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토끼 어딨어? 모 윌렘스 내 토끼 시리즈
모 윌렘스 글.그림, 정회성 옮김 / 살림어린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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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윌렘스 글. 그림 / 정회성 옮김 / 살림어린이

트릭시는 아빠랑 함께 유치원에 가면서 친구들에게 꼬마토끼 인형을 보여줄거라 쉴새없이 조잘거립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꼬마토끼를 자랑할 생각에 트릭시 기분이 무척 좋았지요.
그런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줄 알았던 꼬마토끼가 소냐의 손에도 들려 있어요.
트릭시와 소냐는 서로 자기 꼬마토끼가 예쁘다고 다툼을 하다가 결국엔 선생님께 인형을 빼앗기고 수업이 끝나서야 돌려받습니다.
그런데 잠자리에 들었다 깬 트릭시는 꼬마토끼가 바뀐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시각, 소냐네 집에서도 트릭시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오고.. 조금이라도 빨리 꼬마토끼를 찾고 싶어 이들은 한밤중에 만나 토끼인형을 바꿉니다.
각자 자기 토끼를 찾게 되어 기뻐하던 트릭시와 소냐는 그렇게 해서 단짝 친구가 됩니다.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들 눈에는 크고 특별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그것을 무척 자랑스러워하고 누군가에게 보여주며 자랑하고 싶어하지요.
트릭시에게 꼬마토끼가 바로 그런 존재임을 그리고 세상에서 하나뿐인 줄 알았던 꼬마토끼를 소냐가 갖고 있을 때 트릭시의 감정이 어떤지를 이 책은 잘 보여줍니다.
트릭시와 소냐는 꼬마토끼때문에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 똑같은 모양을 한 인형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계기로 친한 단짝이 되지요.
그리고 한편으론 이들에게 꼬마토끼는 아이들 서로에겐 자기만 알아볼 수 있는 특별한 인형이었음도 보여주고 있어요.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을 공감할 수 있고 그림책의 내용도 참 따뜻해서 좋은데요..
또 하나, 이 책은 그림 구성이 아주 독특합니다.
흑백 사진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행동과 표정들이 실감나게 만화처럼 그려졌고 그림만 보아도 내용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아요.
앞표지를 넘겼을 때 어깨를 맞댄 두 토끼인형의 뚱한 표정을 시작으로 트릭시 부모님의 결혼부터 트릭시가 태어나 꼬마토끼 인형을 갖게 된 모습이 사진 액자 그림처럼 들어가 있어서 트릭시와 꼬마토끼의 만남을 그려볼 수 있고요...
실제인양 배경이 되는 사진과 그림 상황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그림의 편집 구성에서 작가의 세심함이 엿보입니다.
이 책은 2008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이라고 하는데 이 책의 작가 모 윌렘스는 2004년과 2005년에도 같은 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처음 이 책의 소개글을 보는 순간 유주가 떠올랐어요.
유주도 더 어릴 때부터 지금껏 아주 소중히 여기고 잠들 때 꼭 끼고 자는 인형이 있는데 트릭시가 꼬마토끼를 아끼는거 만치 제일 챙기거든요.
게다가 유치원 생활을 하면서 슬슬 트릭시와 비슷한 경험도 하겠고 친한 친구도 사귀어 나가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1. 신문사진으로 책그림 흉내내기

신문에서 큰 사진그림을 오리고 그것을 배경으로 그림을 꾸며 넣어 책그림을 흉내내기로 했어요.
기차가 달리는 강가와 유채꽃이 피어있는 봄 풍경사진..
먼저 기차 사진을 고르더니 자동차랑 기차를 타고 있는 사람을 그려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채꽃 사진에는 엄마랑 소풍을 가서 노는 모습을 그리고 싶다구요..
그런데 그림을 그리다가 갑자기 타조를 그려넣겠다고.. (전에 남이섬 갔을 때 타조를 만났던 상황이 기억났는지) 커다랗고 길쭉한 어미타조와 새끼타조를 그렸어요.

색칠은 유주가 하고 오리기는 엄마가..
인형놀이 마냥 그림을 옮겨가며 놀다가 유주가 풀로 붙였어요.

위 사진에서 앞에 경찰차에는 여자 경찰이 타고 있고 기차도 기관사가 여자라 합니다.
기관사가 사람들을 향해 어서 타라고 말하는 중이라고 말풍선도 그려 넣었어요.
요즘 유주가 즐겨보는 만화책이 있는데 그래 그런가, 
그림을 그리면 말풍선을 많이 그리네요. ㅠ.ㅠ

유채꽃밭에서는 분홍옷이 유주고 갈래머리가 엄마라 합니다.
어미타조와 아기타조에게 쿠키를 나눠주어서 타조들이 감동해 눈물을 뚝뚝 흘린다고..
그림을 오리기 전에 종이엔 뚝뚝~을 써놓았더라구요.
파랑 옷을 입은 아이는 타조를 보려고 타조 뒤를 따라다니는 중이라고요.

2. 책 자켓 활용해서 그림 그리기

[내 토끼 어딨어?]책의 표지에는 똑같은 그림의 자켓이 하나 더 붙어 있지요.
그 자켓을 활용해 그림을 그려 보았습니다.

트릭시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빠의 모습..
위에 몸통과 얼굴을 그려 색칠하고는 또 말풍선이 써졌어요.
그림책에 나온 트릭시네 아빠는 좀 잘생긴 편인데 유주가 그린 아빠는 못생겼지만 규현빠 말이 트릭시랑 더 닮았다고 합니다 ㅋㅋ

유주는 분명 순서대로 썼는데 글자는 자리가 제멋대로라 종종 숨은 글자찾기를 합니다.^^
트릭시가 "아빠, 유치원에 가면 재밌는 것들이 많아요" 하니 아빠가 "그래 그래" 한다고요.
아빠의 왼쪽편에 지렁이같은 그림은 아빠가 추워서 부르르 떠는 걸 그렸다고 해요.
우리 유주 좀 만화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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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가 빼꼼
마에다 마리 글.그림, 박은덕 옮김 / 보림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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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릴 적에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있다가 "까꿍"하고 손을 떼며 얼르고 놀아주지요.
얼굴이 나올지 알면서도 손으로 가리고 있다 떼지는 그 순간의 긴장감을 어린 아이들은 무척 재밌어 합니다.
웃고 또 웃고 그러다 자연스레 아이들도 손이 얼굴로 가고 까꿍을 알아가고요.
[모자가 빼꼼]도 까꿍놀이처럼 아이랑 함께 보며 놀이로 할 수 있는 보림 큐비책이랍니다.



빨간 모자 하나가 있어요
그런데 그 밑으로 발 하나가 빼꼼 내밉니다.
발 하나가 빼꼼
또 하나가 빼꼼
발딱 일어나서
까꿍!

................


두근두근 누구지?

누굴까? 누굴까?

내용에 따라 빠르게 천천히 조절해 책장을 넘겨 읽다보면 모자가 움직이고 안에 있던  동물은 꼬리도 '살랑살랑' 흔듭니다.
그리고 들썩들썩 모자를 들었다 내렸다 하며 호기심을 부추기고.. 마지막엔 '짜잔!' 하며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요.
단순한 내용에 글도 적지만 아주 조금씩 모습을 보이는 존재에 대해 아이들은 궁금해하고 긴장감과 웃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리고 다음 장을 넘기는 순간마다 눈을 떼지 못하고 사물과 말이 주는 즐거움을 인지하게 되지요.
커다랗고 빨간 모자 그리고 '빼꼼', '까꿍', '짜잔'같은 표현말과 동물의 이름과 울음소리까지 호기심과 인지력이 커가는 돌 전후 아가들에게는 엄마랑 아빠랑 함께 놀이할 수 있는 놀이책이 된답니다.

둥근 모서리의 보드북이라 아이들이 혼자 넘겨보기에도 좋아요.
그리고 이 책은 갑자기 일어섰다 또 모자를 들어 올리고 얼굴을 내미는 움직임에 재미를 표현하기 위해 위쪽으로 여는 세로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짜잔! 하고 나타난 이 동물의 울음 소리를 내며 한바탕 까꿍놀이를 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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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몰의 땅 - 인도 땅별그림책 2
A. 라마찬드란 글.그림, 엄혜숙 옮김 / 보림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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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러 나라를 비롯해 아프리카, 중동, 북유럽 등지의 그림책을 소개하는 보림의 '땅 별 그림책'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라몰의 땅]은 인도의 그림책으로 인도 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A. 라마찬드란이 지은 책이랍니다.
 


라몰과 그의 아내 브린자마티는 작은 땅을 부지런히 일구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들의 메마른 바위 땅에선 아무것도 자라지 않고 죽어갈 뿐, 라몰 부부도 점점 척박한 삶에 지쳐 가지요.
그러던 어느날, 그들에게 한 노인이 찾아와 하룻밤의 잠자리와 음식을 부탁합니다.
가난하면서도 자기들이 지닌 것을 기꺼이 나눈 그들에게 노인은 보답으로 대나무 피리를 건네주고 길을 떠나요.
그런데 이 피리는 여느 피리와 다른 것이랍니다.
라몰이 피리에 입술을 대자 아음다운 음악이 흘러 나오고.. 이내 메마른 땅에서 풀과 꽃이 자라고 죽어가던 모든 꽃과 나뭇잎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기적을 보이거든요.
그리고 라몰의 피리소리는 언덕과 계곡을 지나 하늘에 떠있는 세쌍둥이 별까지 다다릅니다.
피리소리에 반한 세쌍둥이 별은 부엉이로 변해 땅으로 내려오고.. 너무 아름다운 소리에 하늘로 올라갈 시간을 놓친 세쌍둥이 별은 라몰을 호박벌로 바꾸고 말아요.
라몰은 이제 피리 소리 대신 호박벌의 날개짓 소리만 낼 수 있을 뿐이죠.
브린자마티는 노인의 도움으로 고생끝에 남편을 구할 수 있었고 그가 만든 낙원의 땅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아름답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합니다.

우리 나라 전래동화처럼 이 책은 인도 히마찰 프라데시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엮은 이야기에요.
라몰 부부의 부지런함과 착한 베품은 메말랐던 땅을 꽃이 피고 새가 우는 아름다운 히말라야 계곡으로 만드는 기적을 이룹니다.
어쩌면 옛 인도들의 자기 땅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을 보여주는 이야기같기도 하고
피리소리가 가진 신비로운 힘은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고 선함과 베품을 권하는 그들의 가치관이 담겨 있는 듯 해요.

화가가 지은 책이라설까요?
이 그림책은 독특한 그림기법과 다채롭고 화려한 색채를 가진 기하학적인 문양 그림이 아주 많아요.  
표지에서부터 이제껏 보던 그림책과 좀 다름을 느낄 수 있고 본문에서도 화려함과 종교적인 색채가 느껴집니다.  
피리에서 나오는 소리 그림은 인도 전통 음악의 음계를 적는 음표에서 문양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 외에도 인도를 상징할만한 고유의 문양을 찾을 수 있어요.
이 책에 그려진 기하학적인 도형과 문양의 그림을 보자면 유난히 화려한 연꽃과 공작새를 볼 수 있습니다.
앞표지와 뒷표지 바로 안쪽엔 연꽃과 공작만 따로 그려진 문양그림도 있는데
연꽃과 공작은 각각 인도의 국화와 국조라 하니 이 책을 지은 A. 라마찬드란의 숨은 의도와 재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용하고 신비로운 나라, 인도!
인도라는 나라는 어른들에게 호기심을 주기에 충분한데요..
아이들도 인도에서 전해오는 옛날이야기라 하니.. 지도에서 인도를 찾고 인도의 국기와 세계지도에 쓰여진 타지마할 궁전에 대해서도 읽었어요.
아직 아이들에겐 낯선 나라지만 신기하고 마법같은 이야기에 인도'에 관심을 보였고.
내가 살고 있는 나라, 그리고 다른 나라.. 그리고 그들이 살고 있는 방법과 생각, 그들의 문화를 조금씩 배워가는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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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스케치북 고인돌 그림책 7
박수현 글.그림 / 고인돌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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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글. 그림 / 고인돌

다정한 친구사이인 '하루'와 '미투'는 마을 광장에서 축구를 하며 놀곤 해요.
그런데 어느 날 마을 광장에 긴 장벽이 세워집니다.
마을 사람들과 엄마 아빠는 슬픔과 침묵에 빠졌고 장벽이 세워지면서 농사를 짓던 땅과 사람들의 일자리가 사라졌어요.
가족이 생이별을 하는가 하면 친구도 만날 수 없어 하루랑 미투도 축구를 못하게 되었지요.
촌장 할아버지와 사람들이 장벽 앞에서 시위를 하자 총을 멘 군인들이 와 장벽 앞에서 검문을 하고 출입도 막습니다.
광장을 막은 장벽을 보면 답답해 미칠 것 같았던 하루는 붓과 물감을 챙겨 들고가 장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장벽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스케치북이 되어.. 하루의 그림으로 채워집니다.
마을 사람들은 하루의 그림을 보며 살아갈 힘을 얻고 장벽이 허물어지는 꿈을 꾸었어요.
그리고 장벽에 그림을 그리는 하루의 이야기는 전 세계로 퍼졌어요.
장벽을 허물고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라는 세계 여러 나라 아이들의 외침에 장벽은 곧 허물어질거라 합니다.
하루와 미투는 이제 다시 마을 광장에서 축구를 하자고 약속을 합니다.
 
책 제목만치나 책이 제법 커서.. 가방에 넣지 못하고 손에 들고 와야했던 그림책,,
그러나 그런 수고로움쯤은 별것 아니게 책을 먼저 읽고선 아이들에게 꼭 읽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던 책이랍니다.

책 표지그림만 보고는 언뜻 외국 그림책인가 했는데 우리나라 작가의 책이에요..
'노마콩쿠루상 수상'작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는데 그 도장의 가치는 모르겠어도 읽고나서 가슴에 박힌 느낌은 더 선명히 기억에 남습니다.
본문이 시작되기 전 이 책의 작가는 팔레스타인 마을에 세워진 장벽과 장벽에 그려진 그림, 그리고 장벽에 갇혀 있는 하루의 입장을 들려주어서 책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분쟁이 가져온 큰 장벽, 비단 이것은 팔레스타인에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전쟁의 비극과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바램과 희망을 쉽게 공감하게 되었어요.
커다란 종이컵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 축구를 하며 노는 아이들의 자유조차 막는 긴 장벽, 그리고 어두운 표정의 사람들과 상징적인 그림들이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회색 장벽에 그려진 하루의 그림들에는 (본문의 쓰인 글대로) 미투를 만나 축구를 하고 싶은 마음, 장벽 너머 만나고 싶은 사람들의 얼굴, 그리고 해와 달, 별, 꽃, 나비와 새 등 자유와 평화 희망이 엿보이고요...
아이의 이런 순수한 바램은 세상으로 퍼져 나가고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힘으로 다행히 장벽을 무너뜨리게 되지요.
빨간 망토를 두른 우리들의 수퍼맨, 하루의 이야기..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모두 하루의 마음이 될거 같아요. 
책에서처럼 팔레스타인에도 우리나라에도 이 비극의 장벽이 어서 무너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보았습니다.
 
분쟁의 상처를 가진 장벽이 '하루'에게 커다란 스케치북이 되었듯 집에 생겨난 커다란 골판지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커다란 스케치북이 되어.. 아이들이 그리고픈 것들을 마음껏 담아보게 했어요.

골판지를 벽에다 세워주고 그림을 그리게 했더니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여태 여러 크기, 여러 종류의 것들에 그림을 그렸지만 땅바닥 스케치북을 빼곤 그 크기가 거의 최대에 달해 그런가 봅니다.^^

오빠가 잘 그리는 졸라맨을 그린 다음 졸라맨들이 다니는 학교와 노래방도 있고 갈매기를 그리더니 바닷속 고래와 상어, 거북이도 있다며 이곳저곳 분주히 그립니다.
새와, 바람, 우주 외계인, 병아리와 새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썰매를 타는 아이들까지.. 이틀간 빈 곳이 없게 가득 그려졌어요.
그리고 사이사이엔 작은 말풍선들과 도형들도 그려졌습니다.

그림마다 나름의 이야기도 있고 졸라맨의 표정을 그릴 때마다 엄마를 불러 제끼며 설명도 곁들여 주었어요.

골판지 스케치북이 거실에 자리한 지 삼 일째되던 주말, 
아이들이 골판지 뒷판에다 물감놀이를 하자고요.
물감과 붓 일체를 꺼내주고 맘껏 그리며 놀라 하니 시작 전부터 마음이 먼저 들떴어요.

색을 고른다, 물을 갈아야겠다, 붓 닦을 수건을 주라.. 말도 많고 그리고픈 것도 많다고요..
하지만 막상 유주는 무얼 그리는거 보다 물감을 고르고 칠해보느라 바쁘고
규현이는 그림을 그려 색칠하는 데 속도가 느렸어요.

커다란 비행기에서는 로켓포가 떨어지고.. 작은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총알을 막는 박사가 있다네요.
낙하산을 탄 사람과 공룡까지.. 규현이는 생각나는 것을 차례로 그리는데
유주는 생각나는 것들 - 돼지와 발자국, 해님, 폭죽놀이 - 몇 가지를 그린 다음 발가락을 찍어 구멍을 내는 게 재밌다고 그 위를 걸어다니며 엉뚱한 행위예술을 즐겼어요.

규현이는 비행기를 칠하면서는 손가락으로 붓을 튀겨 색다르게 채색을 해보고 낙하산을 탄 군인을 그릴 적엔 정성을 다했는데 색이 너무 옅다고 아쉬워했어요.
찬찬히 더 그릴거라더니 박남매, 바람개비를 만들어 뛰노느라 삼천포..
3일이 그냥 지나가고  커다란 스케치북은 이제 아이들의 속닥속닥 아지트 동굴이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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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고릴라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김주현 글.그림 / 보림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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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글. 그림 / 보림

초코 바닐라 아이스크림보다 변신 합체 로봇보다, 또 무선 조종 레이싱 카보다 책읽기를 더 좋아하는 고릴라가 있어요.
고릴라는 책 속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나서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할 정도랍니다.
읽고 싶은 책이 가득한 세상, 하지만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가슴 아팠던 고릴라는 그들을 위해 책을 읽어주기로 합니다.
고릴라는 마음이 거북이 등처럼 딱딱해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는 코끼리 할아버지와 여태껏 한 번도 사랑을 해본 적 없는 여우 할머니, 그리고 겁이 많은 하마 아저씨에게 책을 읽어주지요.
그런데 고릴라는 책 속 이야기에 너무 흠뻑 빠져버리는 게 문제에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고릴라가 책을 읽어주는 '깊은 바다 인어 아가씨'에 코끼리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고 여우할머니는 '잠자는 나루터의 공주' 이야기를 읽으며 가슴 설레여 하네요.
그리고 하마 아저씨에게 '고약한 왕비를 물리친 일곱 난장이' 책을 읽다 흥분한 고릴라가 하마 아저씨 집을 엉망으로 만들었지만 아저씨는 즐거워 했어요.
고릴라는 오늘도 책을 읽고 또 책을 읽다가 이야기 속에 푹 빠져 있습니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 고릴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커다란 몸집의 흑갈색 고릴라가 아니에요.
샛노랗고 작은 체구에 바지만 하나 달랑 입고 활동적으로 행동하는 아이같은 모습이지요.
하지만 이 개구쟁이 꼬마 고릴라는 다른 이의 사정과 불편함을 알고 또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을 가진 착하고 속 깊은 고릴라랍니다.
단순히 책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책을 매개체로 다른 이와 소통을 하고 또 책을 통해 타인의 마음까지 따뜻이 보듬어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고릴라...
책을 많이 읽고 책 속에 흠뻑 빠져들기 때문일까요?
고릴라는 책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도 남다른 면모를 보이네요.
눈물을 흘린 적 없는 이의 눈에서 눈물을 쏟게 하고 사랑을 해보지 못한 이에겐 설레임을 그리고 겁이 많은 이에겐 용기와 모험심을 갖게도 합니다.
노랑, 핑크, 초록, 빨강 등 다소 원색적이고 단순하게 그려진 물감 그림은 눈이 시원할 만큼 맑고 깨끗하고요.. 아이들이 쉽게 따라 그려볼 수 있을 만큼 단순하고 귀엽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 '고릴라'에 대한 구체적인 마인드맵을 만들어 보았어요.
책에 대한 기본 내용과 고릴라가 한 일, 성격, 생김새, 나와 다른 점과 닮은 점을 생각그물로 적습니다.

동그라미 안에 주인공을 쓰거나 그림으로 그리고 주인공이 한 일, 성격, 생김새, 나와 다른 점과 닮은 점을 쓰자고 설명했어요.
그런데 규현이에게 상세설명(?)을 하는 동안 유주는 벌써 뚜껑을 대고 동그라미를 그린 다음 동그라미를 머리로 해서 아주 커다란 고릴라를 그려 놓았어요.
그리고 한 가지씩 항목을 일러주니 생각은 아주 잠시, 간단명료하게 써넣습니다.

규현이는 조용히 생각그물을 적었는데 글 쓰기보다 동그라미와 네모 모양과 색깔에 규칙을 정해 쓰고 그리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주인공 고릴라'에 대한 생각을 뭐라 적어야할지 모르겠다고 해서.. 누구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책을 읽어주고 싶은지.. 그걸 써보자고 했더니 우리 가족과 온 세상 사람들에게 다 읽어주고 싶고 책은 한 가지를 정할 수 없다고 하네요.

유주가 책 속의 노랑 고릴라는 웃기게 생겼고 자기와 닮은 점은 '장난꾸러기'라고요..
그리고 다른점은 자기는 반짝거리는 걸 좋아하는데 고릴라는 그러지 않다고 써놓았어요.
규현이는 고릴라가 시끄럽게 떠들고 안경을 꼈다고요.
그리고 자기도 책읽기를 좋아한다며 닮은 점으로 써놓았는데 자기는 책보다 로봇이 더 좋다고 합니다.

책을 읽어주는 고릴라니까 고릴라 목소리가 듣고 싶고 책을 읽으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다며 동그라미 안에 고릴라와 자기의 모습을 그려 놓았어요.
이 내용을 글로 적으면 더 좋겠다 했더니,, 규현이는 그림으로 해도 괜찮다 합니다. (에구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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