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진행 중 보림어린이문고
베치 바이어스 지음, 김영욱 옮김, 박진아 그림 / 보림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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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사랑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사랑 이야기에서 사랑이란 그 주인공에겐 가장 중대한 일이기 때문이죠.
아이들의 사랑 이야기도 예외는 아닙니다.
요즘은 아이들도 어른 못지않게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아주 적극적이라고 하는데 여리고 소심한 사이먼에게 사랑은 혼자만의 비밀이나 다름 없습니다.
하지만 그냥 그대로 끝날까 싶던 사이먼의 사랑이 3년이 지난 후 조심스럽게 설레임과 두근거림으로 시작됩니다.



3년 전에 아빠가 집을 나가고 사이먼은 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지럽고 타락한 세상에서 벗어나 단순하게 살고 싶다던 아빠, 가족을 두고 떠나버린 아빠를 이해하려 하지만 어린 사이먼에게 아빠의 빈자리는 크기만 합니다.
이런 상실감은 사이먼에게 반항심 비슷한 감정을 키우게 되고..
이 학년 글짓기 시간에 아빠에 대해 글을 쓰기 싫었던 사이먼은 한 살 때 아빠가 돌아가셔서 쓸말이 없던 토니와 금새 친해집니다.
그리고 항상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시빌이 자신의 시에 투표를 해주었을 때 사이먼은 시빌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사이먼은 친한 토니에게나 당사자인 시빌에게도 이런 일들을 전혀 내색하지 않고 삼 년이라는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어느날 사이먼은 토니도 시빌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지요.
토니는 있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친구들의 입장을 곤란하게 하고 잘난 척과 허풍도 서슴치 않는 아이인데 시빌에게 사이먼에 대한 거짓 이야기를 전하는 걸 보면서 사이먼은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시빌에게 다가서게 됩니다.

사이먼은 저녁을 먹자마자 곧바로 집을 나선 길이었다. 이번에는 잃어버린 것을 찾는 시늉 따위는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거짓말과 거짓 행동은 지금까지로 충분했다. 사이먼은 어른처럼 곧바로 현관문으로 걸어가, 벨을 누르고, 시빌을 만나러 왔다고 말할 참이었다. "실은 극장에서 해리엇 옆에 앉고 싶지 않았어"라고.  (본문에서 p.143)
 
이 책의 주인공들인 사이먼과 토니, 시빌처럼 사춘기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일까요?
아련히 누군가를 좋아했던 기억도 떠오르고 사춘기를 시작하는 소년들의 심리, 그들의 시샘과 경쟁심도 은근 공감하게 되어 책을 읽는 재미가 더해졌어요.
시도때도 없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거짓말을 일삼는 토니와 다르게 당당함과 솔직함으로 나선 사이먼이 시빌과 자전거 데이트를 할 땐 통쾌함까지 느껴지기도 했구요.
사이먼 스스로 자신이 최후의 승자라 생각할 때는 화이팅!이라 말해주고 싶었답니다.

토니의 모습을 보면서 사이먼은 아빠가 집을 나가 사는 것도 삶에 대한 거짓일 수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아빠를 불쌍하게 생각하게 되고 더 나아가 삶이란 것이 살다가 어려울 때가 생기기도 하지만 더 좋은 일이 생기는 거라 깨닫게 되지요.
주인공 사이먼을 통해 학교와 가정, 친구 관계에서 아이들의 감정이 움직이고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제 곧 사춘기가 되어 자라날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사이먼처럼 스스로 느끼고 또 깨닫고 성장해 나가는 부분도 있겠지만 아이의 건강한 몸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도 느껴졌고요.
이제 막 순수하고 풋풋하게 사랑을 키워나가는 사이먼의 첫사랑 이야기..
첫사랑이란 이름만큼이나 두근두근 긴장되기도 하고 때론 안타깝고 때론 그 상황에 웃음지으며 읽었는데 마지막에선 '토니가 그대로 물러날 것인가?' 하는 궁금증과 장난스런 상상도 해보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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