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잉잉 2
황준호 지음, 수연 그림 / 애니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별 능력없고 소심한 27살의 늦깍이 복학생 황준호, 말걸어주는 사람은 동기 한명과 여자 후배 한명이 전부인 그는 수업시간에 PT를 하다가 괄약근이 방귀와 응X의 규제에 실패해 졸지에 X싼 복학생이 되어버렸다. 쉽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절망에 빠져 홀로 쓸쓸히 X싼 팬티를 빨고있던 그에게 어느날 네명의 신이 나타났다.

 

 

준호 한명을 상대로 네명의 신, 게다가 그다지 특별한 능력도 없어 보이고, 실제로도 없는 것 같은 네명. 하지만 가만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다. 그들은 '인간성'에 관해서 인간에게 '원천'을 제공하는 신들이니깐. 어쨌든, 준호는 절망 앞에서 그들과 만났고 그들과 함께했다.

 

그저 준호에게 허무맹랑한 아이디어만 주거나, 함께 쓰러지거나 했던 모습같지만 조금만 관심있게 들여다보면 그건,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던 것 같다. 준호는 그들의 지혜와 응원을 등에 업고, 다수에게 당당히 거짓말을 하기도 하며 상대에게 말을 건네고 설득을 시도해보기도 하였으며, 남들이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말쑥하게 변장을 하며 자신을 꾸미기도 했다. 짝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술자리에서 엄청난 술고래들을 상대하기도 했고, 벽(?)을 타기도 하는 등.. 별 소득없어 보이는 도전들이었지만, 그것은 준호의 내면을 천천히 다지고 있던 일들 이었다.

 

그 술자리에서의 근성 덕분에 준호는 후배 독고일 을 얻었었고, 덕분에 짝사랑하던 정지은까지 한조가 되어 조별과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것이 부족하지만 X싼 복학생이라는 딱지는 서서히 마무리 되어 가는 듯 하고, 준호의 관심은, 짝사랑하는 사람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이제 준호 네명의 신과 함께 외향, 지식, 기술 등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드를 보완하기 시작한다. 머리를 하고, 데이트 가상체험 및 여러가지 잡기술 및 다양한 지식들을 배워보지만.. 그다지 진전은 없고, 설상가상으로 순호와 맞붙은 농구시합까지 패하게 된다. 하지만 지은은, 순호의 느끼하고 음침하고 벤뎅이 같은 "준호한테 잘해주지마' 라는 제안을 거절하니, 준호에게도 무언가 희망의 빛이 보이기도 하는 것 같기도 하는데..?!

 

하지만 어디 준호에게 순탄한 일이 있었던가, 점점 사람과 자연스럽게 섞여가는 준호를 X싼 그때로 복귀시키려는 무시무시한 음모가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간 살아오며 쌓아둔 잉여력과, 네명의 신을 만나 나름;UP된 능력을 통해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

 

 

사회적, 개인적인 문제로 이러저러한 (말그대로) 잉여시간이 점차로 늘어나고 자신을 잉여인간이라고 표현하는 시대에서, 가장 극단적인 잉여가 되어버린 한 친구의 이야기는 유머로 무장했지만, 안은 따뜻한 격려로 가득했다.

 

무능력+잉여로운 한 주인공이, 더 무능력해보이고 잉여로워 보이는 네명의 신들을 만나 좌충우돌 울고 웃으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은, 겉으로는 그저 '실패의 연속'에 불과한 듯 보였지만, 그것은 '성장의 한 과정' 일 뿐이었다. 어쩌면 우리네 삶이, 어떤 완벽한 이들을 통해 이끌려 가는 게 아닌, 부족한 서로가 나란히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며 함께 나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자기 스스로에게, 그리고 또 타인과 함께 어떤 자세와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해주었다.

 

2권을 막 덮었을 때, 주인공과는 다른 이유로 힘들었던 내 감정이 이 만화를 통해서 조금 편안해졌었다. 아마도, 나보다 더 힘들고 어이없는 현실에서의 주인공이 실패, 또 실패를 겪어가며, 하지만 어느샌가 돌아보면 많은 것이 성장해 있는 그의 모습이 내게도 많은 위안과 희망을 주었으리라. 이처럼, 의식하지 않고,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내게 좋은 영향을 주는 작품을 만났을때는 참 기쁘고 고맙다. 소소하지만 즐거운 희망을 유쾌하게 만난 것 만으로도 이 작품을 만난 시간과 노력에 충분히 만족한다.

 

 

 

 

잉여이면 어떠랴, 분명 나는 잉여다.... 하지만...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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