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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드롭스 9 - 완결
우니타 유미 지음, 양수현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참 많은것들을 담아왔던 이야기가 끝났다. 갑자기 맡게된 아이를 키우며 아이와 함께 나란히 부모처럼 성장해가던 한 남자, 다이키치와 그 아래에서 서서히 어두운 면을 떨쳐내며 어느 부모 아래 못지 않게 잘 자라준 린, 한 개인이 부모라는 역할을 맡게되며.. 타인 임에도 그것을 기꺼이 짊어진 이와 결국은 포기할수 밖에 없었던 이의 대조적인 모습들을 통해 부모란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돌아보게 해주고, 그리고 그 아래에서 조용한 혼란을 품고 살아가고 성장하는 순간들을 조심스럽지만, 우울하지 않게 풀어내었던 그 동안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것뿐 아니라 그들 각자가 또 누군가를 만나게 되며 두근거리는 이야기들.. 결코 흔하지 않은 부모, 흔하지 않은 남녀관계들을 주로 다루었던 토끼드롭스의 완결 (하지만 외전이 남아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큰 줄기의 이야기들은 통상 생각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오히려 표면적으로 보기엔 매우 위험한 요소를 지닌방향으로 흘러갔다. 이 토끼드롭스에서 주인공들의 마지막 선택을 조금만 사회적인 시각으로 보면 매우 부정적이다. 그래서 작가가 그 결말을 그리기까지 풀어놓는 이야기와 감정들은 매우 중요하고 또 소중하다. 그저 사회가 부정한눈으로 바라보는 숫자를 떼고 바라보는 순간 이 둘은 세상 그 무엇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을 신뢰와 애정으로 두텁게 이어져있다. 따지고보면 유유히 통상적인 남녀관계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후 마치 이젠 희망없이 새드한 상황에서 비춰진 빛은 사실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분명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토끼드롭스는 아이가 어른으로. 어른이 더 나은 어른이자 부모로 성장하는 모습, 환경에 적응하거나 때론 싸우거나. 하며 부모자식간과 남녀간의 모습을 모두 섬세히 그렸던 작품이다. 초반의 어린 린의 귀여운 모습을 보는것도 좋았지만 뒤로 갈수록 매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무게감을 잡지 않고서도, 다루는 감정의 스펙트럼이 꽤 폭넓으니깐 말이다.
누군가를 선택하는 일에 사회의 기준이나 남의 시선은.. 어쩌면 너무 바보같은 기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이키치가 어린 린을 처음 맡았던 것처럼 다 자란 린이 다이키치를 선택하는 것도 말이다. 행복은 결국 타인의 눈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솔직함에 달려있으니깐 말이다.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아온 그들의 앞날에 조금 다른 형태의 행복이 비춰질 터. 낯선 그 형태도 곧 적응되겠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서로를 그렇게 오래 바라본 사람들의 결말로 어쩌면 당연할수도 있긴하겠지만.. (인간적으론 당연스러운데 사회적으로는 아마 쉽지 않겠지..)
통상적인 연결에 결국 실패하고.. 남들과 많이 다른 선택을 하게 된 린과 다이키치는 오랫동안 서로에 대한 무한에 가까운 신뢰 마냥 행복할거라 생각한다.. 가볍게 읽기 시작한게 재미 속에서 다양한 감정의 캐치와 깨달음을 주었던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