졌던 공룡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지요.
그림만 있으니 보는 책이라 해야 맞을까요?
그림을 보는 책, 그림을 읽는 책, 그림을 말하는 책, 그림을 보며 상상하는 책..
어떤 식으로든 표현해도 좋겠지만 눈으로만 보아도 좋고 재잘재잘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만들면 더 좋을 책이에요.
사실 글자없는 그림책을 보면 좀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그림보다는 글자문화에 익숙해온 탓도 있겠고 제 머릿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점점 단순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대신 우리 아이들에겐 글이 없기 때문에 상상해볼 기회가 되고 각자 상상하는 대로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그림에 집중하고 다른 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지요.



작은 공룡인형을 갖고 놀던 아이가 목욕을 합니다.
옷은 다 벗었지만 공룡인형을 데리고 욕조 속에 몸을 담그네요.
크아앙~ 공룡의 울음소리를 내거나 공룡에게 하룻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해줄 듯도 하고요..
공룡을 마주하고 있는 아이는 무슨 말을 할까요?
그리고 이들에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욕조 안에 다른 공룡의 머리가 떠올랐어요. 그러자 아이와 공룡인형은 깜짝 놀랍니다.
공룡이 어디서, 어떻게 나타났을까요??
목욕탕에 있는 아이는 이제 상상의 세계로 들어와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아이 표정이 변하는 것처럼 아이의 상상세계는 놀라운 일들이 가득합니다 
처음 욕조에서 얼굴을 내민 공룡 뿐만 아니라 욕조 밖에는 점점 몸집이 큰 공룡들이 뒤를 잇고 있어요.
계속 다른 종류의 공룡들이 나타나는데 그들은 서로 앞서 나온 공룡의 뒤를 쫓는 듯도 하고요.. 공룡이 커지는 만큼 이제 아이가 있는 욕조와 아이의 모습은 아주 작아졌지요.
그리고 마침내 접힌 책의 페이지가 길게 펼쳐지면 공룡이 살던 시대로 아이는 들어와 있습니다.
화산이 폭발하고, 모래가 가득한 사막 위 공룡들의 긴 여정,, 아이는 행군하는 공룡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지요.
앞에 나왔던 단순한 공룡 그림 대신 공룡의 특징을 제대로 확인하고 크기를 비교해 볼 수 있게 나와서 우리 아이들은 손가락을 짚어가며 공룡이름을 대느라 바쁘더군요.
마침 책의 앞뒷면 그림엔 이 책에 등장하는 콤프소그나투스, 데이노니쿠스, 트리케라톱스, 아파토사우루스 등 열세 마리의 공룡이 그려져 있어서 아이와 함께 주인공을 찾아 보기도 했어요.
 
그림책의 본문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만 먼저 이 책의 표지에 나온 여덟 마리의 공룡을 보며 어떤 상상이 떠올랐어요.
본문의 내용과는 좀 다르지만 표지그림 그 자체로 공룡들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한 편 만들어 들려주었더니 무척 재밌어 하더군요.
콤프소그나투스의 꼬리를 밟은 트리케라톱스, 모르쇠하는 표정으로 서로 고개를 딴곳으로 향한 트리케라톱스와 아파토사우루스 모두 잽싸게 달리다 멈칫 꼼짝않고 서있는 등한 공룡들의 모습은 아이들의 머릿 속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그려보게도 했고.. 공룡들이 무슨 말을 하고 누가 술래가 되었겠느냐 상상을 하게 했어요.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의 상상세상!
그림책 마지막 부분에서도 그렇지만 엄마가 수건을 들고 나타났을 때 공룡들은 이미 사라진 뒤죠.
"공룡이 나타났어요!! 엄마 봤어요? 트리케라톱스랑 스테고 사우루스가 지나갔잖아요!!"
하면서 호들갑스럽게 아이가 소리를 내지를것만 같아요.
목욕탕에서도 공룡시대를 꿈꿀 수 있는 아이다운 상상.. 그리고 이야기를 지어낸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귀기울여지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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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고릴라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김주현 글.그림 / 보림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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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 주는 고릴라]는 단순히 책을 좋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책을 매개체로 타인과 소통하고 또 타인의 마음까지 따뜻이 보듬어 줄 수 있음을 알게 하는 보림의 창작 그림책이에요.
그리고 그림책을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은가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더군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 고릴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흑갈색의 커다란 고릴라 대신 샛노랗고 작은 체구의 아이다운 모습을 하고 있답니다.
게다가  레슬링복처럼 생긴 바지만 달랑 입고 활동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무척 개구져 보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 개구쟁이 꼬마 고릴라는 다른 사람의 사정과 불편함까지도 알고 또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을 가진 착하고 속 깊은 고릴라이기도 하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사탕, 아이스크림, 초콜릿, 로보트, 자동차, 캐릭터 운동화??
초코 바닐라 아이스크림보다 변신 합체 로봇보다, 또 무선 조종 레이싱 카보다 책읽기를 더 좋아하는 고릴라가 있어요.
고릴라는 책속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나서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할 정도랍니다.
표지 그림에서는 춤을 추는 듯 놀면서 책을 들고 있고 본문의 페이지에서도 고릴라는 점프를 하고 물구나무를 서고 동당동당 거리는 그 순간에도 한손에 책을 들고 있어요.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읽고 싶은 책들이 세상에는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렇게나 재미난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책을 읽을 수 없다니, 상상만 해도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래, 내가 읽어 주는 거야!'
고릴라는 눈이 침침한 코끼리 할아버지와 몸이 아픈 여우 할머니, 글자를 모르는 하마 아저씨에게 책을 읽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본문에서)

때론 고릴라의 이야기처럼 때론 고릴라의 속마음까지 다 아는 화자의 시점으로 고릴라의 생각과 결심을 그리고 이 책의 주제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자신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책이지만 책을 읽지 못해 책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 고릴라는 그들에게 책을 읽어줘야겠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이 그렇게 순조롭지만은 않네요.
고릴라는 책 속의 이야기에 너무 흠뻑 빠진다 하니 말에요.

'마음이 거북이 등처럼 딱딱해서'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는 코끼리 할아버지에게는 '깊은 바다 인어 아가씨'를 읽어주고 '여태껏 한 번도 사랑을 해보지 못한' 여우 할머니께는 '잠자는 나루터의 공주'를, 그리고 '겁이 엄청 많아서 벌레 한 마리만 봐도 "아이고, 하마 살려!" 하고 까무러치는' 하마 아저씨에겐 '고약한 왕비를 물리친 일곱 난장이'를 읽어주는 고릴라는..
책 속의 이야기에 너무 흠뻑 빠진 나머지 꺼억꺼억 목놓아 울기도 하고 사랑이야기엔 얼굴이 빨개져 고개를 푹 숙이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책을 읽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곱 난장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엔 너무 화가 나서 그만 휙휙 돌려차기와 팍팍 태권주먹, 챙챙 칼싸움으로 고약한 왕비와 정면 대결을 벌이다가 하마 아저씨의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리지요.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 생깁니다.
코끼리 할아버지와 여우 할머니, 하마 아저씨도 고릴라처럼 책 속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 고릴라와 같은 행동과 감정을 갖게 되거든요.
우리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하고 있지만 같은 이야기더라도 읽어주는 이가 누구냐에 따라 책에서 경험하는 상상과 즐거움을 다르다는 걸 경험합니다. 물론 아이들의 태도도 확연히 다르구요.
책의 이야기에 흠뻑 빠지는 고릴라! 처음엔 그것이 책읽기의 단점인가 싶었는데 고릴라는 다른이에게 그림책의 이야기를 가장 실감나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그림책이 전하는 느낌까지 공감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창작 그림책'이란 타이틀도 그렇고 이책을 읽으면서 그림과 글에서 색다른 특징을 찾아 보게 되었어요.
노랑, 핑크, 초록, 파랑, 빨강, 검정.. 다소 원색적이고 단순하게 그려진 물감그림은 눈을 시원하게 할 만큼 맑은데다 깨끗하고 아이들이 쉽게 따라 그려볼 수 있을 만큼 단순한 것이 무척 편하고 발랄해 보입니다.
책읽기를 하는 동안 현실과 책 속을 넘나드는 고릴라는 책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도 남다른 면모를 보입니다.
눈물을 흘린 적 없는 이의 눈에서 눈물을 쏟게하고 사랑을 해보지 못한 이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한편, 겁이 많은 이에겐 용기와 모험심을 갖게 하니까요.
그런데 고릴라가 읽어준 책은 아이들이 알고 있는 동화 - 인어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백설공주 세 가지 이야기  - 를 새로운 이야기로 각색한 패러디동화더군요.
원작을 읽고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성격이나 상황 등 동화의 배경지식을 알아야 더 이해가 될테지만.. 이전에 알고 있던 동화가 새로운 이야기로 고쳐져 만들어 질 수 있고 또 책이 다른 책과 연계되는 설정이 앞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독서경험의 중요성을 생각나게 했어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 했던가요?!
책 속 이야기에 흠뻑 빠지는 고릴라처럼 아이들이 신나게 책읽기를 하고 또 재미나게 들어주는 것도 좋겠구요..
한바탕 아이들과 물감 그림을 그리며 고릴라든 인어공주든 아이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원작동화가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지듯 아이들도 모방을 통해 자기 나름의 새로운 것을 창조해보는 경험은 어떨까요? 
고릴라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뿐만 아니라 책읽기, 듣기, 그림보기와 그리기까지,, 아이들이 창작의 세계로 빠져드는 데 좋은 문이 되어 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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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스위트 대디>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마이 스위트 대디 마음이 자라는 나무 23
카제노 우시오 지음, 고향옥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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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걸까요?
세상에 수없이 존재하는 가족중에는 일반적인 가족구조와 다르게 아주 독특한 가족형태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문화에 따른 차이도 있겠지만 인간의 다양한 삶 만큼이나 가정을 이루게 되는 상황도 다채롭기 때문이지요. 
이 책에 나오는 후키코와 도와다 마사미도 아주 독특한 가족의 모습으로 살아 가고 있습니다.
처음 책 표지에 그려진 그림과 책 제목을 보며 '어떤 내용일까?' 짐작으로 상상을 해보긴 했지만 상상한 것보다 더 특별한 가족임에 틀림없습니다.

엄마보다 열다섯 살이나 어린 새아빠 마군과 살던 후키코는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마군과 단둘이서 살게 되었는데 변변한 직업도 없고 부녀지간이라 하기엔 너무 어린 마군의 모습 때문에 이웃들에게 불편한 선입견과 관심을 끌게 됩니다.
그런 마군이 마땅치 않지만 후키코는 자기에게 안정된 생활과 강력한 보호를 줄 수 있는 친아빠보다 마군을 더 따르고 행복해 하지요.
만화부에 들어 갈 수 없게된 다이치가 마군에게서 드럼을 배우고 후키코가 다이치의 엄마에게 만화를 배우게 되면서 후키코 가족과 다이치네 가족은 서로 친해지게 됩니다.
후키코 가족에 비해 무척 평범하게 살아가던 다이치네 가족에겐 예전과 다른 움직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잃어버렸던 꿈을 찾으려 노력하는 다이치네 아빠와 엄마의 모습이랍니다.
젊은 시절 가졌던 만화가의 꿈을 다시 갖고 또 이웃엄마들과 밴드까지 결성해 마군으로 부터 강습을 받는 엄마, 젊을 때 포기했던 음악에 대한 아쉬움을 직장인 밴드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는 아빠, 또 만화가에서 음악가의 꿈을 갖게 된 다이치까지.. 마군의 밝은 사고방식과 당당함, 따뜻한 미소와 솔직함은 이웃에 사는 다이치가족과 다른 학부모들에게까지 희망과 행복을 줍니다.

"사람은 언제 가장 행복할까요? 나도 딱 꼬집어 언제라고 말할 순 없어요. 그런데 남이 행복한지 불행한지를 어떻게 알겠어요? 행복의 기준이란 것도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요? 난 우산을 쓰지 않고 빗속을 걸어 보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얼마 전에 후키코 아빠랑 후키코가 하는 것을 흉내 내어 보니까,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더라구요. (p. 89)

후키코 가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동안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지나오노라면.. 슬픈 가족사와 그들의 희망, 이웃과의 친분과 상호이해, 아이들의 성장 그리고 자신의 꿈 앞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는 그들의 노력들을 만나게 되요.
책을 읽으면서 내가 후키코가 되고 때론 마군이 되고 또 다이치 엄마의 입장이 되어 보는거 같은 느낌도 들었고요..
혈연으로 이뤄진 가족이 아니더라도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또 내가 사랑해줄 수 있다면 그것이 참가족이고 진정한 행복이지 싶었어요.  

꿈은 현실이 되는 것일까. 끊임없이 찾으면 언젠가는 찾을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누구도 영원히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누구든지 바람 속에서 희망을 느끼고, 그 희망을 자신의 마음속에 받아들일 수는 있다. (p. 263)

마음이 자라는 나무 시리즈인 이책은 가족의 여러 형태, 성격이 다른 아이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져야할 꿈들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가족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고 자신의 꿈과 행복을 찾기 위해 저마다 노력하는 인생의 주인공들을 만나는 책 [마이 스위트 대디]
책 속에 등장하는 후키코 가족과 다이치 가족 그리고 그 주변의 이웃들 모두가 이 책의 주인공이고 또 나와 내 이웃의 사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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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처럼 할래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3
마르쿠스 피스터 글.그림, 임정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무지개 물고기 대신 귀여운 하마 닐스의 일상을 통해 어린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자상하고 현명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마르쿠스 피스터의 두 번째 작품 [아빠처럼 할래요]랍니다.
[더 놀다 잘래요]에서 밤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는다고 더 놀다 잘거라고 '아빠 놀아줘' 하는 닐스가 이번엔 아빠가 하는 모든 것들을 해보고 싶다고 조릅니다.
커피도 마시고 싶고 신문도 읽고 싶고 면도도 하고 싶다하는 닐스..
닐스의 바램과 다르게 아빠는 닐스가 커서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커피 대신 커피 위에 얹은 크림을 조금 맛보게 해주고 또 신문지를 접어 멋진 모자를 만들어주고.. 면도 대신 면도 거품을 닐스의 얼굴에 발라주면서 닐스에게 차근차근 자상하게 그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해주네요.
닐스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샐러드를 놓아 직접 상을 차리면서 '많이 먹고 커서 어른이 되면, 요리도 하고, 음식도 나르고.... '라면서 어른이 되어서 하고픈 일들을 상상하기도 합니다.
많이 먹으면 키가 크고 또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하고픈 일들을 다 할 수 있을거라 믿는 순진무구함!
우리 아이들의 모습같기도 하지요.

따로 역할놀이라 정하지 않아도 아이들 노는걸 보고 있노라면 아이들은 어느새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어 하고픈 일들을 마음껏 해보기도 하고 흉내내기도 합니다.
때론 엄마 아빠를 따라 하고 싶어 하는데 그만큼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모든 것들이 멋져 보이고 그래서 얼른 어른이 되고 싶어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책읽기를 하면서 '아빠나 엄마라면 하고 싶은 일이 무얼까?' 물으니 사내아이인 큰아이는 아빠처럼 면도도 하고 싶고 넥타이를 메고 회사에 가보고 싶다 하고 둘째인 딸내미는 예쁘게 공주처럼 화장을 하고 엄마 원피스에 엄마 구두를 신어보고 싶다 하더군요.
평소에도 우리 둘째는 엄마 화장할 때면 턱 밑에 앉아 엄마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지켜보고 화장 분첩에 립스틱이라도 슬쩍 내주면 토닥토닥 열심히 찍어 바르고 거울을 바라보며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닐스도 그렇지만 그림책 속 닐스 아빠의 행동도 우리 부모들의 모습과 무척 닮아 있는 듯 해요.
그리고 또 닐스의 아빠는 닐스에게 그런 행복감을 주는 방법을 알고 있는 자상한 아빠인거 같습니다.
무작정 안된다고 말하는 것보다 차근차근 이유를 설명하고 아이가 아쉬워하지 않게 다른 보상적인 방법을 찾는 닐스 아빠를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듯 들더군요.
아빠가 "안돼!" 라고 말했더라면 닐스는 당장에 떼를 쓰고 징징거리며 울었을법한데.. 아빠의 말에 수긍하는지 그림속 닐스는 싱글벙글 밝은 표정으로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저는 만날 아빠가 하라는 대로만 해야 해요?"
"너도 커서 어른이 되면, 스스로 할 일을 찾고 정할 수 있단다."

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닐스는 어른이 된다는 건 멋진 일임에 틀림없을거라 생각하겠지요?!
지금은 점심을 먹고 난 다음에 낮잠을 자야하지만 커서 어른이 되면 낮잠을 안자도 되고 말이죠.

낮잠을 잔 뒤 닐스는 기차 놀이를 했어요.
아빠가 방문을 열고 빼꼼히 들어다 보았지요.
"나도 같이 놀아도 되니?" 아빠가 닐스에게 물었어요.
"미안하지만 안 돼요, 아빠. 아빠는 너무 커요."
닐스가 씩 웃으며 대답했지요.

엉뚱하고 귀여운 닐스! 재치가 상당합니다!
기차터널이 되어주고 때론 기관사가 된 닐스보다 훨씬 작아져주는 아빠의 모습이 무척이나 흐뭇하게 합니다.
만세를 하고 턱을 괴고 손가락을 입에 넣고 맛을 보고 얼굴에 거품을 바르고 좋아서 헤헤 웃는 닐스의 모습은 마냥 순진하고 정말 우리 아이들의 모습처럼 아이답구요.
무지개 물고기 시리즈에서도 그렇지만 세 아이를 둔 마르쿠스 피스터의 생활과 예술이 접목된 것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엄마 아빠놀이를 하면서 아빠를 생각하고 또 엄마를 생각하며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가 정말 내 거울이란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대로 복사한 듯 어쩜 그리 말투와 억양 행동까지 다 따라하는지..
부모의 작은 모습 하나까지도 아이들 눈에 크게 들어온다는 것, 그리고 바람직한 부모의 모습이 무언가를 생각한 책읽기였습니다.
닐스와 닐스아빠의 다음 이야기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도 들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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