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야옹이 키다리 그림책 10
파리데 카라바리 지음, 남정은 옮김, 리써 자밀레 바르제스테 그림 / 키다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파리데 카라바리 글 / 리써 자밀레 바르제스테 그림 / 남정은 옮김 / 키다리

너는 좀처럼 내게 쉽게 다가오지 않아!
하지만 네가 없다면, 세상은 심심하고 따분할 거야!
너는 고약한 마법사처럼 심술을 부리기도 해.
하지만 네가 있어서, 신비로운 마법사 이야기를 지어 낼 수 있지.
너는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
하지만 누구도 너를 함부로 하지는 않아.
너는 거짓말쟁이 도둑.
하지만 네가 있어서, 
재미있는 숨바꼭질 놀이를 할 수 있어.      (본문에서)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올려 글을 써본 적이 있는가요?
저는 막상 글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던데요..
이 책에서는 고양이를 향한 아이의 마음이 솔직하면서도 다양하게 그리고 시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요.
고약한 마법사이자 말썽꾸러기, 거짓말쟁이 도둑이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나 할까?
오히려 그런 단어들이 그 뒷문장을 강조하는 듯 하고 그 안에서 따스한 애정과 손길이 느껴집니다.
고양이를 소재로 한 그림책들이 많은데 이란 그림책인 [내 사랑 야옹이]는 은유와 환상적인 그림이 많아요. 
시시때때로 공룡, 사자, 사냥꾼, 천둥, 번개, 도깨비, 뿔 달린 거인이 되는 고양이의 모습은 독특한 그림으로 관찰됩니다.
흑색의 지면에 펼쳐진 하얀색의 조화, 그리고 글이자 그림의 일부로 표현되는 이란어들이 새롭더군요.
책의 뒤에 있는 이책에 관한 소개를 읽다보면 본문만 읽어서 알지 못했던 책의 깊이와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열다섯 가지의 이란어가 소개되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이란어를 따라 읽으면서 큭큭 웃더라구요.
내나라 말이 아니라 돌아서면 잃어버리고 몇 개 기억하기 어렵지만 그림같은 이란어와 다른 나라의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고 배울 수 있었던 그림책입니다.


규현이 유치원에 간 동안 유주에게 독후활동 하자고 종이를 줬더니 종이에 비해 너무 작은 야옹이를 그리더라구요.
그래서 크게 그리면 더 좋겠다 했더니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결국 머리와 몸통은 제가 해주고 발과 얼굴만 유주가 그림을 그려 놓았어요.

며칠 전 이책을 읽고 '독후활동을 무얼 하면 좋겠느냐?' 물으니 규현이가 고양이를 그리고 글자를 오려 붙이자 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자음만 따로 읽긴 하지만 자음을 순서대로 오려 붙이면서 자음과 모음의 차이를 익혔으면 하는 바램으로.. 신문에서 자음만 오려보자 했어요.
그랬더니 유주가 글자 붙이지 말고 색칠을 해 야옹이를 만들자 요구합니다.
그래서 원래의 계획을 수정, 유주가 야옹이를 칠하면 규현이와 제가 오린 자음을 그 위에 순서대로 붙이면서 줄무늬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규현이가 글자 모양대로 가위질을 하면서 "완벽하게 오려 멋지지?" 합니다.
그런데 몇 개 하다가는 어깨가 빠지겠다고 싹뚝썰기로.. 또 한글을 오린댔다가 영어를 오린댔다가... 결국은 숫자까지 오렸어요.
글자를 다 오린 규현이가 고양이 꼬리를 무지개색으로 하고 싶다며 칠하자 순조롭게 얼굴색을 칠하면서 왜 하늘색을 칠했는지 설명을 하던 유주가 냉큼 꼬리쪽으로 붙더군요.
아무말 않고 목 아래로 자리를 옮긴 규현이가 무지개색으로 칠할거라며 꼼꼼히 칠하길래 칭찬을 했두만 유주가 또 규현이랑 하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그 바람에 규현이도 두 번 양보안할거라고 화를 내고.. 유주를 달래던 엄마도 벽창호같은 유주에게 목소리가 커지고... 그 사이 규현이는 무지개 색칠 대신 무지개 사다리를 그려 놓았어요.
유주가 한바탕 울고나자 속이 풀렸는지 색칠을 다시 할거라 합니다.
덩달아 규현이도 유주에게 급 친절해져서 함께 엉덩이를 칠하자고 크레파스를 집어주더라구요.
그런데 세 개씩 한꺼번에 쥐고 칠해야 한다고 둘이 열심히 색칠을 하더니 무지개 없는 무지개 색을 만들었다 합니다.
규현이가 "무슨 색이냐?" 물으니 유주는 '뽕따 빠삐코 색깔'이라 맞장구를 치고 둘이는 희희락락~
오린 글자를 붙여야 하는데 아이들이 놀겠다고 그림은 담날로 미룹니다.



규현이에게 고양이의 몸통 줄무늬는 자음을 순서대로 찾아 붙이게 했어요.
막상 붙이려하니 자음이 없는 것도 있고 유주가 없는 것을 찾아 오려줍니다.
자음이 두 번 이어지고 꼬리는 영어를 붙이겠다고 나름 크기를 봐가며 붙이더니 규현이는 졸립다 잠이 들어 버렸어요.

신문지로 고양이 모양을 오려 주었더니 유주는 글자로 고양이 얼굴을 꾸미려다가 다시 크레파스로 그리겠다고요.. 빨간 줄무늬로 그린 이유가 빨리 하려고 그랬다 설명합니다.
고양이 위로는 고양이의 먹이가 있다며 색을 칠해 손바닥으로 부벼 놓고.. 야옹이는 엄마고양이라 아기 고양이를 데리고 어딘가로 가고 있다네요.
어제 오늘 비가 내려선지 유주가 고양이가 있는 곳에도 비가 온다며 구름과 비를, 그리고 고양이 머리 위로는 꽃우산을 그려 놓았어요.
(그런데 너무 작은 우산이라 비를 다 맞게 생겼습니다. ㅋㅋ)

유주에게 동시를 지어볼까 물었더니 어느새 글자를 쓰고 있었어요.
모르는 글자는 일러주고 어떤 말을 쓸거냐 이야기하며 썼는데.. 내용은 없지만 유주만의 동시와 동시화로 완성되었어요.


고양아 어디 가니?
비 오는데 또 어디 가니?

- 소풍갈거야

아기 데리고 어디 가니?

- 아가랑 즐거운 소풍갈거야

ㄱㄴ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고양이 줄무늬가 ㄱ ㄴ ㄷ이라 동시 속에도 자음을 다 넣어주었다는 설명을 합니다.
글자무늬를 한 특별 고양이들..
그림을 보다가 문득
글은 쓰기에 따라 무지개색이 될 수도 있고 뽕따 빠삐코 색깔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