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백희나 글. 그림 / 스토리보울

너무너무 더워서 잠도 오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아주아주 무더운 여름날 밤,
모두들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과 선풍기를 쌩쌩 틀어놓고 잠을 청하려 했지요.
달이 녹아내리고 있는 걸 발견한 반장 할머니는 큰 고무대야에 달방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노오란 달 물을 샤베트 틀에 나누어 담고 냉동칸에 넣어 두지요.
잠시 후, 전기가 모두 나가버리고 온 세상이 깜깜해졌지만 할머니 집에서는 노란 빛이 새어 나옵니다.
모두들 불빛을 따라 할머니 집으로 향하고... 할머니가 주신 달 샤베트는 더위를 물리칩니다.
그날밤 이웃들은 선풍기와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고 시원하고 달콤한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집에는 달이 모두 녹아내려  살 곳이 없어진 옥토끼 두 마리가 찾아 옵니다.
할머니는 남은 달 물을 꺼내 빈 화분에 붓고 그 곳에서는 달처럼 환하고 아주아주 커다란 달맞이 꽃이 피어납니다. 
꽃송이가 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자 새까만 밤하늘에는 작은 빛이 피어나 커다랗고 노랗고 둥그런 보름달로 변합니다.
토끼들은 춤을 추며 새집으로 돌아가고 할머니는 이제 시원하고 달콤한 잠을 청합니다.

[달 샤베트] 책 제목이 참 예쁘지요?!
워낙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구름빵]!! '구름빵'에 대한 기대감도 없지 않았지만 백희나 작가 특유의 독특한 그림과 재미있는 상상력, 그리고 또 어둠과 달빛 이미지가 보이는 명암대비는 환상적이기까지 합니다.
지난 여름,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바로 구입을 해서 보았는데 작가의 상상력은 어른들에게도 새롭고 신선해 놀랍기까지 했습니다.

해마다 지구온도가 상승한다는 지구온난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세상은 에어컨과 선풍기가 그 열기를 덜어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다시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지요.

무더운 여름 날, 사람들은 더위에 지치고 하늘에 떠 있어야 할 달이 녹아내린다는 상상으로 이 책은 시작됩니다.
녹아내린 달 물을 받아 샤벳트를 만들고 또 그 물로 달맞이 꽃을 피워 하늘에 다시 '커다랗고 노랗고 둥그런' 보름달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더불어 우리가 다시 재복구할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이웃간의 정을 볼 수 있습니다.
정전이 되어버린 깜깜한 세상처럼 흔히 우리는 아파트가 삭막하고 이웃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곳이라 하지만 할머니가 나누는 달 샤베트는 이웃간의 정과 어두운 세상의 환한 달빛이 됩니다.
할머니의 달 샤베트가 깜깜한 어둠과 지친 더위를 말끔히 날려 주었듯 현실에서도 그런 환상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름빵에서 보았던 것처럼 이 책도 반 입체적인 작품 사진과 빛그림으로 그림이 구성되었는데요.. 
노오란 달빛과 훤히 보이는 아파트 집안의 모습이 아이들에게도 재미난지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우리도 이렇게 만들어보자 하더라구요.
얼마 전, '달'이 나오는 그림책을 찾았다가 그 책들을 읽던 중에 아이들이 다시 아파트집을 만들어보자고 해 집 꾸미기를 해보았어요.  

'집에는 무엇이 있을까?' 물으니 냉장고, 텔레비젼, 식탁, 싱크대 등을 말합니다.
홈쇼핑책자나 잡지책이 있음 집꾸미기를 할 때 좋겠다 싶더군요.
하지만 저희집에는 그런 책자가 없어서 학습지와 다른 그림책에서 그림을 찾았어요.
그런데 거기에도 그림이 별로 없어 직접 그림을 만들기로 했어요.

이왕이면 그림책을 흉내내기로..^^
냉장고와 싱크대, 옷장은 뒷종이를 덧대 문을 열었을 때 내부가 보이게끔 만들자 하니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더라구요.
유주네 집의 큰 가구들은 제가 그리고 그 속은 유주가 꾸미는 것으로 하고..
유주가 옷장 속의 옷, 냉장고 속 과일, 주전자, 시계 등을 그리고 색칠해 만들었어요.

유주 것을 하는데 규현이가 자기 집은 직접 해보겠다 했어요.
실제 우리 집을 둘러보며 냉장고와 싱크대, 식탁과 의자 등을 그리고 텔레비전에는 채널과 음량 글씨까지 꼼꼼히 그리더군요.
그리고 책꽂이에 들어 있는 책에는 제목도 적어줘야 한다고 좋아하는 책이름들을 써놓았어요.

유주것을 준비하는 동안 규현이는 열심히 색칠을 하고 도배(?)도 마친 다음 가구들을 어찌 배치할지 놓아 보았어요.
그런데 집 꾸미기를 하다가 규현이 곧이곧대로 성격이 발동했습니다.
공간이 크지 않아 가구들을 일렬로 배치할 수 없고 일부는 위로 올려야 하는데 규현이 말이
"텔레비젼이 공중에 둥둥 떠 있을 수가 없잖아~~" 하고 목소리가 삐짐모드입니다.
그래서 수수깡을 가져와 규현이 집은 2층집으로 하자 했더니
들을만 했던가.. 수수깡을 놓고 2층으로 배치를 하다가는 다시 계단을 그려놓을 곳이 없다고 돌아 앉아 버렸어요.

별 내색 않고 유주것을 만들었더니 어느 순간 와서 다시 배치해 놓습니다.
그리곤 저더러 반장할머니를 그려달라고요^^;;
반장할머니와 옥토끼, 다른 동물 그림으로 이웃들을 그려보라 할 참이었는데
"그려~ 알았어!!"하고 부지런히 반장할머니랑 반장 할머니 닮은 다른 할머니를 그려주었어요.

유주네 집이에요.
창문의 커튼은 꽃색종이를 접어 붙이고 집을 꾸미다말고 전기를 켜는 스위치랑 전등이 없다고 중간에 만들어 붙였어요. 
냉장고에는 사과랑 배가 있다며 그렸고 옷장 옷걸이에는 옷들이 걸려 있습니다.


   
규현이네 집은 사내아이라고 냉장고 속이 비었습니다. ㅋㅋ
화분과 책꽂이, 책상과 의자.. 어디서 많이 보던 집(우리집) 같습니다.
유주에게 아파트 옥상에 빨랫줄을 놓아보자고 옷을 그리랬더니 골고루 그려 색칠해 왔어요.

둘이서 인형놀이를 하더니.. 그림책처럼 아파트로 만들자고 합니다.
그래서 왼쪽편에 현관문을 붙여주고.. 규현이 것을 위로 놓고 빨랫줄을 붙여 주었어요.
아이들이 현관문에는 홋수랑 문 손잡이를 그렸는데 유주가 10호, 규현이 것이 한 층 위라 11호라 합니다.

둘이 블럭인형과 종이그림으로 인형놀기도 하는데 어째 규현이가 더 재미나게 놉니다.
규현이댁 할머니는 청소도 하고 밥도 짓고 옥상에 빨래도 걷으러 간다면서요.
아파트 집은 크기가 같고 현관문도 같지만 그 속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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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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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백희나 글. 그림 / 김향수 빛그림 / 한솔수북

비오는 날 아침, 동생을 깨워 밖으로 나갔다가 나뭇가지에 걸린 작은 구름을 보았어요.
너무나 가볍고 작은 구름! 그것을 조심히 안고 와 엄마에게 갖다 주었어요.
엄마는 작은 구름을 반죽해 빵을 만들었어요.
맛있게 잘 익은 구름빵을 먹고 우리는 모두 두둥실 떠올랐어요.
회사에 늦을까봐 아침식사를 거르고 출근한 아빠를 위해 우리는 구름빵을 가지고 창 밖으로 날아오릅니다.
구름빵을 먹은 아빠도 두둥실 날아 회사에 금새 도착하고.. 배가 고픈 우리는 지붕 위에 앉아 구름빵을또 맛있게 먹습니다.

고양이 가족과 집, 회사와 지붕.. 종이와 헝겊으로 아기자기하게 입체작품을 만들어 사진작업화해 만든 그림책인데 너무 기발하고 산뜻해서.. '작가가 누구일까?' 궁금해하다 그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게된 그림책이예요.
이삼 년 전에 구입해서 지금껏 꾸준히 읽히는 책!
거기에는 아빠를 생각하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 비오는 아침, 구수한 빵냄새,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구름과 그것으로 만든 빵을 먹으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상상까지!! 아주 맛있게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영문판 구름빵 씨디를 켜두고 청소를 하는데 유주가 한글판과 영문판을 모두 꺼내놓고 읽어달라 하더군요.
읽어주다보니 제 목소리도 점점 날아오르는 듯 커지고.. 덩달아 유주의 기분도 두둥실~ 입니다.^^
책읽기를 마치니 유주가 싸인펜을 찾아와서 고양이를 그리고 싶다 했어요.

아주 커다란 고양이 얼굴을 그리고 눈, 코 입을 그리더니.. 귀를 그리는데 귀가 넘 작더라구요.
그래서 "고양이 귀가 조금만 크면 어때?" 한 마디 했더니 큼지막하게 그려놓고 고양이 수염을 그립니다.
몸통과 다리도 그리고.. 둥그스름한 꼬리를 그리더니 동생고양이라 합니다.
색칠을 마치고 유주가 엄마 고양이를 그린다 하네요.
또 귀를 작게 그리다가는 그 위에 크게 고쳐 그리고.. 귀는 노랑색이라며 크레파스를 골라 칠해놓았어요.

엄마 고양이를 그리면서 귀 옆에도 길게 선을 그려 무어냐고 물었더니
엄마고양이는 귀걸이를 한거라 하네요. ㅋㅋ

연거푸 두 고양이를 그리고 형 고양이와 아빠 고양이를 더 그릴거라 했는데
규현이 데리러 나갈 시간이라.. 그대로 두고 나가게 되었어요.

규현이 하원하면서 함께 차에서 내린 친구네랑 집에 와서 노느라 유주가 그림그리기를 깜빡 잊었어요.
그러다가 저녁 먹기 전에 아빠 고양이랑 형 고양이를 그려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형 고양이를 먼저 그리고 아빠 고양이를 그린 다음 그 사이에 또 하나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동생 고양이가 아빠 손을 잡고 두둥실 나는 거라 합니다.
그리고는 엄마 고양이를 그리면서.. (좀 지저분한 듯 하지만) 눈썹과 수염을 정성스럽게 그렸어요.

혼자서 쓱쓱 싹싹~ 거침없이 그려나가는 유주!
색칠도 혼자 후다닥 하면서 고양이 가족 모두 귀는 노랑색으로 칠하더군요.

"고양이 가족이 어디 있지?" 하고 물었더니 "하늘에 두둥실 떠 있어"고 합니다.
그래서 "하늘에는 무엇이 있을까?" 물으니까.. 구름이 있다며 (갈색) 구름도 그리고 해도 그려놓았어요.
햇님이 웃고 있다며 햇님의 얼굴도 그려넣더니 유주가 지붕을 그려야한다 하네요.
쓰윽~ 쓰윽 가로로 선을 몇 번 긋다가 색칠을 하고.. 아래에는 창문도 그려놓았어요.

엄마 손 하나 보태지않고
혼자 스스로 이리저리 뭐가 있고 이렇다저렇다 이야기하면서 그려 놓은 그림이예요.
구름빵을 나눠 먹고 고양이 가족이 두둥실 하늘 위로 날아오른 모습입니다.

유주의 그림을 보면서 혼자 웃음이 났어요.
기특하고 이뻐서.. 기쁜 웃음이요~^^
  

(유주 37개월 2009/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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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The Collection 2
유주연 글.그림 / 보림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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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림책을 읽기 시작한지 몇 년 안되지만 때때로 아이들보다는 어른이 혹은 온가족이 함께 읽으면 더 좋겠단 생각이 드는 그림책들이 있어요.
대개의 그림책이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지긴 하지만 어떤 책은 어른을 위한 책이지 싶을 때가 있는데 바로 [어느 날]이 그런 책입니다.
우리 큰 아이는 책의 분위기가 이제껏 보던 것과는 다른지 자기가 볼 그림책이 맞느냐고 물었어요.
그리곤 수묵화의 먹그림이 멋지다며 그림 속에서 집과 빌딩, 크레인 등을 찾으면서 '새롭다'는 표현을 하네요.
책에 실리기도 했지만 이 책은 보림에서 나온 collection 으로 오늘날의 그림책이 다양한 기획과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어린이 문화의 중심에서 크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그 기능이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으로 한정되면서 영역은 오히려 작아지고 있다고요..
한정된 연령층과 시대의 유행을 벗어나 그림책의 본래 기능을 되살린 대안 그림책 시리즈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 알라딘 발췌 편집)

수묵화로 그려진 그림 위로 어느 날, 빨간 새가 날기 시작합니다.
숲 한가운데 조용히 앉아 있던 새는 넓은 하늘과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는 기대로 길을 떠나지요.
숲을 지나 마을로 들어선 새는 지붕 사이로 날며 세상을 향한 첫인사도 건네보고 도심에서 어떤 새로운 것들을 만나게 되면 아는 체도 해보고 가까이 가려 합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어떤 대꾸도 없고 오히려 실망과 상처를 받기도 하지요.
작은 날갯짓의 여정은 힘들고 고단한 것이었지만 그래도 웬지 그것이 실없어 보이지는 않아요.
마침내 자기가 살아온 곳에 되돌아오면서 끝을 맺지만 언제고 그 날개짓은 다시 시작될 것만 같습니다. 

이 작은 새는 눈에 보이는 새로운 것들에 호기심을 갖고 바로 부딪혀 보는 아이들 같기도 하고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픈 순수한 바램과 달리 차갑고 냉냉한 세상을 경험해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같기도 합니다.
새의 움직임을 순순히 지켜보는 제 3자였다가 문득 이 새가 저 자신처럼 보여졌어요.
열심히 파닥여보다 제 자리로 돌아오고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어딘가로 날아가고픈 마음..
그런 점에서 새의 속말과 독백들도 제 속마음같았습니다.

검고 하얀 수묵의 세상에 날아온 빨강새는 빨강이라는 이미지처럼 어떤 힘과 의지를 담고 있어요.
작지만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가 시선이 그리로 옮겨지고 다음은 어디로 향할까 찾아봐지네요. 
처음 부드럽게 그려진 수묵화는 한없이 고요하고 평온한데 도심의 전선과 빌딩 숲, 고가도로를 보면서는 어떤 즐거움이 있습니다.
윤곽이 흐리게 먹의 농담과 퍼짐으로 그려진 도심은 웬지 딱딱하고 차가운 것들을 따뜻하게 유화시켜내는 듯 하고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숲과 도심 속의 어느 여유로운 한 때를 모두 보여주는 풍경화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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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 반 됫박 옛이야기 그림책 9
김장성 글,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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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커다란 발 앞에 한 총각이 옷자락을 잡고 늘어져 있고 그 뒤를 승려와 코끼리가 잡아 당기듯 말리고 있는 표지 그림이 재미납니다.
제목 글 가까이에는 좁쌀을 담은 됫박이 넘어져 땅에 엎질러져 있네요.
좁쌀 반 됫박!! 왜 이런 제목일까요?
한 끼의 식사를 차려내기에도 적은 좁쌀 반 됫박이 바로 이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있는 총각이 타고난 복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이 총각이 지금 부처님의 옷자락을 잡고 복을 더 달라 통사정을 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올겨울, 아이들과 전래동화를 많이 읽고 있는데요...
이 책은 복 없는 총각이 자기의 복을 찾아 길을 떠난 [복 타러 간 총각]/보림  이야기와 비슷합니다.
옛이야기들은 대부분 구복설화이기 때문에 살짜기 변형되어 전해지는데요.. 그 근본이 되는 주제는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글 구성과 그림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 두 이야기책에서 색다른 매력과 재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나무장사를 나서면 한겨울에도 갑자기 날이 따뜻해지고 짚신장사를 나서면 마른날에도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참 말로 복 없고 운도 없는 총각이 살았습니다.
자신의 박복함을 탄식하던 이 총각은 서천서역국에 산다는 부처님을 만나 담판을 지어야겠다 결심하고 길을 떠나지요.
그 여정 중에 총각은 외딴 기와집에서 혼자 살고 있는 한 아낙네를 만나고 그녀로부터 새 배필을 구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듣습니다.
그리고 이튿날에는 신선초가 피지 않아 신선이 되지 못하는 세 동자승을 만나고 큰 강에서는 천 년이 지나도록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를 만납니다.
이들도 부처님께 그 이유를 물어봐 달라는 부탁을 하지요.
마침내 서천서역국에 도착한 총각은 부처님을 만나고 부처님의 복장부를 보게 됩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복을 적어 놓은 복장부! 그런데 이 총각에게는 좁쌀 반 됫박 뿐이군요.
기가 막힌 총각은 이제 부처님께 매달려보지만 부처님은 "복이란 게 한없는 것이 아니라서 네 복을 늘려 주려면 남의 복을 줄여야 한다고 하면서 갖고 있는 복이라도 남에게 빼앗기지 말고 잘 지키라는 말밖에 안들려줍니다.
결국 자기의 복 대신 다른 이들의 궁금증을 여쭙고 답을 구해 돌아오던 총각은 뜻하지 않았던 큰 복을 구하게 됩니다.

복이 없다고 복을 찾아 나섰다가 총각은 너무나 작고 하찮은 자신의 복 앞에 절망 합니다.
하지만 그 길에서 만난 이들의 부탁을 들어줌으로써 여의주와 금덩이 그리고 천생 배필도 만나 사람이 복으로 갖출 모든 재복과 인복까지 얻게 되지요.
절망 속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신의가 이 총각에는 희망과 복이 되었습니다.
결국엔 부처님의 복장부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지요.

두 페이지에 가득 그려진 복장부 그림이 아이들의 흥미를 돋구었습니다.
반쪽이와 이 총각이 만났던 인물들 그리고 줄줄이 꿴 호랑이, 구렁덩덩 새 선비, 방귀쟁이 며느리, 흥부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아이들이 아는 옛이야기 속 주인공들과 그 결말이 바로 그들의 복이라 하니 쉽게 그 내용을 이해해 가더라구요.
표지에서 나왔던 그림과 부처님의 손바닥에서 울고 있는 총각을 달래는 부처님의 능청스런 표정과 용의 웃음, 색시의 뽀뽀 그림이 아주 유쾌하면서도 재미졌어요.
자기가 가진 복은 아주 작았지만 복을 구해 주려다 복 받은 총각이야기, [좁쌀 반 됫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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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 토토 The Collection 1
조은영 글.그림 / 보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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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종종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같은 일 가지고도 제 생각과 아이의 생각, 감정, 이해관계가 다를 때가 있어요.
대부분은 그런가보다 하며 그냥 지나치곤 하지만 어느 땐 아이가 보는 것을 왜 못보고 왜 다른 생각을 한 것인지..
혹시 어른이 되면서 생긴 고정관념이나 무심함으로 발견하지 못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경마장 풍경과 경마를 지켜보는 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 [달려 토토]에서도, 특히 아이의 시각으로 보여지는 그림들에서 그 차이를 엿본거 같습니다.
그냥 우리네 사는 일상의 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림에서 본 사람들과 말의 표정은 놀라울 만큼 사실적이고 또 강렬해 '우리 아이들도 경마장에 간다면 이런 느낌으로 세상을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말을 본 적은 없지만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인형 토토가 말이기때문에 말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할아버지를 따라 경마장에 갑니다.
지하철역을 나오자마자 경마장 입구는 사람들로 가득하네요.
그냥 무수히 많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페이지 속 그림엔 뒤로 서있거나 희미하게 얼굴이 안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그들은 또 마구 뒤엉켜 섞여 있습니다.
진짜 말을 볼 수 있다는 설레임에 아이의 표정은 밝고 즐겁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설레임과 달리 사람들은 입을 앙다문 채 무표정하거나 지루한 표정으로 뭔가를 보거나 보가를 쓰고 또 뭔가를 고민합니다.
그 순간 드디어 진짜 말이 나타납니다.
아마 아이가 생각하는 말은 작고 통통하고 갈기가 달린 부드러운 인형같은 존재였겠지요.
아이는 그동안 생각한 말의 모습과 다른 실제의 말을 보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반응을 엿보고 있습니다.
말을 쓰다듬어 주거나 당근을 줄 수 있을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사람들은 그냥 그대로 무료하게 앉아 있을 뿐이지요.
할아버지는 맨 먼저 들어오는 말을 알아맞히면 돈을 많이 딸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아이는 왜 그런 것인지 이유를 알 수 없어요.
하지만 그 이유를 생각하는 대신 어떤 말이 가장 잘 뛸까? 나름의 분석을 시작합니다.
말마다 생김새도 다르고 하는 짓도 다르고.. 아이는 그러다 토토을 정말 많이 닮은 말을 발견하고 경주가 시작되었을 때 그 말을 응원을 합니다.
드디어 아이가 응원했던 9번말이 승리를 하지만 사람들은 기뻐하기는 커녕 화를 내거나 슬퍼합니다.

책 전체 뒷표지를 펼쳐 놓고 보면 말 그림이 강아지같고 아이의 인형 토토같은데
앞표지만 보자면 페이지 가득 검정 색의 강한 터치와 파랑 글씨의 'RUN'이란 문구 때문인지 아주 강한 느낌을 풍깁니다.
그러고보니 이 책은 표지의 양면성을 닮은거 같아요.
아이가 들려주는 경마장 나들이 이야기 속에는 아이의 담백한 독백과 순수함이 들어 있지만 그림으로 전해지는 이미지는 강렬함과 묵직함이 가득합니다. 
서커스 단원같은 기수들과 금방이라도 뛰어 오를 듯한 말, 그리고 씩씩거리거나 다른 말의 엉덩이 냄새를 맡고 뒷발을 치켜들고 머리를 흔들어대는 말등은 순수하면서도 재미난 웃음을 줍니다.
하지만 경마장 안 사람들의 표정이나 경주를 시작하기 전 말들의 긴장된 모습과 역동적인 경주 현장, 검게 그려진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껏 우리가 보던 그림과는 좀 달라요.
거칠고 강하게 터치된 여러가지 기법의 그림, 표정묘사 등은 형광펜으로 덧칠해 놓은 교과서의 글자처럼 다시 한 번 눈여겨 보게 하고 더 인상적이었어요.

한가로운 초원에서 풀을 뜯어 먹고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순순히 받아먹는 눈이 큰 말,
기수와 함께 다그닥거리며 힘차게 달리는 말..
우리 아이들은 경마장 대신 종마공원에서 처음 말을 보았기 때문에 평화롭고 자유로운 모습의 말을 기억하더군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경마라는 그 자체에 말들의 겨루기를 생각하게 되었는가 봐요.
처음 책을 읽은 다음 제가 다른 일을 하는 동안 둘이 그림을 그려갖고 왔는데 나란히 놓고 보니 경마장의 풍경을 비슷하게 그려놓았더라구요.



작은 아이는 말들이 경주를 하고 1등을 한 말에게는 금메달을 2등에겐 은메달, 3등 말에겐 당근 메달을 달아주었다고 하네요.
모든 말마다 숫자가 써있고 1등과 2등을 한 말은 표정이 괜찮지만 나머지 말들은 마치 화가 난 듯합니다.
큰 아이는 전체적인 경주중의 모습을 그려놓았어요.
힘있게 달리는 말이 있는가 하면 말에서 떨어진 기수가 있고 그를 구조하기 위해 달려가는 구급대원과 경주를 응원하는 사람들, 경주 방송을 하는 아나운서까지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보림에서 새로 나온 The Collection 시리즈인 이 책은 시각 언어를 통해 예술적 감동을 전하고 신선한 이미지의 그림책을 발굴해낸다고 해요.
시각언어라는 말이 그대로 딱 어울리는듯!!
강렬함과 묵직함으로 고스란히 우리네 사는 세상을 느끼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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