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 환경이야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5
이재민 지음, 원유성 그림 / 노란돼지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이재민 기획. 글 / 원유성 그림 / 노란돼지

아름답고 평화로운 숲입니다.
벌이 어디인가로 급히 날아갑니다.
다람쥐도 뒤따라 뛰어갑니다.
너구리도 토끼도 허둥지둥 도망갑니다.
무슨 일일까요?
작은 불씨가..... 나무들을 휘감더니, 눈 감짝할 사이에 온 산으로 번져 갑니다.
불은 멈추지 않습니다.
괴물처럼 숲을 삼켜 버립니다.    (본문에서)

작은 불씨 하나때문에 푸르고 울창하던 숲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산림 뿐만 아니라 사람이 사는 집과 우리에게 소중한 문화유산까지도 다 불태운 불은 그야말로 허무하기 그지없어 '이것이 거짓말이었으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입에서도 안타까운 탄식이 이어졌고 책을 덮고도 한참 산사의 타들어가는 지붕과 망연자실 앉아 눈물을 흘리는 노인 그리고 허둥지둥 달려가는 동물들의 모습이 내내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러나.... 화마가 휩쓸고 간 잿빛 투성이 산에서 초록 잎을 틔우고 돋아나는 새싹!
그 여리고 작은 새싹이, 이 책의 제목 '희망'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것 같았습니다.
모든 것이 사라져버린 그곳, 하지만 희망은 기적처럼 자라난 작은 싹 하나에서부터 시작되겠지요?
예전 푸르고 평화롭던 숲으로, 동물들이 살아가는 생명의 땅으로 그리고 흙을 일구며 사는 농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이 숲은 다시 살아날거란 희망과 기대심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2005년 4월 5일 강원도 양양에서 일어난 산불을 떠올리게 했는데 이 책을 지은 이재민님은 그 사건을 떠올려 책을 기획하셨다고 해요.
아름다운 우리 자연과 우리 삶의 터전, 우리 역사가 담긴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해 보고 어떤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은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고 하시는데요...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일수도 있지만 이 책은 사진처럼 사실적인 그림기법을 쓴 유화그림으로 참담한 화재 현장과 싹이 돋는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함으로써 강한 전달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짧은 글이라도 그 안에 담고 있는 의미들이 무척이나 설득력있게 다가옵니다.

얼마 전 꽁양이님께서 보내주신 스크래치 종이'를 보고 아이들이 무척 궁금해 했어요.
스크래치하는 종이라 하니.. 직접 크레파스를 칠해 만들지 않아도 되느냐며 신기해하고 어서 해보고 싶다고 재촉*2입니다.^^

불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재처럼 혹은 타들어가는 불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처럼 깜깜한 종이!
거기에 푸른 산 또는 동물들이나 사람들의 희망에 찬 마음을 그려보자 했습니다.




큼지막하게 동산을 그리고 나무를 그리는 유주는 평소처럼 속도가 쌩쌩~
반대로 규현이는 무얼 그릴까 이야기하면서 느긋하게 그림을 그렸어요.
"나무가 자라면 새가 올테고 또 꽃도 필거고..."
그림 속에 알록달록한 들판도 생겨났습니다.

새를 그리고 나비랑 잠자리를 그리더니 규현이 하는 말
"동물을 그리려고 생각했는데 곤충을 그렸네!"
그래도 숲이 울창해져서 다행입니다. (핸폰으로 찍어서 실제 그림보다 좀 많이 칙칙해요 ㅠ.ㅠ)


유주가 그린 동산에는 나무와 꽃이 자라나고 나비가 날아 다닙니다.
토끼는 아이들과 뛰놀고 새싹은 하트를 닮은 모습으로 많이 자라난다고요.



그림을 완성한 유주는 한 개 더 하면 좋겠다더니.. 따라쟁이 그림으로다가 그리더라구요.
규현이가 그린 새를 보고 그린 유주..
산불이 나면 비가 내리고 로봇이 와서 꺼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산 속에 집도 생겨서 사람들이 그 안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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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꿈 - 14세에 남장하고 금강산 오른 김금원 이야기 진경문고
홍경의 지음, 김진이 그림 / 보림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책을 통해 역사를 알고 과거에 살았던 누군가를 만나 그이의 삶을 작게나마 느껴볼 때가 있어요.
그다지 익숙치 않은 이름.. 김금원
'14세에 남장하고 금강산 오른 김금원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책은 조선시대 여류 시인 김금원의 금강산 기행문 [호동서락기]를 바탕으로 그녀의 일생을 조명하고 그녀가 보고 느끼고 써온 글과 그녀의 글벗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책머리에서 그녀의 이야기가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에게서 어머니, 그리고 오늘 딸들에게까지 이어지는 오래된 꿈인지도 모른다 말하고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열네 살에 내가 가졌던 꿈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열네 살, 지금이라면 친구들과 어울려 가요를 흥얼거리며 재잘재잘 수다가 즐거울 때!
금강산으로 발걸음한 그녀의 첫 발이, 그리고 부모의 걱정은, 기대와 믿음은 어떠했을까?
남장을 하고 여행을 하는 동안 그녀의 마음엔 어떤 그림이 그려졌을까?
20여년을 더 거슬러 올라가 내 열네 살은 어떠했던가! 나에게도 어떤 꿈과 바램이 있었던가? 돌아보게 합니다.

금원에게 글자는 도공의 진흙이요, 시는 잘 빚어 놓은 도자기와 같았다.
글을 깨치면서 세상을 보기 시작한 금원에게 시는 세상으로 열린 창이자 자기가 느낀 세상을 담아내는 그릇이었다.
  (p.23)

엄격한 신분 차별이 있던 조선시대, 기생 첩의 자식으로 자란 김금원은 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조차 없었어요.
하지만 아버지의 글 읽는 소리를 들으며 스스로 글을 알아간 김금원은 가족이 함께 시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기면서 시를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시를 통해 자기 속 세상을 표현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겸재 정선의 '단발령에서 금강산을 바라보다'라는 그림을 보게 된 금원은 그후로 금강산에 관한 그림과 유람기, 시 등을 찾아 보고 읽으며 금강산을 꿈꿉니다. 그리고 '여성도 성인이 될 수 있고,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임윤지당의 말과 '여자도 능히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또 능히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강정일당의 말을 새기며 금강산 여행을 실행에 옮기게 되지요.
그녀는 그림과 글을 통해 상상하던 바다를 직접 보고 그 감동과 벅참을 시로 남겼고 작가는 금강산에 오르는 동안 그녀가 본 것은 산과 바다만이 아니라 홀로 나와 선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되었던 것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녀의 가슴에 바다보다 더 큰 세계관과 세상을 향한 자신감이 들어찼겠지요.
그러나 글을 알고 세상의 이치를 깨치고 자신의 재능이 세상에 쓰일 수 있기를 바라던 금원의 소망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조선시대!  
그녀의 오랜 꿈은 결국 자신의 신분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기생 출신인 어머니에 이어 기생이 된 금원은 '금앵'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지요.
하지만 여행중에 쓴 시를 통해 자신의 시적 재능을 인정받고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게 된 그녀는 다시 희망을 갖게 되고..
김덕희의 소실이 되고 그를 따라 새로운 지방 의주로 떠났다가 서울로 돌아온 금원은 어릴 적 동생 경춘과 시를 읊던 비단마당이 그리워 삼호정을 새로운 비단마당으로 만들고.. 글벗들과 시모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앞서 살다 간 여성들이 대체로 자신의 글을 남기는 것을 꺼렸던 것과 달리 금원은 금원이라는 한 인간이 살다간 흔적을 남기고자 자기 이야기와 여행과 감상 그리고 자신이 읊었던 시들을 기록한 '서동호락기'를 그녀 나이 서른 넷, 1850년에 완성합니다.

[오래된 꿈]은 김금원, 그녀의 출생에서부터 금강산을 비롯한 동해안과 서울등지의 여행기록, 그리고 금원의 한시와 마음을 나눈 글벗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의 한시까지.. 180여년 전 과거를 살다 떠난 우리 여성들의 삶과 그들의 꿈과 이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이 느꼈던 감상음을 절제된 운율로 표현한 김금원의 시, 그리고 그녀보다 먼저 살다간 이들 - 송덕봉, 허난설현, 고모 기각 - 의 시가 그녀에게 세상으로 나가는 첫걸음이었다는 것이 인상적이고 그들의 시가 함께 실려 있어 금원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됩니다. 
책을 읽으며 그녀가 동생 경춘과 마주하며 시를 읊던 비단정원도 보였고 그녀가 여행하며 감탄한 금강산과 글벗들과 시를 읊던 삼호정의 흐르는 강물이 보이는 듯 합니다.
그 시대를 살다간 여성들의 탄식과 안타까움, 이제껏 알지 못하던 여류시인들과 그들의 마음이 스며든 글들, 책에 실린 인물과 그에 관련한 책 소개까지 순 한문으로 이뤄진 호동서락기에서 김금원의 일생을 재구성한 작가의 노고는 그녀를 향한 애틋함과 애정에서 출발했음이 느껴집니다.

아아! 천하의 강산은 크기도 하다. 우리 땅 모퉁이를 보고 천하를 보았다고 하기는 어렵다. 해와 달의 오랜 세월에 비하면 백년을 사는 인생도 부족하다. 그러나 모퉁이 작은 땅으로도 천하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백년의 세월로도 고금의 세월을 알수 있으니, 어찌 강산의 크고 작음과 세월의 오래되고 짧음을 논할 것인가. - <서동호락기> 중에서 (p. 170)

금원 그녀가 '호동서락기'를 통해 자신의 꿈과 마음을 글로나마 표현하고 시대를 거슬러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네요.
발그레한 볼에 남장을 하고 산 글자를 오르는 김금원의 모습이 실린 표지를 보며 1830년, 그녀를 상상해봅니다.
가냘픈 나비처럼 살아야 했던 조선시대 한 여인! 그러나 그녀가 밟은 세상과 그녀가 꾸었던 꿈들은 산같은 크기로 오롯이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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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똥 책벌레 작은책방 그림책나라 32
이상교 지음, 이경희 그림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이상교 글 / 이경희 그림 / 작은책방

결이는 책으로 블록 쌓기를 하거나 징검다리를 만들어 노는 것은 좋아하지만 책읽기는 싫어하는 아이에요.
어느 날, 베개 삼아 자고 있는 그림책 사이로 송충이 모양의 초록색 벌레가 나와 결이는 깜짝 놀랐지요.
이 벌레는 책 속의 글자를 갉아 먹고 글자 위에 노란색으로 반짝이는 향기나는 똥을 쌌어요.
벌레 덕분에 책을 읽지 않아도 되자 결이는 벌레가 먹을 수 있도록 책도 자꾸 갖다 주고 이름도 '노란 똥 책벌레'라고 지어 주었어요.
하지만 노란 똥 책벌레에게 책을 가져다 주느라 놀 틈이 없게 되자, 결이는 오래 두고 갉아 먹을 수 있는 국어사전을 가져다 주고 책벌레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렸어요.
며칠 뒤 책벌레가 갉아먹은 이름의 물건들이 사라져 버리고... 결이는 이번엔 책벌레에게 나쁜 뜻을 가진 말만 골라서 읽으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만 책벌레의 몸이 뚱뚱해지고 초록빛 몸은 까맣게 흉한 모습이 되었어요.
놀란 결이는 노란 똥 책벌레에게 전처럼 재미난 그림책을 보여주기 위해 책벌레와 함께 책을 읽기 시작해요.
결이와 노란 똥 책벌레가 책을 재미있게 읽게 되자 글자는 더 이상 사라지지 않게 되었고 책을 많이 읽게 된 노란 똥 책벌레는 향기나는 노란 똥 책벌레로, 결이는 아주 똑똑한 아이로 되었답니다.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던 결이는 책 속에서 나온 벌레를 만나면서 책을 가까이 하게 됩니다.

이렇게 앙증맞고 귀엽게 생긴 책벌레라면 우리 아이들의 책친구로도 대환영~하고 싶은데요,, 
책 속에서 나오는 책벌레 그리고 글자를 갉아 먹고 글자 모양대로 노란 똥을 콩콩 박는 마술같은 일들은 기발하면서도 재미난 상상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노란 똥 책벌레를 통해 결이는 책을 읽는 것이 재미있고 즐거운 일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또 고운 뜻의 글자를 갉아 먹고 향기로운 똥을 누다가 나쁜 뜻을 가진 글자를 먹고나선 보기 흉하게 바뀌는 책벌레의 모습은 나쁜 말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해로운지 잘 보여 주지요.
이 책은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그림동화로 새롭게 꾸민 것이라 하는데 밝은 색과 귀여운 그림은 아이들 스스로 골라보게 하더군요.
사각사각, 빠각빠각, 부걱부걱, 갉죽갉죽하며 책을 먹고 뿌직 뿌지직!! 응가를 하는 노란 똥 책벌레
다양한 의성어로 책을 갉아먹는 노란 똥 책벌레 소리도 아이들이 재밌어한답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들 '똥' 나오는 책들 대부분은 좋아하는거 같은데 이 책도 그중 하나에요.
게다가 이 책에 등장하는 노란 똥은 향기도 난다지요.
노란 똥 책벌레의 똥을 만들자 했더니 유주는 "어떻게??" "무얼로 할까?" 묻기 바쁘고
규현이는 "진짜 똥을 뭉쳐서!" "방울방울 싸가지고" 장난을 치면서 혼자 희희덕거립니다.

1. 노란 똥, 색깔 똥 만들기




밀가루에 식용색소물을 타서 케찹정도의 묽기로 반죽을 했어요.
물을 좀 많이 부어서 밀가루를 더 넣으면 다시 물이 적고..^^
넣고 젓고하는 간단한 일이지만 일단 밀가루나 그릇이 나오면 시작부터 눈이 반짝반짝~합니다.
빈 소스통과 거품기, 깔대기가 나오니 어떤 똥이 될랑가?, 기대도 커지네요.

깔대기를 이용해 소스통에 담으면서 유주는 '주르륵 초록 설사똥'이라 하고 규현이는 토마토 쥬스똥이라 하면서 자기 색깔 똥들을 만들기에 열심입니다.

2. 책벌레 똥 글자와 그림 

빈 마요네즈 통을 썼더니 책벌레 별 똥꼬가 크고 색깔똥이 묽어 살짝 짜는데도 크게 뭉떡뭉떡 떨어집니다.
'이 세상에서 없어지면 좋은 것들' 이름이 아니라 반대로 '많아졌으면 하는 것'을 적어 보기로 해서 규현이는 '사자' '메머드'를 적었는데.. 글자가 잘 안써진다고 아예 손바닥에 따라 문질러 손도장도 찍어보고 손가락에 찍어 점점이 그림을 그렸어요.
유주는 노랑, 분홍색의 꽃과 초록색으로 잎을 그려주고 규현이 하는대로 손도장을 찍었습니다.
글을 쓸 적에 제가 '공룡'이 나오면 좋겠다 했더니 규현이 공룡이 많아지면 우리 아파트가 다 무너지니까 공룡은 안된다 합니다.^^
 

점심을 먹고 나선.. 소스통 입구에 랩을 덮어 책벌레 똥꼬를 작게 해주었어요.
유주는 자기 이름과 엄마 이름을 적고 규현이는 한자를 쓰고.. 또 전지 위에 이름 모를 음식들이 그려졌습니다.

아이들 노는 데 아빠가 다가와 주르륵~ 높게 떨어뜨리니 앉아서 놀던 아이들도 일어서서 놀기 시작했어요.
아빠가 동물을 그리면 규현이 유주도 동물을 그린대고 아빠가 나무젓가락으로 흐트리면서 불꽃놀이라 하니 아이들도 젓가락을 찾고.. 뿌지지직~ 통이 비워져가니 소리가 요란해집니다.ㅋㅋ

아빠가 바닥에 그려진 그림을 손으로 문지르니 아이들도 첨엔 망설이다가 손으로 마구 비벼대며 재밌어 했어요.
얼굴에 책벌레 똥 맛사지도 하고..
유주가 발로 밟아보고 싶다고 해서 걸어보라 했더니 미끄럽다며 깔깔~ 
걷는대로 미끄덩~ 찢기는 똥종이 위에서 둘이 신이 좀 났더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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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로누푸 섬의 여우 담푸스 그림책 5
다카하시 히로유키 글.그림, 김난주 옮김 / 담푸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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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히로유키 글. 그림 / 김난주 옮김 / 담푸스

저 멀리 북쪽 바다에 치로누푸라는 작은 섬이 있었어요.
전쟁이 한층 격렬해진 어느 해, 자작나무 숲 조그만 동굴에서 아기 여우 두 마리가 태어났지요.
오빠 여우는 건강하고 기운차게 자랐고 동생 여우는 엄마만 찾는 어리광쟁이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동생 여우는 산 아래로 내려 왔다가 해마다 섬에 와서 물고기를 잡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났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동생 여우를 귀여워하며 목에 빨간 리본도 달아주고 아이 돌보듯 데리고 있다가 가을 무렵이 되어 섬을 떠나면서 아기 여우를 숲으로 돌려 보냈어요.
그러나 가족을 만난 기쁨도 잠시, 군인들이 쏜 총에 오빠 여우는 죽고 엄마 여우도 크게 다리를 다쳤어요.
게다가 동생 여우는 덫에 걸리고.. 쫓아오는 군인을 유인하려던 아빠 여우도 군인들의 총에 죽고 말았습니다.
다친 다리를 끌고 동생 여우에게 먹잇감을 가져다주던 엄마 여우도 추운 겨울이 되어 더 이상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되었고.. 하얀 눈이 내리던 날 엄마와 동생 여우 위로 눈이 끝없이 쌓여갔어요.
전쟁이 끝나기까지 몇 번의 봄이 바뀌고나서야 섬을 다시 찾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자작나무숲 근처에서 무리지어 피어 있는 봄맞이 꽃을 보았어요.
그리고 커다란 꽃무리와 조그만 꽃무리가 나란히 피어 있는 곳에 잔뜩 녹이 쓴 쇠줄과 빨간 리본같은 봄맞이꽃 한 송이가 피어 있는 것을 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언덕 위에 한없이 서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여섯 살 유주가 "이건 너무 슬프다"하며 아기여우들이랑 엄마아빠 여우가 모두 죽은 것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전쟁'이란 것에 대해 어찌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지만.. 제 설명 대신 그 답을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책 같아요.
이 책에서는 흔한 무기나 폐허, 전쟁의 공포 등 직접적인 전쟁의 묘사없이  전쟁이 가져올 수 있는 아픔을 여우가족의 안타까운 죽음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전쟁을 직접 체험한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고 그린 것이라 하네요.

아기 여우를 어린 아이 돌보듯 하는 노부부와 자신들의 먹이로밖에 보지 않고 총을 겨누고 덫을 놓는 군인들의 대비되는 모습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의 파괴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노부부와 여우가족이 살던 평화로운 섬,하지만 군인들이 들어온 후더 이상 그들이 살아갈 수 없게 되었는지 아이들에게 조금 더 그 속깊은 사정을 설명해야 하지만 어린 여우들의 처참한 죽음과 가족을 위해 죽음을 무릅쓴 아빠 여우 그리고 죽을 때까지 자식을 품는 엄마 여우의 모습은 가슴 찡한 슬픔과 감동을 남깁니다. 

따뜻한 노란빛의 표지에서부터 본문의 담백한 연필 그림은 잔잔
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져 있어요.
그리고 소박하고 곱게 핀 봄맞이꽃은 오히려 애틋한 슬픔을 가진 듯 합니다.
여우 가족의 슬픈 결말로 피어난 봄맞이꽃!!
전쟁은 과거의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로 남아 공존하는 것임을 느끼게 합니다.

이 책의 독후활동으로 유주가 표지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어요.
여우 가족이 오손도손 정답게 있는 모습이 노랑과 연두 바탕색처럼 환하고 행복해 보이는 표지그림입니다.
마침 색지가 노랑색이 있어 유주에게 주었고.. 유주도 그 위에 여우 가족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옆에서 다른 책을 보고 있던 규현이.. 유주의 그림을 보곤 "여우가 개처럼 생겼는데??"하네요.
"늑대랑 여우가 개과일걸?? 여우의 먼 조상이 개일거야~~"하고 말했더니 유주도 그런거 같다고요.. ㅋㅋ

관심없는 척 하더니 유주가 초록 들판을 칠할 적에 색연필을 잡으니 규현이가 크레파스를 뉘어 칠하면 어렵지않게 할 수 있다고 일러주면서 함께 색칠했어요.
그리고 얼마 전 학교에서 아이들이 예쁘게 꽃접기를 해 꾸며놓은 게 생각나 규현이한테 유주에게 수국접기를 알려주라고 했어요.
기억이 잘 안난다는 규현이,, 제가 옆에서 일러주니 다시 생각난다며 자기가 접은 것엔 이름도 적고..^^
접은 꽃은 아이들이 여우가족이 뛰노는 곳에 붙여주었어요.
눈처럼 하얗게 피었던 봄맞이 꽃이 유주의 그림속에선 환한 색의 꽃들로 다시 피어났습니다.



완성한 그림을 벽에 붙이려니 유주가 구름과 햇님을 그리면 더 좋겠다고요..
구름도 여우가족처럼 네 식구가 되어 둥둥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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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이 아니야!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6
크리스티앙 볼츠 지음, 이경혜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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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크리스티앙 볼츠 지음 / 한울림어린이

농장의 아줌마가 암소에게 먹이를 주러 갔다가 거미를 보고는 깜짝 놀라 거미를 밟아 죽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암소가 아줌마의 엉덩이를 들이 받아버리네요
화가 난 아줌마가 소에게 왜 그랬느냐고 물으니 암소는 "내 잘못이 아니아!" 하면서 당나귀가 자기 엉덩이를 들이받아 그리 되었다 이야기를 합니다
당나귀에게 아줌마가 다시 묻자 당나귀도 같은 대답을 하네요
암소, 당나귀, 돼지, 개, 고양이, 병아리, 모기.. 모두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모기는 자기를 노리던 거미가 없어져서 이젠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거라 하네요
누구 잘못일까요? 

'왜 그랬어?'하고 따져묻는 아줌마와 '내 잘못이 아니야' 하며 이유를 설명하는 동물들..
결국 아줌마가 암소에게 들이받힌 이유는 징그럽다는 이유 하나로 거미를 밟아 죽인데서 시작되었어요

이 책은 '크리스티앙 볼츠'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만나게된 책이에요
지난 여름 동화책 속 세계여행 세계일러스트거장전에서 전시된 크리스티앙 볼츠의 작품을 보고 그 기발함에 한참을 들여다 보았거든요
녹슨 고철과 코르크마개, 단추, 천, 철사, 볼트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자기 개성이 강한.. 독특한 작품을 표현한 그가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만난 [내 잘못이 아니야!]에서도 그의 그런 상상력 강한 재치작들을 봅니다

동물들이 아줌마의 추궁에 답할 때 같은 말이 자꾸 이어지는데 아이들은 그걸 따라하며 재밌어 하더군요
그런데 책 속의 한 페이지 퍽! 쿵! 콱! 쿡! 콕!!이 쓰여 있는 그림도 아주 재미있어 했어요
단추, 볼트, 철사, 천, 녹슨 고철, 나무막대.. 쓰인 재료가 무언지 이야기도 나누고 우리도 한 번 이 책의 작가처럼 그림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보자고 약속을 했었어요

규현이가 유치원 다녀오는 길에 산수유 열매를 따갖고 가서 그걸로 그림을 그리자 하더군요
한 줌 따갖고 집에 돌아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데.. 붉은 색이 나긴해도 열매의 수분이 적어 콕콕 도장만 몇 개 찍고 말았어요
무지 아쉬워 하는 규현이... 그러더니 [내 잘못이 아니야] 독후활동을 하자고 합니다


산수유 열매랑 색종이, 그리고 이것저것 재활용품통에서 주섬주섬 꺼내 모으고...
커다란 달력종이에 주인공 아줌마를 한 명 그리고 각자 만들고 싶은 걸 골라보랬더니 규현이는 암소, 유주는 고양이를 하고 싶다 합니다

크레파스로 색칠을 해보자 하니 규현이가 여러 색깔의 얼룩무늬를 그릴거라며 드문드문 색을 칠하네요. 그걸 본 따라쟁이 유주는 고양이를 한 색으로 칠하는 게 아니라 여러 색깔 줄무늬로 칠을 합니다 ㅋㅋ

아이들이 각자 쓰고 싶은 재료를 골라 자기의 동물을 꾸며 주기로 했어요
크기가 다른 로션 뚜껑으로 소의 콧구멍을 만들거라며 신이 난 규현이.. 음료수 뚜껑 꼭지를 고르고는 눈을 달거라 합니다
유주가 보라색 단추를 고르니 규현이도 단추를 또 붙일거라 하네요
그래서 결국 암소의 눈에는 음료수 꼭지와 단추가 겹쳐 붙었어요
딸랑딸랑 소리가 나는 방울을 찾은 규현이가 소 방울을 달거라 하니 유주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대고, 규현이가 글루건을 쏘아주기도 하면서 둘이 잘 협력해 꾸미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옆에서 농장 아줌마의 얼굴을 칠하고 10원짜리 동전으로 눈을 붙이고.. 색종이로 옷을 입혀주었어요 
아줌마의 머리를 뭘로 만들면 좋을까? 하다가 카세트 테이프를 구겨 붙이자 하니 규현이 장난끼 어린 눈으로 자기가 하고 싶다 합니다
규현이가 머리를 붙이고 그물망으로 모자도 씌워준 다음 산수유 입술을 만들어주고 티슈로 아줌마의 주름치마를 붙여주기도 했어요
플라스틱 포크로 아줌마의 손을 만들고는 그것이 우습다고 큭큭 웃기도 하고요
털실을 뭉쳐 거미 몸을 만들어 주었더니 규현이 직접 눈과 빨간 코도 붙여주더군요 

털실로 고양이 수염을 붙이고 색종이로 고양이 치마를 만들어 준다는 유주..
그림을 모두 완성한 후 고양이 치마가 예쁘다며 손뼉을 치니 규현이도 덩달아 손뼉을 치고 둘이 아주 신바람이 났어요^^


암소의 꼬리도 털실이 덕지덕지 붙어 있고 글루건 실이 거미줄처럼 엉켜 있었어요
글루건 실을 걷어내면서 거미줄이라고 재미있어 하고요

아이들이 '이걸로 할까 저걸로 해볼까?' 하며 갖다 대보기도 하고.. 맘에 드는 걸로 골라붙이기도 하고.. 완성한 그림을 보고 재밌어 하는걸 보니 잡동사니들을 많이 모아 둔 보람이 있었어요
다양한 재료로 크리스티앙 볼츠 따라 꾸미기를 해보고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해보자고 했어요

책을 읽고 꽈리고추열매를 호박이라 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 동영상놀이를 했어요



<누가 거미를 잡아 온거야?>
책과 다른 그리고 주제와 내용없는 이야기,, 엄마의 왕오버 커다란 목소리..
초코렛 먹느라 이야기 보다는 침 삼키기 바쁜 유주.. 웃기 바쁜 규현이네요^^
 

<2009. 10. 26>  규현 62개월, 유주 41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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