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엄마가 하얀 민들레 씨앗을 마당에 뿌렸다.

그 뒤로 해마다 봄이면 민들레가 피었다가 홀씨를 날리고 진다.

한 송이 꽃도 제 삶을 살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게 자연의 이치이거늘

어찌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세상을 떠난단 말인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미안하고 미안하다...

이런 세상을 만들어서 미안하다..

슬프고 화가 난다.. 하늘까지 원망스럽다...



선체에 공기 주입 시작했다는 소식이!

제발 늦지 않았길.... 기적을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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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가 보지 말아야지.

알라딘이 한 사람이 아니듯 출판사도 한 사람이 아닌데. 

개인의 선택이니까 뭐라 참견할 수는 없지만, 어디가 나쁘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나는 안 그러는데 너는 왜 그래라는 가정이 깔려 있는 것 같아 불편하기도 하고. 내 오지랖도 태평양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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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한 날에 보는 책들이 있다. <원피스>나 <요츠바> 같은 만화책을 비롯 동화와 그림책과 소설 몇 권. 그런데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이번 주말에 잡은 건 이말년의 병맛 만화. 진짜로 잃은 건 아니고 생각한 것보다 훨씬 다행스러운 결과니 마음을 다잡자 다짐을 했지만, 크든 작든 구멍이 뚫리면 바람이 통하는 법. 미래에 대한 비관도 현실에 대한 허무나 절망도 아니지만, 슬프다 슬퍼ㅠㅜ 루피의 대책없는 긍정도 요츠바의 깜찍함도 다른 때보다 힘이 약해졌는데, 오늘은 이말년이 날 웃겨 준다. 비웃음을 빼면 웃음은 다 좋은 것 훌륭한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씩 결이 다르지만 모두 대단하다. 그 웃음을 만들어내는 창작자들도 마찬가지. 웃음이 더욱 고픈 주말이다. 아마 적어도 몇 주는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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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바보> 권정원 편역, 미다스북, 2004 

 

 

 

 

  <아정 이덕무 시집> 김진영 이화영 역주, 민속원, 1997 

 

 

 

  <청장관 이덕무 시선 - 한국의 한시16> 허경진 옮김, 평민사, 1991

 

북코아와 북아일랜드를 한참 돌아다녀서 손에 넣었다. 품절/절판된 책은 일단구하고보자 모드가 되어서 열심히 찾아다니는 중인데 생각만큼 나오지는 않는다. 미다스북에서 나온 책은 3쇄를 찍어서 나름 잘나가는 것 같은데 왜 절판된 걸까. 민속원에서 나온 책은 우연히 찾아서 덩실덩실 춤춘 책이고, 평민사 책을 쓴 허경진 선생님은 <허균 평전> 쓰신 분이다. 이 분도 고전 번역을 많이 하셨는데, <넓고 아득한 우주에 큰 사람이 산다>도 구하는 중. 여튼 이덕무 작품은 사실 <청장관 전집>을 사면 게임 끝나기는 하는데, 그래도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번역한 걸 보고 싶은 욕심이 난다. 

그리고 한참 돌아다니다가 박제가의 '묘향산소기'가 실렸다는 <기행문선집>도 구했다. '묘향산소기'는 남한에는 전하지 않고 1964년에 북한에서 나온 책에 실렸다고 했는데 바로 그것. 북한에서 나온, 그것도 30년도 더 된 책을 보니 기분이 정말 묘했다. 책 상태는.. 정말 옛날책 같다. 인쇄상태도 그리 좋지는 않다. 그래도 이 책 덕분에 박제가의 작품을 보게 되었으니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만화 카테고리를 돌아다니다 이런 책을 발견했다.

 

 

  

 

 

 

 

 

이걸 보고 정말 깜놀! 이 분은, 이 분은! 이덕무의 처남이요 벗이자 박제가의 절친으로, <무예도보통지>의 편찬을 감독했던 그 분! 박제가를 박지원과 이덕무에게 소개한 그 분! 뛰어난 무인이었지만 결국 세상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가족과 산으로 들어가는 그를 보고 박제가는 <궁핍한 날의 벗>을 지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지. 아직 만화를 보지 못해서 뭐라고 말을 하기는 어려운데 정말 반가웠다. 정조는 당연하고 이덕무와 박제가 등도 당연히 나오지 않을까? 근데 슬플 것 같다ㅠㅜ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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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짚 깔고
보리짚 덮고
보리처럼 잠을 잔다.

눈 꼭 감고 귀 오구리고
코로 숨쉬고

엄마 꿈 꾼다.
아버지 꿈 꾼다.

커다란 몸뚱이,
굵다란 네 다리.

- 아버지, 내 어깨가 이만치 튼튼해요.
가슴 쫙 펴고 자랑하고 싶은데
그 아버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소는 보리짚 속에서 잠이 깨면
눈에 눈물이 조르르 흐른다.

- 권정생, <소 1> 
  

어린 걸음으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국민학교에 다녔다. 맨날 가는 길인데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들어오면 늘 비슷한 시간. 그 어느 봄날. 뒷집 소의 울음소리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며칠이 지나자 이상하게 여겨졌다. 소가 음메- 하는 건 당연한 건데, 어린 내 귀에 그 울음이 너무너무 슬프게 들려서, 소가 정말 슬퍼서 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소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궁금해 엄마한테 물었다. 그러자 엄마가 말하기를, 송아지가 팔렸다고, 소들은 송아지가 팔려가면 며칠을 그렇게 운다고 하셨다.

헉, 그럼 정말 슬퍼서 우는 거였어? 소도 슬퍼하는 거야? 놀라며 되묻는 내게 엄마가 덧붙였다. 너한테 그렇게 들릴 정도면 정말 많이 슬퍼하나 보다, 라고.  

지금도 기억나는 열 살의 어느 봄날. 엄마 이야기를 들은 나는 어미 소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같이 울었다. 참... 감수성 돋는 아이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어미 소와 송아지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몰래 숨어서, 그 집의 성질 사나운 개를 피해가며 보아온 나였기에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귀여웠는데.. 그 무서운 개나 팔지. 뒷집 아줌마 나쁘다. 어헝헝 

그렇게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왠지, 어미 소를 한 번이라도 쓰다듬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기 때문에. 어미 소는 그 집 앞 마당 한쪽에 자리했는데, 그곳은 나무 몇 그루를 경계로 우리집 뒷뜰과 붙어 있었다. 나무 사이 개구멍을 통과해 살금살금 소에게 다가가서 가만히 몸을 쓰다듬어주었다. 울지 마라 하기도 뭐하고, 괜찮을 거야는 말도 안 되고... 뭐라고 위로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 한 말이 힘내, 였던가; 곧 대문을 박차고 달려온 개 때문에 더 말할 틈도 없었지만.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어미 소의 슬픈 울음소리가 잦아들었지. 


 

뜬금없이 소에 관한 추억을 풀어놓는 건 김홍도 화집을 보다가 이 그림을 발견해서.  

강을 가로지르는 긴 다리를 나무짐을 진 사람 둘과 나이든 선비가 건너고 있다. 그 옆에는 두 사람이 각각 소 한 마리씩 타고서 강을 건너는 중이다. 그 뒤를 따르는 송아지. 참 여유롭고 따뜻해보여서 한참동안 그림을 바라봤다. 김홍도가 살던 동네 송아지인가. 이 송아지는 쑥쑥 커서 밭 갈고 논 가는 소가 되었겠지.. 그때는 소가 큰 재산이었으니까 어디로 팔려가고 그러진 않았겠지..  이런저런 생각도 하면서. 

팔려간 송아지를 그리워한 그 어미 소, 그 울음소리를 듣고 같이 울었던 나, 권정생 선생님의 시, 김홍도의 그림.. 우연히 내 방에 모인 과거의 것들이 하나로 이어진다. 특별한 경험인테 좀 슬프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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