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도 약속할 수 없었던 세월, 꽃이 무언지, 터미널에서 꽃을 한 아름 사들고 하염없이 그녀를 기다렸다. 바삐 버스에 오르던 그녀, 출발 1분 전 나도 모르게 저지른 그 일.
세월은 다시 굉음처럼 지나, 어느새 내 나이 마흔. 꽃집 앞이나, 고속도로 터미널에 물끄러미 앉아 있다 보면 그때가 떠올라 지금도 불화덕처럼 혼자 얼굴이 붉어진다. 어디서든 잘 살겠지. 어느 들녘 벌나비처럼 우연히 만났다 짧은 생의 향기마저 나누지 못하고 헤어진 우리. 지금도 어느 회사 1층과 지하 창고에서는 그런 청년들의 숨은 이야기가 웃음꽃을 피우고 있을까. 그 청년들의 사랑에 부디 `사랑만이` 있기를.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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