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진행 중 보림어린이문고
베치 바이어스 지음, 김영욱 옮김, 박진아 그림 / 보림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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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사랑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사랑 이야기에서 사랑이란 그 주인공에겐 가장 중대한 일이기 때문이죠.
아이들의 사랑 이야기도 예외는 아닙니다.
요즘은 아이들도 어른 못지않게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아주 적극적이라고 하는데 여리고 소심한 사이먼에게 사랑은 혼자만의 비밀이나 다름 없습니다.
하지만 그냥 그대로 끝날까 싶던 사이먼의 사랑이 3년이 지난 후 조심스럽게 설레임과 두근거림으로 시작됩니다.



3년 전에 아빠가 집을 나가고 사이먼은 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지럽고 타락한 세상에서 벗어나 단순하게 살고 싶다던 아빠, 가족을 두고 떠나버린 아빠를 이해하려 하지만 어린 사이먼에게 아빠의 빈자리는 크기만 합니다.
이런 상실감은 사이먼에게 반항심 비슷한 감정을 키우게 되고..
이 학년 글짓기 시간에 아빠에 대해 글을 쓰기 싫었던 사이먼은 한 살 때 아빠가 돌아가셔서 쓸말이 없던 토니와 금새 친해집니다.
그리고 항상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시빌이 자신의 시에 투표를 해주었을 때 사이먼은 시빌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사이먼은 친한 토니에게나 당사자인 시빌에게도 이런 일들을 전혀 내색하지 않고 삼 년이라는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어느날 사이먼은 토니도 시빌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지요.
토니는 있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친구들의 입장을 곤란하게 하고 잘난 척과 허풍도 서슴치 않는 아이인데 시빌에게 사이먼에 대한 거짓 이야기를 전하는 걸 보면서 사이먼은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시빌에게 다가서게 됩니다.

사이먼은 저녁을 먹자마자 곧바로 집을 나선 길이었다. 이번에는 잃어버린 것을 찾는 시늉 따위는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거짓말과 거짓 행동은 지금까지로 충분했다. 사이먼은 어른처럼 곧바로 현관문으로 걸어가, 벨을 누르고, 시빌을 만나러 왔다고 말할 참이었다. "실은 극장에서 해리엇 옆에 앉고 싶지 않았어"라고.  (본문에서 p.143)
 
이 책의 주인공들인 사이먼과 토니, 시빌처럼 사춘기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일까요?
아련히 누군가를 좋아했던 기억도 떠오르고 사춘기를 시작하는 소년들의 심리, 그들의 시샘과 경쟁심도 은근 공감하게 되어 책을 읽는 재미가 더해졌어요.
시도때도 없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거짓말을 일삼는 토니와 다르게 당당함과 솔직함으로 나선 사이먼이 시빌과 자전거 데이트를 할 땐 통쾌함까지 느껴지기도 했구요.
사이먼 스스로 자신이 최후의 승자라 생각할 때는 화이팅!이라 말해주고 싶었답니다.

토니의 모습을 보면서 사이먼은 아빠가 집을 나가 사는 것도 삶에 대한 거짓일 수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아빠를 불쌍하게 생각하게 되고 더 나아가 삶이란 것이 살다가 어려울 때가 생기기도 하지만 더 좋은 일이 생기는 거라 깨닫게 되지요.
주인공 사이먼을 통해 학교와 가정, 친구 관계에서 아이들의 감정이 움직이고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제 곧 사춘기가 되어 자라날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사이먼처럼 스스로 느끼고 또 깨닫고 성장해 나가는 부분도 있겠지만 아이의 건강한 몸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도 느껴졌고요.
이제 막 순수하고 풋풋하게 사랑을 키워나가는 사이먼의 첫사랑 이야기..
첫사랑이란 이름만큼이나 두근두근 긴장되기도 하고 때론 안타깝고 때론 그 상황에 웃음지으며 읽었는데 마지막에선 '토니가 그대로 물러날 것인가?' 하는 궁금증과 장난스런 상상도 해보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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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주머니 이야기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9
이억배 글.그림 / 보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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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배 지음 / 보림

옛날에 이야기를 아주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어요.
이야기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이야기판이 벌어지는 곳이라면 어디든 다 쫓아다니며 들었지요.
그런데 아이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 좋아하고 남에게 이야기해 주지는 않았어요.
대신 이야기를 종이에 적어 주머니에 넣고 꽁꽁 졸라맨 다음 자기방 벽장에 넣어 두었어요.
여러 해 동안 커다란 주머니에는 이야기가 가득 찼고.. 아이도 자라서 장가를 갈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장가 들기 전날 밤, 신랑방에 군불을 때던 머슴은 수군수군 방에서 들리는 말소리를 듣게되지요.
오랫동안 이야기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이야기들은 아이에게 한을 품고 마침내 장가가는 아이에게 해코지를 하려 합니다.
귀신들의 이야기를 엿들은 머슴은 장가가는 신랑과 동행하며 신랑을 구해주고..
집으로 돌아온 신랑은 벽장에서 이야기 주머니를 꺼내 갇혀 있던 이야기들을 여기저기 훨훨 날아갈 수 있게 해줍니다.
머슴은 신랑 집에서 내준 살림으로 잘 살고 후엔 아주 이름난 이야기꾼이 되었다고요.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 앞으로 읽으나 뒤로 읽으나 제목이 같아 재미있지요?^^
'이야기 주머니'에 오랫동안 갇혀 있던 이야기들이 귀신이 되어 해코지까지 하다니!!
이야기가 좀 무섭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소통의 중요성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야기가 무서운 반면 동글동글 귀여운 표정과 따스한 색채로 그려진 그림은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반쪽이>를 그리신 이억배님이 쓰고 그리셨습니다.
앞표지에서는 복주머니 모양을 한 이야기 주머니 주변으로 이야기 귀신들과 해코지하려던 산딸기와 청실배가 그려져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뒷표지에 그려진 이야기 주머니에요.
바로 이 그림책의 이야기가 이야기 주머니 안에 가득 쓰여져 있거든요.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 그 자체가 또다른 이야기가 되어 주머니 안에 있고 지금 이순간 전해지고 있으니 재미있는 설정이지요?
 
나중에 이야기 주머니에서 풀려난 이야기들은 화면 가득 구름처럼 그림으로 피어납니다.
그걸 보며 아이들과 어떤 옛날이야기인지 맞춰보기도 했어요.
<견우와 직녀>, <팥죽할멈과 호랑이>, <구미호>, <혹부리 영감님>, <반쪽이>, <선녀와 나무꾼>을은 맞추는데 <토끼와  자라>를 보고는 유주가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라 하고 규현이는 호랑이가 담뱃대 무는 그림을 보고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에 나오는 호랑이와 토끼라며 그게 옛날이야기냐고 묻습니다.^^
아이들에게 해주어야할 옛날 이야기는 많은데 말주변은 없고.. 구수한 이야기 책으로 대신해주어야겠어요.
   
신문에서 사진을 오려 붙이고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만들어 보았어요.
원래 사진 밑에는 대부분 사진 설명기사가 있어서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의 일인가를 설명해주고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걸 읽어주지 않고 사진을 보면서 각자가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말주머니를 만들어 보게 했습니다.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유치원에서 배운거라며 제일 먼저 반갑게 오리더군요.
사과가 많은 사진은 제가 정해준 것이고.. 오려낸 사진을 다시 종이에 배열해 붙인 다음 말주머니를 만들어보라 했어요.
자기 생각을 쓰면서도 '엄마 생각은 어떠느냐?' 묻고 또 엉뚱하게 적으면서 재밌다 신나 합니다.


커다란 꽃 하트 앞에서 사랑을 구하는 남자에겐 "저랑 결혼해 주세요" 라 쓰고
여자는 뭐라 적어야할지 모르겠다고 망설이더니 더 채워넣을 수 없게 아주 큰 글씨로 '네'라고 적어 놓고는 아주 신나 했어요.
복잡한거 싫어하고 단순하고 간략한거 좋아하는 규현이다운 말주머니 ^^

자유의 여신상에는 생각지 못한 말을 적었더군요.
"역시 난 천재야" 이유인즉,,
맨날 높은 곳에서 무거운 것을 든 채 팔을 들고 있으니까 똑똑하다는 것입니다.


유주도 해보고 싶다해서 규현이가 오린 사진을 내주었어요.
유주가 말주머니를 만든 것은 신문기사로 쓰인 사진이 아니고 광고사진인데.. 되레 유주가 척척 빠른 속도로 말주머니를 써 붙이고 때론 이야기를 지어내 설명도 곁들입니다.
(평소때도 규현이보다 유주가 여자아이라 그런지 책에서 읽거나 들은 이야기 전달은 더 조곤조곤 잘하는 거 같아요.)


먼저 한복 붙인 여자를 붙이고 "한복 예쁘죠?"하고 묻는다고요..
나중에 '강호동'이란 말주머니를 그려놓았는데 한복 입은 여자 뱃 속에 아기 강호동이 들어 있어서 한복이 뚱뚱하다 말합니다.

아래 사진은 우리 식구들이 소풍을 나와 있다구요.
할아버지는 "아 졸려" 하고 할머니가 "난 나비가 좋아" 한다길래 '나비가 없지 않느냐?' 물으니 옆에 나비 한 마리를 그려 놓았어요.
아이들은 "나 잘 생겼죠?", " 나 예쁘죠?" 묻고 있고 엄마는 "집에 가고 싶다", 아빠는 "떡볶기 먹고 싶다!" 라 하네요.
위에 볼펜그림은 그냥 규현이 하는 동안 그려본거라 하네요.


규현이는 청사과를 갖고 있는 여자들의 모습을 보고는 "얼마에요?", "500원이에요", "싱싱하겠다'라고 적었고..
음식을 대접하는 사람들의 사진은 오른편부터 말주머니를 읽게 "나도 먹고 싶다"하니 할머니가 "됐어"하고 옆에 사람은 "한입만요" 하고 또 옆에사람은 큭큭 웃고 있다며 나름 재미난 상황을 만들어 놓았어요.

찬찬히 보니 유주가 만든 말주머니는 각자 따로 하는 말주머니이고
규현이가 만든 말주머니는 어떤 상황이 있고 서로 대화를 나누듯 대화글로 만들어졌네요.

한가지 사진을 보고도 아이들마다 다른 이야기와 상황, 말들을 만들어내겠지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직은 어렵지만 사진을 관찰하며 이야기와 말을 만들고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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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눈맞춤책 - 전3권 - 날개할아버지의 우리 아기 눈맞춤책 시리즈
안상수.이상희 지음 / 보림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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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큰 아이가 보행기에 탈 무렵에 처음 '사과가 쿵'그림책을 보여 주면서 그림책읽기를 시작한 거 같아요.
영유아를 위한 초점책이 있지만 정작 그때만 해도 따로 그런 책이 있는지 몰랐고 하루의 대부분을 먹고 자는 데 다 보내는 아주 어린 아기에게 그림책이 필요하리라곤 생각도 못한 초보맘이었더랬지요.
선배맘이었던 친구가 집에 놀러오면서 선물한 그림책 몇 권이 우리 아이의 첫 그림책이 되었답니다.
그런데 그림책을 처음 만난 아이의 반응은 생각보다 놀랍더군요.
아빠나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 한참씩 뚫어져라 바라보던 아이의 호기심 어린 눈길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이 책을 처음 보는 순간, 우리 아이들 아가 적에 보여주었음 참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맑고 순수한 아가들을 그대로 닮은 듯! 책 속엔 엄마가 들려주고픈 이야기와 보여주고픈 그림이 담겨 있더군요. 



[날개할아버지의 우리 아기 눈맞춤책]
책 이름이 참 예쁘지요?
초점책이라는 이름 보다 눈맞춤책이라는 문구가 더 정감가고 애틋한 거 같아요.
책을 쓰고 그린 과정을 알게 되면 책에 더 애착이 가는데 이책도 그렇습니다.
날개할아버지는 우리가 쓰고 있는 한글 글꼴 '안상수체'를 만드신 안상수교수님의이시고요..
실제로 이 책은 첫 손녀딸이 태어났을 때 가지셨던 감사의 마음을 담아 만드셨다고 해요.
세상에 태어나 처음 책을 보게 되는 아기를 위해 그리고 아가들과 부모의 교감을 위해 우리네 정서에 맞게 민화와 한국 전통 문양에서 이미지를 만들어 내셨다고 하는데 마치 아가들만의 문자인양 그림 속엔 아이에게 보여주고픈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 소중한 아가를 향한 축복과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날개할아버지의 우리 아기 눈맞춤책>은 영아의 시각과 지각 발달 월령에 맞추어 3권으로 구성해 만들었다고 해요.
갓 태어난 아기들은 색구분을 못하고 밝고 어두운 정도의 명암만 구분할 수 있다고 하는데 1권인 [해님 달님 우리 아기]편은 바로 갓난아기들을 위해 흑백으로만 그려져 있어요.
붓그림처럼 살짜기 번짓듯 굵으면서도 둥근 느낌의 그림들은 어떤 상징언어처럼 부드럽고 편하게 보여집니다.
'아빠 손처럼 따스한 해님'과 '엄마 웃음처럼 환한 달님'이 있고 '해님 숨결과 달님 숨결' '엄마 품 속과 아빠 눈속에 담겨' 나온 아기의 탄생 여정과 엄마 아빠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또 얼마나 축복하는가를 이야기로 담고 있어요.



아롱다롱 꽃이에요.
우리 아기 꽃 아기
동실동실 구름이에요.
우리 아기 구름 아기.
파릇파릇 풀잎이랍니다,
우리 아기 풀잎 아기  (본문에서)

예쁜 모양말은 아기에게도 아기를 비유한 낱말 꽃, 구름, 풀잎, 비 등에도 생명력을 부여하는 듯 합니다.
아이에게 보여주고픈 것들 가운데 순수하면서도 가장 어여쁜 것들이기도 하지요. 
2권 [아롱다롱 우리 아기]편은 서서히 빛깔을 분간하고 사물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는 백일 전후의 아가들을 위한 책이라 하네요.
단순한 상징그림처럼 보이는 꽃과 구름, 나무, 비, 열매, 동그라미 그림은 우리나라 민화에서 따왔다고요..
오방색으로 채색된 고운 색들의 대비가 눈길을 끕니다. 



생후 6개월이후부터는 대부분의 색을 구분할 수 있고 움직이는 사물을 따라가며 초점을 맞출 만큼 시각과 지각이 발달한다고 해요.
3권 <우리 아기 보러 와요>편에는 아기들이 대체로 좋아하는 동물 그림이 그려져 있고 앞 권과 다르게 올록볼록한 입체감이 느껴지는 종이라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면서 촉감도 느끼고 그림에서 다른 재미를 맛보게 되겠구요. 
팔랑팔랑, 찰박찰박, 훨훨훨, 사뿐사뿐, 폴짝폴짝, 엉금엉금.. 동물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재미난 의태어와 노랑, 파랑, 갈색, 분홍 등 표준색깔말이 있어 또래 아가들에게 고운 말과 색에 대한 이해도 더해줄 듯 하네요.

작은 손바닥 크기인 책은 엄마가 아이를 안고 한 손으로도 쉽게 넘겨 볼 수 있어요.
처음 사물을 인지하게 되는 아가들에게 보여주고픈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
엄마, 아빠의 다정한 목소리가 더해져 책읽기를 하다보면 아기에게 편안함과 안도감을 주고 아기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그리고 행복감이라는 감정을 갖을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엄마 아빠에게도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간이 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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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야옹이 키다리 그림책 10
파리데 카라바리 지음, 남정은 옮김, 리써 자밀레 바르제스테 그림 / 키다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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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데 카라바리 글 / 리써 자밀레 바르제스테 그림 / 남정은 옮김 / 키다리

너는 좀처럼 내게 쉽게 다가오지 않아!
하지만 네가 없다면, 세상은 심심하고 따분할 거야!
너는 고약한 마법사처럼 심술을 부리기도 해.
하지만 네가 있어서, 신비로운 마법사 이야기를 지어 낼 수 있지.
너는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
하지만 누구도 너를 함부로 하지는 않아.
너는 거짓말쟁이 도둑.
하지만 네가 있어서, 
재미있는 숨바꼭질 놀이를 할 수 있어.      (본문에서)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올려 글을 써본 적이 있는가요?
저는 막상 글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던데요..
이 책에서는 고양이를 향한 아이의 마음이 솔직하면서도 다양하게 그리고 시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요.
고약한 마법사이자 말썽꾸러기, 거짓말쟁이 도둑이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나 할까?
오히려 그런 단어들이 그 뒷문장을 강조하는 듯 하고 그 안에서 따스한 애정과 손길이 느껴집니다.
고양이를 소재로 한 그림책들이 많은데 이란 그림책인 [내 사랑 야옹이]는 은유와 환상적인 그림이 많아요. 
시시때때로 공룡, 사자, 사냥꾼, 천둥, 번개, 도깨비, 뿔 달린 거인이 되는 고양이의 모습은 독특한 그림으로 관찰됩니다.
흑색의 지면에 펼쳐진 하얀색의 조화, 그리고 글이자 그림의 일부로 표현되는 이란어들이 새롭더군요.
책의 뒤에 있는 이책에 관한 소개를 읽다보면 본문만 읽어서 알지 못했던 책의 깊이와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열다섯 가지의 이란어가 소개되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이란어를 따라 읽으면서 큭큭 웃더라구요.
내나라 말이 아니라 돌아서면 잃어버리고 몇 개 기억하기 어렵지만 그림같은 이란어와 다른 나라의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고 배울 수 있었던 그림책입니다.


규현이 유치원에 간 동안 유주에게 독후활동 하자고 종이를 줬더니 종이에 비해 너무 작은 야옹이를 그리더라구요.
그래서 크게 그리면 더 좋겠다 했더니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결국 머리와 몸통은 제가 해주고 발과 얼굴만 유주가 그림을 그려 놓았어요.

며칠 전 이책을 읽고 '독후활동을 무얼 하면 좋겠느냐?' 물으니 규현이가 고양이를 그리고 글자를 오려 붙이자 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자음만 따로 읽긴 하지만 자음을 순서대로 오려 붙이면서 자음과 모음의 차이를 익혔으면 하는 바램으로.. 신문에서 자음만 오려보자 했어요.
그랬더니 유주가 글자 붙이지 말고 색칠을 해 야옹이를 만들자 요구합니다.
그래서 원래의 계획을 수정, 유주가 야옹이를 칠하면 규현이와 제가 오린 자음을 그 위에 순서대로 붙이면서 줄무늬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규현이가 글자 모양대로 가위질을 하면서 "완벽하게 오려 멋지지?" 합니다.
그런데 몇 개 하다가는 어깨가 빠지겠다고 싹뚝썰기로.. 또 한글을 오린댔다가 영어를 오린댔다가... 결국은 숫자까지 오렸어요.
글자를 다 오린 규현이가 고양이 꼬리를 무지개색으로 하고 싶다며 칠하자 순조롭게 얼굴색을 칠하면서 왜 하늘색을 칠했는지 설명을 하던 유주가 냉큼 꼬리쪽으로 붙더군요.
아무말 않고 목 아래로 자리를 옮긴 규현이가 무지개색으로 칠할거라며 꼼꼼히 칠하길래 칭찬을 했두만 유주가 또 규현이랑 하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그 바람에 규현이도 두 번 양보안할거라고 화를 내고.. 유주를 달래던 엄마도 벽창호같은 유주에게 목소리가 커지고... 그 사이 규현이는 무지개 색칠 대신 무지개 사다리를 그려 놓았어요.
유주가 한바탕 울고나자 속이 풀렸는지 색칠을 다시 할거라 합니다.
덩달아 규현이도 유주에게 급 친절해져서 함께 엉덩이를 칠하자고 크레파스를 집어주더라구요.
그런데 세 개씩 한꺼번에 쥐고 칠해야 한다고 둘이 열심히 색칠을 하더니 무지개 없는 무지개 색을 만들었다 합니다.
규현이가 "무슨 색이냐?" 물으니 유주는 '뽕따 빠삐코 색깔'이라 맞장구를 치고 둘이는 희희락락~
오린 글자를 붙여야 하는데 아이들이 놀겠다고 그림은 담날로 미룹니다.



규현이에게 고양이의 몸통 줄무늬는 자음을 순서대로 찾아 붙이게 했어요.
막상 붙이려하니 자음이 없는 것도 있고 유주가 없는 것을 찾아 오려줍니다.
자음이 두 번 이어지고 꼬리는 영어를 붙이겠다고 나름 크기를 봐가며 붙이더니 규현이는 졸립다 잠이 들어 버렸어요.

신문지로 고양이 모양을 오려 주었더니 유주는 글자로 고양이 얼굴을 꾸미려다가 다시 크레파스로 그리겠다고요.. 빨간 줄무늬로 그린 이유가 빨리 하려고 그랬다 설명합니다.
고양이 위로는 고양이의 먹이가 있다며 색을 칠해 손바닥으로 부벼 놓고.. 야옹이는 엄마고양이라 아기 고양이를 데리고 어딘가로 가고 있다네요.
어제 오늘 비가 내려선지 유주가 고양이가 있는 곳에도 비가 온다며 구름과 비를, 그리고 고양이 머리 위로는 꽃우산을 그려 놓았어요.
(그런데 너무 작은 우산이라 비를 다 맞게 생겼습니다. ㅋㅋ)

유주에게 동시를 지어볼까 물었더니 어느새 글자를 쓰고 있었어요.
모르는 글자는 일러주고 어떤 말을 쓸거냐 이야기하며 썼는데.. 내용은 없지만 유주만의 동시와 동시화로 완성되었어요.


고양아 어디 가니?
비 오는데 또 어디 가니?

- 소풍갈거야

아기 데리고 어디 가니?

- 아가랑 즐거운 소풍갈거야

ㄱㄴ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고양이 줄무늬가 ㄱ ㄴ ㄷ이라 동시 속에도 자음을 다 넣어주었다는 설명을 합니다.
글자무늬를 한 특별 고양이들..
그림을 보다가 문득
글은 쓰기에 따라 무지개색이 될 수도 있고 뽕따 빠삐코 색깔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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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 권혁도 세밀화 그림책 시리즈 4
권혁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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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동화와 놀이' 원화 전시회에서 권혁도 작가의 세밀화를 본 후 <세밀화로 보는 호랑나비 한살이> 책을 통해 아이들과 세밀화를 따라 그려본 적이 있어요.
말이 세밀화지 투명지를 대고 아이들이 윤곽선을 따라 그려본 게 다였는데 아이들이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해 따라하던 모습을 보면서 작가는 하나하나 얼마나 정성을 다하고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얼마나 숨죽이고 많은 시간 그들의 몸짓과 그들의 변화를 기다렸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도 제목 그대로 세밀화로 나비 애벌레 14종을 작가가 직접 관찰하면서 그리고 쓴 그림책이라고 해요.
순간이 아닌 오랜시간,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기다리고 그들의 변화에 놀라면서 만들어낸 생명의 기록이기도 한 것이지요.
우리는 흔히 나비를 보고는 아름답다 말하기 쉽지만 애벌레를 보고는 어깨가 움츠러들고 쉽게 손내밀어지지 않습니다.
알에서 애벌레로 그리고 다시 번데기에서 나비로 성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생김새때문에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것이죠.
이에 작가는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겪는 여러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 애벌레가 자연 속에 살아가는 작고도 아름다운 생명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하네요.



그림책은 나뭇잎을 갉아 먹고 있는 애벌레를 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이 아이들은 지금의 우리아이들 모습같기도 하고 꽃잎 위에 앉은 나비를 잡을까 말까 기회를 노리던 어린시절의 제 모습 같기도 하네요.
사방이 조용해지고 작은 벌레의 움직임에 두 눈과 온 신경이 동시에 멈추었던 기억이 어젯일 같습니다.
누군가 아이들을 이끌고 이들에게 자상히 설명을 하는 듯한 대화체로 글이 이어집니다.

집앞 탱자나무에서 호랑나비 애벌레를 찾았어.
처음에는 새똥인 줄 알았는데 꼼지락대서 살펴보니까 애벌레야.
왜 호랑나비 애벌레는 더러운 새똥을 흉내 낼까?
새들은 먹잇감으로 애벌레를 아주 좋아하거든.
하지만 애벌레 몸집이 커지면 더 이상 작은 새똥 흉내를 낼 수가 없어.
네 번째 허물을 벗을 때 몸을 나뭇잎 같은 보호색으로 바꾸고 숨어 살아.
그래도 새들에게 들키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뿔을 내밀어서 쫓아 버리지.  (본문에서)

한쪽 페이지엔 탱자나무에 있는 초록빛 호랑나비 애벌레가 옆 페이지에는 탱자나무와 2령된 호랑나비 애벌레 그리고 새통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작가는 꼼꼼하게도 애벌레의 령나이와 발견장소 그리고 애벌레가 좋아하는 먹이와 서식지, 자기 방어 요령과 이를 위한 식생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권혁도 작가는 나비 애벌레의 생김새와 아름다움을 어린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해 애벌레를 실제보다 훨씬 더 크게 그렸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애벌레들은 제법 큰 판형인 이책의 절반정도 크기에요.
금방이라도 음직일 듯 순간 정지된 모습을 하고 있는 애벌레들은 가는 솜털과 겹이진 주름, 가시, 턱 등 구석구석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서 이제막 곤충과 생물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이라면 한참 눈여겨 보게 될거에요.
제가 갖고 있는 책중에 권혁도 작가가 그린 <세밀화로 보는 곤충의 생활>이 있는데 이책이 더 정교하고 필선이 부드럽게 느껴져 말 그대로 세밀함이 살아있는 듯 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14종의 나비중엔 '호랑나비'나 '노랑나비'도 있지만 유난히 더 징그럽게 생긴 '사향제비나비애벌레', 가시 끝이 따가울거 같은 '네발나비 애벌레', 생김새와 다르게 이름이 귀여운 '애기세줄나비 애벌레' 사슴뿔을 닮은 더듬이를 가진 '홍점알락나비 애벌레' 한없이 조용하고 점잖아 보이는 '왕자팔랑나비 애벌레' 무서운 경계색을 가진 '암끝검은표범나비 애벌레', 가을에 보이는 '긴꼬리제비나비 애벌레' 등 이제껏 우리가 흔히 알고 있지 못했던 애벌레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작가는 이들을 관찰하다가 때론 집으로 데려오기도 하고 일부러 다른 생태관에서 알을 가져왔다 쓰고 있어요.

아이들과 밖을 나가도 우리들의 눈은 훨훨 하늘을 나는 나비로만 향했지 날아오르는 꿈을 꾸는 나비애벌레에 대해선 그동안 어떤 관심도 없었는데 작가의 노력에 관한 글과 세밀화 그림을 통해 나비의 종류와 애벌레의 모습에 작은 호기심과 계획을 갖게 되었어요.
헤쳐보려 하지 않았던 수풀도 뒤적여보고 우리가 보는 나무에 어떤 애벌레들이 살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도을 가져보았거든요.
아직은 이들의 변화나 개성넘치는 모습이 신기하고 관심가지만 슬슬 그 소중함도 배워나가겠지요.. 

책의 마지막 부록 <나비 애벌레 생김새를 살펴보았어>에서는 애벌레 몸의 구조를 세분화해 그림과 함께 소개하고 있어요.
레코더를 불 듯 애벌레의 여러 다리들이 나뭇가지를 붙들고 있는 모습, 진짜 눈인 줄 알았던 것이 가짜눈이란 말에 아이들은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그리고 나비 애벌레들이 천적에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 서로 다른 생존전략 - 보호색이나 위장술, 고약한 냄새와 공생관계까지 - 을 갖고 있는 것이 새삼스럽기도 하고 작은 생명이지만 그들이 갖는 능력과 재능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겠더라구요.
모두 성장한 나비들의 모습은 책의 맨 뒤 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애벌레를 닮지 않은 다른 모습의 나비들이 훨훨 힘차게 날아오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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