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간 코끼리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5
하재경 지음 / 보림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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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경 지음 / 보림

작은 코끼리가 서커스단에 왔습니다.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코끼리가 스스로 오고 싶어 온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 온 뒤로 코끼리는 날마다 무언가를 배워야만 했고 그것은 매우 고달프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코끼리가 배운 것을 사람들 앞에서 선보이면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코끼리는 또 다른 동작을 배워야 했지요.
코끼리가 늙어 더 이상 재주를 부릴 수 없게 되자 서커스 단장은 동물원에 보내기로 합니다.
서커스에 온 뒤로 줄곧 우리에 갇혀 지냈는데 또 다시 동물원 철창에 갇혀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코끼리는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엄마와 살던 숲이 그리워 코끼리는 한 번만이라도 철창을 벗어나 마음껏 숲 속을 뛰어다녔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바로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누군가 나타나 주문을 외우자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이 열리고 숲에 데려다 주겠다고 하지요.
달이 환하게 비춰주는 밤길, 코끼리는 풀들이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숲에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바라던 진흙목욕을 시원하게 하고 요정과 함께 숨바꼭질 놀이도 하지요.
시원하게 소나기를 맞고 탐스러운 열매가 가득 달린 나무 아래서 달콤하고 향기로운 열매도 실컷 따 먹습니다.
요정이 따듯한 손길로 씻어줄 때는 지저분해진 몸과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마음까지도 모두 깨끗이 씻겨 나가는 듯 했습니다.
코끼리는 어느 때보다 편안하게 잠들었고 요정은 코끼리의 옆을 말없이 지켜 주었습니다.
그런데 서커스장에서는 다급한 목소리가 아침을 깨웁니다.
사람들이 본 코끼리의 마지막 모습은 우리 앞에 핀 꽃을 향해 코를 내밀고 있는 것이었고 코끼리는 동물원 대신 숲으로 옮겨져 숲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숲으로 간 코끼리]는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욕심으로 포획되어 서커스단에서 늙도록 일하고 다시 또 동물원 철창 속에 갇히게 될 운명에 처한 코끼리가 숲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며 죽음을 맞는다는 내용의 그림책입니다. 
살짝 눈을 감고 있는 코끼리와 진회색의 책표지가 고요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책 내용 또한 표지의 느낌 그대로에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목소리가 코끼리 걸음처럼 느려지고 여느 책과 달리 한층 가라앉은 목소리로 읽혀졌습니다.

작가는 세상의 나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말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마지막 죽음을 맞은 코끼리 앞에 고개를 숙인 서커스 사람들처럼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그러할거 같습니다.
한 번만이라도 철창을 벗어나 숲 속을 뛰어다니고 싶다던 코끼리의 간절한 소원이 기적처럼 이루어졌을 때 그것이 꿈일거란 걸 짐작하면서도 덩달아 행복하고 다행이다 싶었어요.
달빛이 환한 밤길, 키가 큰 옥수수와 포슬 부서지는 흙길, 달빛에 반짝이며 흐르는 강물, 신나는 진흙 목욕과 꽃밭에서의 숨바꼭질, 시원하게 내리는 빗방울... 마지막 죽음을 맞으면서야 만나는 즐거운 자유가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론 아름답게 그려져 있습니다.     

1. 코끼리의 행복한 꿈 (싸인펜으로 번짐그림 그리기)

처음 책을 읽었을 때, 유주가 품에 파고들어 훌쩍거렸습니다
결국 엄마를 못만났느냐며 코끼리가 너무 불쌍하다면서요... 
다음 읽을 적에는 그냥 홀짝거리는 시늉만 하였지만 숲으로 간 코끼리는 유주에게 슬픈 코끼리, 불쌍한 코끼리가 되었어요.
코끼리는 꿈에서나마 이제껏 가져보지 못했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요,,
아이들에게 코끼리의 행복했던 때, 혹은 코끼리가 꿈꾸는 행복한 꿈을 그려보자 했습니다. 

꿈 그림을 그리자 했는데 규현이는 갑자기 책을 펼치더니 그림을 따라 그립니다.
자기 생각에 코끼리가 서커스 할 때 사람들이 좋아했기 때문에 그때가 가장 행복했을거 같다고요..
'음,, 그럴 수도 있겠구나..'

유주는 코끼리가 친구들과 콧방귀를 뀌면서 춤을 추고 있다며 말풍선 속에 콧방귀 소리를 적고 사이사이 음표를 그려 놓았어요.
그리곤 그 속에 코끼리를 도와준 요정도 있다며 그렸습니다.

(위) 책을 보면서 그렸는데 코끼리의 코가 왜 짧냐?고 묻는 유주..
규현이가 "코끼리가 재주를 부리는 중이기 때문이야" 라고 말해 웃었습니다.
카드 옷을 입고 북을 치는 서커스단 사람들의 모습이 재밌다더니 카드맨이 하나 뿐이네요.

(아래) 유주가 그린 그림을 보고 규현이도 유주에게 한 마디..
"코끼리 꼬리는 원래 짧은데 네 코끼리 꼬리는 왜 다 기냐?"
"꼬리가 긴 코끼리들도 있어~~"하는 유주 말에 규현이는 말이 없었어요.^^

이 책의 뿌연그림처럼 '꿈 그림'이니까, 뿌옇게 번짐 그림으로 표현해보자고 분무기를 주었습니다.
'칙칙~~' 간단히 물만 뿌리는 건데두 분무기를 잡고는 헤벌쭉~^--^
너무 흠뻑 뿌려놓아 그림이 마르고나서는 선과 색이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어요.^^

2. 다른 이야기 상상하기 (쌀튀밥으로 그린 행복 코끼리)

이 그림책의 결말은 코끼리가 꽃향기를 맡으며 행복한 죽음을 맞고 결국 동물원 대신 숲으로 간다는 내용이지요.
유주에게 코끼리를 그리자며 책 내용으로 말고 다른 이야기로 그림을 그리자 했습니다.

주인공이니까 커다랗게 그릴 줄 알았는데 키가 작은 주인공 코끼리를 그리고는 한 마리 더 그릴거라 합니다.
친구 코끼리와 함께 물놀이를 한다며 코에서 나오는 물분수를 그리더니,, 서로 사랑해서 아기 코끼리를 낳았다고요..
그래서 세 마리 코끼리가 물놀이를 하는 그림이 되었습니다.

먹다 남은 쌀튀밥이 습기를 먹어서 눅눅~ 결국 코끼리들에게 옷을 입히는 재료가 되었어요.
목공풀을 발라주었더니 유주 입으로 그림으로 튀밥을 놓기 바쁘고.. 
그냥 뿌리듯 놓아 코끼리 옷을 금새 입히고 아기 코끼리는 너무 작아서 안하겠다네요.
잘 붙긴 했는데 쌀튀밥이 겹겹이 쌓여서 그림을 세우면 떨어지는 게 많았습니다.

하룻밤 재웠더니 바짝 말랐더라구요.
일요일 아침에 '놀아줘~ 유주'에게 물감 넣은 미니 약병을 내밀었더니 무얼할꺼냐?며 좋아했어요.
색깔 약병을 본 규현이는 "나도나도" 하고.. 유주랑 한 마리씩 나눠 칠하기로 했습니다.
약병에서 물감물이 똑똑 떨어지자 하얗던 코끼리들이 금방 알록이, 달록이가 되었어요.
아기 코끼리도 금새 알록달록이로 변신해 있었어요.

 

코끼리의 얼굴이 사라졌으니 눈을 그려와 붙여주면 좋겠다 했어요.
위에 주인공 코끼리는 규현이가 아래 코끼리와 아기 코끼리의 눈은 유주가 올려 주었습니다.
그리곤 아까까지 즐겁던 엄마 코끼리가 울고 있다고요..
물놀이를 하다가 코에 물이 들어가서 맵다고 울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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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는 기분이 좋아요 알맹이 그림책 2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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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릴 적 크리스마스를 기다려 보셨나요?
제게 크리스마스는 교회에 가서 예배 드리고 연극을 보는 날이었지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주고 가는 날은 아니었답니다.  
초등학교에 가고 귀동냥으로 산타할아버지가 있다는 말에 양말을 머리맡에 놓고 잤지만 실망과 아쉬움만 담겨 있을 뿐,, 그래서 언젠가부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설레거나 기다리진 않았던 거 같아요.
대신 설과 추석같은 명절을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명절 때면 옷이나 신발을 하나 얻어 신을 수 있고 또 맛난 것도 먹고 용돈도 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스웨덴에서는 부활절을 우리나라 명절처럼 보낸다고 해요.
학교는 따로 방학을 하고 남녀노소 모두 마녀 분장을 하고는 사탕이나 초콜릿을 얻으러 다니고 집마당에 사탕, 초콜릿을 채운 달걀을 숨겨놓고 가는 부활절 토끼가 있다고 믿고요.
이 책은 스웨덴의 부활절 풍습과 부활절을 기다리는 아이들, 그리고 부활절 토끼가 된 로타의 이야기가 아주 유쾌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책 제목은 분명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인데 동화는 "나 화났어! 그거 알지?"하며 시작됩니다.
거기다 로타는 언니, 오빠에게 세상에서 제일 멍청하다고까지 말하지요.
오전 내내 언니 오빠가 부활절 방학을 하고 오면 부활절 마녀 옷을 입고 마을을 다니며 사탕과 초콜릿을 받을 달콤한 꿈을 꾸었는데 갑자기 친구의 생일파티에 가야한다고 하니 너무 속상할 만 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로타의 화는 슬슬 풀리고 로타는 마당에 나가 부활절토끼가 달걀을 숨길 만한 곳을 찾아보기도 하고 이웃에 사는 베르크 아줌마네 집에 들러 숨 쉬기가 힘든 아줌마의 심부름도 해요.
"제가 여기서 왔다 갔다 하면서 돌봐 드려서 아줌마는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로타!
이 맹랑한 꼬마 아가씨는 혼자 크라흐마허 거리로 나가 바실리스 아저씨의 사탕가게에 들르고.. 문을 닫고 고향으로 가게 된 아저씨로부터 뜻밖의 선물, 크리스마스 천사랑 산타클로스랑 사탕 돼지랑 눈사람을 받고 "언제나 기분 좋은 아이"라는 칭찬도 듣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 초콜릿과 사탕을 헛간에 숨겨놓고 배가 간질간질해질 만큼 기분이 좋아진 로타는 늦게 부활절 마녀가 되어 과자를 별로 얻지 못했어도 기분은 괜찮습니다.
바실리스 아저씨의 사탕가게가 문을 닫아서 부활절 토끼가 올 수 없다고 실망하는 언니 오빠와 달리 로타는 아직 부활절 토끼는 진짜 부활절 토끼여야 하고 산타클로스는 진짜 산타클로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기다리던 부활절 토요일 아침 로타네 정원엔 엄청나게 많은 산타클로스와 천사, 사탕돼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는 어떻게 된것인지 영문을 모르지만 아이들은 그냥 행복한 웃음이 터지지요.
"그래도 난 기분 좋은 아이야. 바실리스 아저씨가 그랬어. 그리고 지금은 특별히 기분이 더 좋아."
로타와 로타가족의 부활절은 행복합니다.
그리고 로타를 보는 저도 바실리스 아저씨가 로타에게 했던 말처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을 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이에요.
책을 읽기 전 린드그렌의 작품이란걸 알아서인지 로타의 모습에서 자꾸 말괄량이 삐삐가 연상되어지더군요.
게다가 로타의 대화글은 텔레비젼에 나오던 삐삐의 목소리로 들려질만큼 로타는 삐삐를 좀 많이 닮아 있어요.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화도 잘 내지만 또 그만큼 풀기도 잘하고 혼자 생각하기를 즐기고 자기 주변의 것들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웃 베르크 아줌마를 돕는 자상함과 바실리스 아저씨와의 이별에 슬퍼하며 위로의 말도 챙길 줄 아는 따뜻한 아이죠.     
토라지고 화내고 의기양양하게 당당하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또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 로타!!
아이의 마음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통통튀는 아이의 모습을 대화글과 독백을 통해 느끼게 됩니다.
행복한 결말도 그렇고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풍부한 정서 그리고 순수함과 활기가 있어 책을 읽는 동안 즐겁게 했어요.

로타는 바실리스 아저씨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동화의 마지막에서 '자기는 기분 좋은 아이'라고 '그리고 지금은 특별히 기분이 더 좋아'라고 말해요.
아이에게 건네는 말 한 마디의 힘이 어떤 것인지 절로 느껴지는 대목이죠. 
가족을 위해 깜짝 선물을 하고서 깔깔 웃고 날마다 식구들을 놀라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 하는 로타를 보며 나누는 것이 행복임을 아는 로타가 무척이나 기특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순수한 아이의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을 이해하게 하는 책, 건강한 로타의 웃음 뒤에 린드그렌이 떠올려지는 책입니다.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라는 책 제목은 '로타의 기분이 지금 좋아요'라는 뜻도 있지만 '로타를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로도 풀이될 듯 하네요.
말괄량이 삐삐처럼 로타도 오래오래 씩씩하고 기분좋은 아이로 기억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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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정원 보림 창작 그림책
조선경 글 그림 / 보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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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 지음 / 보림

날이 저물고 사람들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 되면 모스 아저씨는 그제야 나갈 채비를 하고 지하철역에 나가 청소부로 일합니다.
이젠 다 낡고 허름해진 역이지만 아저씨는 계단과 바닥을 깨끗이 닦고 조심스레 비질을 하며 청소를 하지요.
어느 날 지하철 터널 쪽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사람들의 말을 들은 아저씨는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고.. 다른 날보다 일찍 일터에 나간 아저씨는 부지런히 청소를 마치고 터널 안과 벽을 청소하기 시작합니다.
날마다 조금씩 터널 안을 청소하던 아저씨는 터널 벽에서 땅 위로 통하는 환기구를 발견하고..
그곳에 흙을 두둑이 쌓은 다음 집 화분에 심어 두었던 작은 나무를 옮겨 심어 아저씨만의 아담한 정원을 만듭니다.
날마다 조금씩 시간을 내어 터널 안을 청소하고 나무를 가꿔주자 이제 터널에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가끔은 풋풋한 냄새가 바람에 실려오고 사람들의 한결 밝아진 표정을 보며 아저씨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지요.
나무는 아저씨의 발소리를 들으며 부지런히 자라고 환기구 밖으로 가지를 울창히 뻗어 자라납니다.
나무에 대한 소문은 온 도시로 퍼져나가 나무를 보러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그런 북새통은 잠시,,
어느 봄엔 나무 둘레 바닥이 걷어지고 새로운 나무가 심겨지더니 사람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작은 쉼터가 되었지요.
나무 아래에는 모스 아저씨의 풀 냄새 가득한 정원이 있습니다.
모스 아저씨는 오늘도 청소를 마치고 지하 정원으로 익숙한 발걸음을 옮깁니다.

지하철역 검은 터널이 파란 벽을 되찾고 은은한 달빛과 서늘한 바람이 드는 환기구를 찾게 된 데는 모스 아저씨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모스 아저씨는 남들이 마다 하는, 더럽고 냄새나고 혹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는 터널 청소일을 스스로 자청해 일이 아닌 즐거움으로 오늘도 계속 해나가고 있지요.  
아저씨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 나무가 다른 나무들과 함께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 것처럼 이 나무 아래 지하 정원을 가꾸는 아저씨의 모습은 마음에 시원한 그늘과 따뜻함을 전합니다.

자신의 일을 성실히 다하고 또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모스 아저씨.
이 책은 작가가 뉴욕에서 공부를 할 때 만난 청소부 모스 아저씨를 주인공으로 했다고 해요.
책에서처럼 실제로 아저씨가 지하정원을 가꾼 것은 아니지만 늦은 밤 고된 일을 묵묵히 하면서도 다양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또 작곡에 몰두한다는 아저씨를 보며 작가는 자신만의 세계를 일구어가는 청소부 모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알려줍니다.
이 책의 표지에는 지하 정원 앞에서 책을 읽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져 있어요.
이국적인 아저씨의 모습과 낯설고 깊은 유화의 색은 외국 그림책일거란 첫인상을 남겼는데요.. [마고할미/보림]를 그린 조선경 작가의 창작그림책이랍니다.  

규현이가 태권도를 다녀왔는데 마침 유주가 스크래치로 마녀 위니 그림을 거의 마칠 참이었어요.

유주가 하는 동안엔 아무 말이 없더니 그림책을 읽고 나서는 자기도 스크래치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하네요.
그래서 낮에 읽은 책중에 그려보고 싶은 걸 골라보라 했더니 [지하 정원]을 고릅니다.


생각나는 장면으로 길가에 새로 심겨진 큰 나무 그림이라며 나무를 먼저 그립니다.
아주 튼실한 기둥으로 그리고 나무 위는 모두 긁어내 그림을 그리더니 다른 사람들 대신 주인공 모스 아저씨를 그려줄거라며 앞표지로 다시 넘겨 놓았어요.

아저씨의 얼굴을 그린 다음에 책을 그리기는 어렵다 해서 제가 책과 손은 좀 거들었고 아저씨의 작은 지하정원 대신 나무 의자를 그려주면 더 좋을거 같다 했더니 작은 의자를 그렸어요.
그리곤 동그라미 그림을 그리고 청설모가 사는 나무집이라고요..
유주 말을 옮기자면 생쥐를 닮은 청설모 한 마리가 있고.. 아저씨 앞으로 줄기 없는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지하 정원'이라는 제목 말고 다른 제목을 지어보자 했더니 '모스 아저씨의 정원'이라 하면 좋겠다네요.
팻말을 만들어 제목을 써주자 하니 '모스 아저씨 정원'으로 적고 자리가 좁았다며 '의'는 없어도 된다 합니다.

그림을 마친 다음 이어진 엄마의 칭찬에 규현이 기분이 으쓱했어요.
그리곤 책에서 모스아저씨가 늙은 것이 싫다고.. 처음처럼 그냥 계속 젊었으면 좋겠다고 한 마디 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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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위니 비룡소의 그림동화 18
코키 폴 브릭스 그림, 밸러리 토머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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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키 폴 그림 / 밸러리 토머스 글 / 김중철 옮김 / 비룡소

마녀 위니는 숲 속 까만 집에서 까만 고양이 윌버와 살았어요.
그런데 집안 모두가 까만색이라 고양이 윌버가 초록 눈을 뜨고 있지 않으면 위니는 윌버를 전혀 볼 수 없었지요.
그래서 마녀 위니는 윌버를 깔고 앉거나 윌버에게 발이 걸려 넘어지기도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위니는 요술 지팡이로 윌버를 연두색 고양이로 바꾸고.. 서둘러 밖으로 나가다 바깥 풀밭에 앉아 있던 윌버에게 걸려 넘어져 장미 덤불 속에 처박히고 말았어요.
몹시 화가 난 위니는 윌버를 알록달록 무지개색 고양이로 변신시키고 슬퍼진 고양이 윌버는 아주 큰 나무 꼭대기 위에 올라가 내려오지 않아요.
위니는 윌버가 좋았기 때문에 윌버가 슬퍼하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다시 윌버를 까만 고양이로 변신시키고 요술 지팡이를 휘둘러 까만 집을 빨간 지붕에 빨간 문이 달린 노란 집으로 바꾸었어요.
이제 고양이 윌버가 어디에 있든 마녀 위니는 윌버를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녀위니!
빨간 메부리코에 부시시한 긴 머리, 알록달록 줄무늬 양말을 신은 위니의 겉모습은 그닥 친근한 모습은 아니랍니다.
하지만 익살스럽고 얼렁뚱땅 실수가 많은 위니에게 더 친근감이 드는 건 저도 아이들도 위니의 그런 면을 닮았기 때문인거 같아요.
온통 까만색인 집에서 까만 고양이 윌버를 구분하지 못해 벌이는 소동, 처음 위니는 윌버의 색깔을 자기 맘대로 바꿔 버리지만 자기가 좋아하고 자신에게 소중한 윌버가 슬퍼하는 것을 보며 마음을 바꿉니다.
온 집안의 물건들까지 까만색이었던 위니의 집이 완전 대변신을 하지요.
그런데 알록달록 옷차림의 위니를 본다면야 변신된 멋진 집이 훨씬 더 잘 어울립니다.
마녀라고 검은 색만 좋아할리는 없겠지요..^^

면지를 보면 까만 바탕에 노랑, 초록, 빨강, 파랑으로 굵은
줄이색되어 있어요.
책을 읽고서 보니 마치 이 책의 내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더군요.
어린 아이들에게 색깔인지에도 좋을거 같고요.. 여섯 살 유주는 위니의 집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마치 숨은그림을 찾듯 검은색 일절의 마녀 위니 집에서 물건을 찾고 색이 들어간 위니의 집을 보면서는 집이
커서 좋겠다고 창문이 멋지다고 위니집에 대한 예찬이 이어졌어요. 

유주랑 위니의 집을 보며 이야기하다가 마녀 위니를 그려보자 했어요.
온통 검정에서 색깔을 갖었던 윌버와 위니처럼.. 까만 스크래치 종이에서 윌버와 위니가 등장합니다.



커다란 나무를 먼저 그리더니 고양이 윌버를 그렸어요.
나무에 올라가 있는 윌버와 윌버를 향해 팔을 벌리고 있는 위니 그림이 있는 페이지였는데 유주가 위니를 다른 쪽으로 향하게 그리더라구요.
그리곤 "윌버야"를 쓰고 말풍선을 그려놓더니 숨어 있는 윌버를 찾으러 다니는 중이라 합니다. 
책을 보며 위니의 모습도 그려넣고 저더러 함께 하자길래 위니의 머리카락 몇 개를 넣어주었어요.
위니 옆으로 하트 여러 개랑 위니의 고깔 모자에 있는 달과 별도 그리더니 집을 그리면서는 멋지다던 창문도 그려 놓았네요. 

"윌버야~" 윌버를 찾는 위니와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는 윌버,, 꼭 숨박꼭질이라도 하는 거 같습니다.


그나저나 한복 입은 유주, 좀 쌩뚱맞죠?!^^
유치원에 다녀와 책을 읽고 놀던 유주..
저에게 오더니 살짝~ 귓속말로 "엄마, 나 한복 입으면 안돼??" 합니다.
몇 번 실랑이를 하다가 한복을 꺼내주었더니 입이 헤벌쭉~
잠시 후에 뭐하나 봤더니 선풍기를 켜놓고 바람을 쐬고 있더라구요.

집에 오면 홀랑 양말부터 벗는 아가씨가 양말까지 새로 꺼내 신고 전에 만든 배씨댕기도 찾아 쓴 모습이 혼자 보기는 넘 아까울 정도였는데 정작 유주는 입이 뾰루퉁~~
댕기를 해야 하는데 댕기가 없어져서 기분이 안좋다구요.
옷장 정리할 때 버렸다 했두만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엄마가 밉다 합니다.
머리를 곱게 땋아주고 리본을 꽂아 주면서 '담에 사주마' 하고 달랬더니 한술 더 떠 꽃신도 사달라 하네요.ㅠ.ㅠ

규현이하고는 이런게 없는데 우리 유주 전생에 춘향이였는가..
잊을만 하면 한 번씩 한복 입고 싶다 하고 놀이터 나가도 그네를 나는 듯 서서 타요.^^
태권도 다녀온 규현이 유주의 이 모습을 보고
"야! 더운데 무슨 한복???"
'내 말이~~~'
못말리는 여섯 살,, 그럴 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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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그림책은 내 친구 29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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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 이지원 옮김 / 논장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서요.
아침을 맛있게 먹고 나서요.
아침 산책 다녀오는 이웃집 아저씨를 만나요.
치과를 지나 꽃집을 지나 가구점을 지나 공원을 가로질러요.
한 발짝 한 발짝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지만 엄마 말씀이 생각나요.
한눈팔지 마라!                                        (본문에서)


표지에 음각으로 찍힌 발자국들..
우리 아이들에겐 새로운 흥미거리이기도 했고 저는 '하얀 눈 위에 구두 발자국'이라는 노랫말과 가방을 메고 학교로 향하는 아이의 씩씩한 발걸음이 떠올랐습니다.
그림책이라 글만 보아야 할것이 아니지만 이 책에 그려진 그림을 보며 작가의 상상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발자국 모양 하나로 어떤 그림을 연상해 그릴까요?
작가는 단순한 발자국 그림에서 강아지와 치과, 꽃집, 가구점, 오리, 자동차와 아이들을 비롯해 심지어는 용과 싸우는 어느 기사의 모습까지 20여가지도 넘게 그려내고 있어요.
학교를 가며 아이는 다양한 것을 보고 여러 장소를 지나고 엄마가 했던 말들을 떠올리며 발자국을 남기고 자신이 본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보여주는데요.. 간결한 글과 그림은 되레 상상의 즐거움을 남겨 줍니다.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많은 것들, 하지만 재밌게도 아이는 엄마가 했던 말을 잊지 않고 등하교를 합니다.
위험하니까 한눈 팔지 말고 길을 건널 때는 조심하고 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안된다고...
상상에도 현실은 존재하고 현실에서 상상이 출발한다는 생각이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가 바로 우리 아이같다는 친밀감도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한 발짝 한 발짝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도 집으로 내가 돌아오면 모두들 내가 왔다고 좋아해요.'에요.
아이의 간식을 따뜻하게 준비해오는 엄마와 기어서 형(누나)을 마중나온 동생의 모습이 그려져 있지요.   
내 아이가 아니라도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도 가족이 함께 반겨주는 모습은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올 봄, 큰 아이를 입학시키면서 학교가 마치 작은 세상같았는데 이 책을 보면서도 '학교'라는 제목이 마치 '세상'처럼 여겨졌어요.
힘차게 집을 나서서 세상으로 향하는 우리 아이들, (아마 커서도) 이래저래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할 것을 당부하는게 부모마음이겠구요..
힘들고 어려운 일 앞에 섰을 때 아이를 응원하고 일으켜 세워주는 힘은  부모로부터 가족으로부터 사랑받고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지 싶습니다.

이 책을 쓴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마음의 집]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라가치상 논픽션 부분 대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이 상은 아동출판계의 노벨문학상이라 하네요.
저는 그녀가 지은 [안녕 유럽]과 [생각하는 ㄱㄴㄷ] 두 권이 있는데 정돈된 그림과 기발한 아이디어는 부러울 정도랍니다.
상상을 기발하게 표현하는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녀의 긴 이름은 그녀의 책들로 인해 '이보나언니'로 친근히 불러지네요.

규현이가 물구나무를 선거 같은 아기모습이 재밌었고 강아지 그림도 생각난다며 우리도 독후활동으로 이런 그림을 만들어보자 했어요.
발자국을 그릴까 하다가 출력도 안되고 아이들에겐 좀 어렵지 싶어 발자국 대신 다양한 크기의 동그라미로 상상그림을 그려보자 했습니다.
그리고 규현이는 책 제목처럼 '학교 가는 길'로 유주는 '유치원 가는 길'로 그림제목이 정해졌어요.  

 
동그라미 모양으로 플라스틱 컵과 병뚜껑, 나무도장, 랩, 스탬프를 준비했어요.
자동차, 꽃, 새, 나무, 강아지.. 학교 혹은 유치원 가는 길에 보는 것들을 떠올려 보고.. 그림을 그립니다.
규현이는 자동차를 그릴거라며 미리 유주에게 따라하지 말라 하고 유주는 당당하게 "나도 자동차지만 오빠랑 틀리게 승합차를 그릴거야" 하네요.

규현이 그림은 차례차례 하나 둘 생겨나는데 유주는 자동차 사람 그리기에 열심!
좀 그리다가는 규현이가 그린 걸 보고 개와 시계를 그려 결국 규현이에게 핀잔을 들었어요.


학교 가는 길에 규현이가 본 것은 자동차와 꽃, 개와 친구, 신호등 그리고 아파트와 엘리베이터, 학교 시계입니다.
아파트는 어떻게 그릴까? 고민을 좀 하더니 그냥 집을 동그라미를 찍어서..^^
단순히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상상에는 도움이 되는 듯 합니다.


유주의 그림엔 통합차와 유치원 코끼리버스가 있고 창문에 자기는 좀 더 크게 그려놓았어요.
놀이터에 나온 아이도 있고..
오빠에게 핀잔을 들은 후 개는 뽀글이 푸들로, 시계는 학교 시계가 아닌 우리집 시계로 변신했습니다.
유치원에 가기 전 유주는 시간을 본다는데 시간이 아무래도... 시계밥이 떨어졌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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