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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목욕탕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2
피터 시스 지음 / 시공주니어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의 관심대상인 동물,, 그중에서도 공룡은 단연 으뜸입니다.
지구상에 살았던!! 하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공룡이 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걸까요?
독특하고 다양한 여러 공룡들의 생김새?? 거대한 몸집??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현재 살아있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상상력과 호기심을 부추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집 큰아이도 박물관에서 보는 뼈 모형 뿐만 아니라 공룡이 나오는 화보집이나 그림책을 보면 "야! 공룡책이닷!!"하며 더 반가워하고 집중해 보는데요.. 다섯 살때부터 시작된 공룡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앞으로로도 계속 이어질거 같습니다.
아이들의 관심만큼이나 다양하게 나오는 공룡관련 도서들.. 그중에 요즘 읽고 있는 책은 [공룡 목욕탕]이에요.
이 책에는 글자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래 전에 사라졌던 공룡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지요.
그림만 있으니 보는 책이라 해야 맞을까요?
그림을 보는 책, 그림을 읽는 책, 그림을 말하는 책, 그림을 보며 상상하는 책..
어떤 식으로든 표현해도 좋겠지만 눈으로만 보아도 좋고 재잘재잘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만들면 더 좋을 책이에요.
사실 글자없는 그림책을 보면 좀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그림보다는 글자문화에 익숙해온 탓도 있겠고 제 머릿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점점 단순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대신 우리 아이들에겐 글이 없기 때문에 상상해볼 기회가 되고 각자 상상하는 대로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그림에 집중하고 다른 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지요.
작은 공룡인형을 갖고 놀던 아이가 목욕을 합니다.
옷은 다 벗었지만 공룡인형을 데리고 욕조 속에 몸을 담그네요.
크아앙~ 공룡의 울음소리를 내거나 공룡에게 하룻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해줄 듯도 하고요..
공룡을 마주하고 있는 아이는 무슨 말을 할까요?
그리고 이들에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욕조 안에 다른 공룡의 머리가 떠올랐어요. 그러자 아이와 공룡인형은 깜짝 놀랍니다.
공룡이 어디서, 어떻게 나타났을까요??
목욕탕에 있는 아이는 이제 상상의 세계로 들어와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아이 표정이 변하는 것처럼 아이의 상상세계는 놀라운 일들이 가득합니다
처음 욕조에서 얼굴을 내민 공룡 뿐만 아니라 욕조 밖에는 점점 몸집이 큰 공룡들이 뒤를 잇고 있어요.
계속 다른 종류의 공룡들이 나타나는데 그들은 서로 앞서 나온 공룡의 뒤를 쫓는 듯도 하고요.. 공룡이 커지는 만큼 이제 아이가 있는 욕조와 아이의 모습은 아주 작아졌지요.
그리고 마침내 접힌 책의 페이지가 길게 펼쳐지면 공룡이 살던 시대로 아이는 들어와 있습니다.
화산이 폭발하고, 모래가 가득한 사막 위 공룡들의 긴 여정,, 아이는 행군하는 공룡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지요.
앞에 나왔던 단순한 공룡 그림 대신 공룡의 특징을 제대로 확인하고 크기를 비교해 볼 수 있게 나와서 우리 아이들은 손가락을 짚어가며 공룡이름을 대느라 바쁘더군요.
마침 책의 앞뒷면 그림엔 이 책에 등장하는 콤프소그나투스, 데이노니쿠스, 트리케라톱스, 아파토사우루스 등 열세 마리의 공룡이 그려져 있어서 아이와 함께 주인공을 찾아 보기도 했어요.
그림책의 본문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만 먼저 이 책의 표지에 나온 여덟 마리의 공룡을 보며 어떤 상상이 떠올랐어요.
본문의 내용과는 좀 다르지만 표지그림 그 자체로 공룡들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한 편 만들어 들려주었더니 무척 재밌어 하더군요.
콤프소그나투스의 꼬리를 밟은 트리케라톱스, 모르쇠하는 표정으로 서로 고개를 딴곳으로 향한 트리케라톱스와 아파토사우루스 모두 잽싸게 달리다 멈칫 꼼짝않고 서있는 등한 공룡들의 모습은 아이들의 머릿 속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그려보게도 했고.. 공룡들이 무슨 말을 하고 누가 술래가 되었겠느냐 상상을 하게 했어요.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의 상상세상!
그림책 마지막 부분에서도 그렇지만 엄마가 수건을 들고 나타났을 때 공룡들은 이미 사라진 뒤죠.
"공룡이 나타났어요!! 엄마 봤어요? 트리케라톱스랑 스테고 사우루스가 지나갔잖아요!!"
하면서 호들갑스럽게 아이가 소리를 내지를것만 같아요.
목욕탕에서도 공룡시대를 꿈꿀 수 있는 아이다운 상상.. 그리고 이야기를 지어낸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귀기울여지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