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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抱天) 4막
유승진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과거, 화담 선생 별세 후 전우치 아래에서 수학하던 시절의 이시경과 정가는 스승을 따라서 평안남도 상원에서 일어난 큰 지진의 구호활동을 벌이기 위해 향한다. 하지만, 각지에서 여러 귀인들이 구호활동 벌이고 있던 그곳에서, (이때부터그 음흉하게 생긴 얼굴 그대로) 그릇된 야망을 품고있던 정가는 극악무도한 악행을 저지르며 비서, 연단술, 남사고 등의 예언서들을 빼앗으려 하며 극악무도한 계획을 하나하나 실행하기 시작한다. 정가가 꾸미는 반란의 서막이 밝혀지는 것! 덧붙여 시경의 딸인 초희와의 만남 또한 밝혀진다.
현재, 김포교(김복손)의 오라를 겨우 빠져나가 도피했던 이시경은 다시 붙잡히고 말지만 다행이 오해를 풀고 풀려나게 된다. 이러구러한 일을 거치며 예언서 만들길 희망하는 현금도 이시경에게 점차 대우받기 시작한다. 이어서 다시 한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최양선을 속여내 정가의 본거지를 알아낸 이시경, 하지만 정가 또한 최양선이 이시경에게 속은 것을 눈치채고 있으니, 정가가 규합한 세력과 그들을 저지하려는 이시경 중심의 인물들의 본격적인 충돌이 예상되는 5권은 어떻게 이야기가 펼쳐질까!?
드디어 정가가 꾸민 반란의 시작을 알게되는 4권은 꽤 분개스럽고 답답하다. 한명의 도둑을 열명의 포졸이 잡지 못한다 했듯, 팔도의 범인들이 극악무도하게 야욕을 펼치는 정가에 휘둘리는 과거이야기는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어쨌든, 정가의 야욕에 대한 베일이 밝혀지고, 드디어 이시경, 이지함, 김복손 등 정가의 반란을 저지하려는 이들의 움직임이 꿈틀대기 시작하는 4권은, 5권에 대한 기대로 부풀기에 충분하다. 덧붙여, 위화도에 진을 치는 정가의 이야기와 맛물려 최영장군의 일화와, 다시 잠깐 등장한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일화는<포천>만이 갖는 역사적 재미를 여전히 잘 살려주고 있다. 말미에 수록된, 단행본만의 이야기인 (조선시대 미인들의 종합세트와 같은, 왠지 작가또한 즐겁게 그렸을법한(?;)) '이초희의 춘향던' 과 이순신의 일화 또한 단행본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3권에서 같은시대 동명의 이순신을 소개했었던 것과도 비교해보니 더욱 재밌다)
"스님, 도란 무엇인가요?"
"길이다."
"그렇다면 도사는 길을 가는 사람인가요?"
"사람이 걸어야 할 길을 이끄는 사람이지."
(p55)
어쩌면 정가는 자신이, 사람이 걸어야 할 길을 이끄는 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조선이라는 나라, 조선의 백성들을 어질게 이끌어 가는 길은 무엇일까.
정가와 이시경의 대립은 과연 시대를 어떤 길로 이끌게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아마도 그 결과는 5권이 아닌, 좀 더 지난후에 알게될 일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