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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포크 KINFOLK Vol.7 ㅣ 킨포크 KINFOLK 7
킨포크 매거진 엮음, 김미란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어려서는 몰랐던 대접.이라는 단어.
하물며 반가운 친구가 왔을때 준비할 께 뭐있냐 하지만서도 사실 더 즐거울 수 있는 건 음식 덕분이 아닐까.
감히 장담할 수 없기에 아이스크림을 산다. 이 말에 공감을 느낀다. 늘 오는 사람의 손엔 먹을것이 어김없이 들려있고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 또한 무얼 해줄까 고민하며 있었던 시간들.
킨포크.처음 이 단어를 들었기에 키친포크? 주방에서 쓰는 포크인가? 그럼 이 책은 주방에 관련된 것인가? 이런 누구나처럼의 생각으로 책을 펴들었건만 새로운 신세계를 만났다. 친족이나 일가, 가까운 사람을 뜻하는 킨포크. 무려 2011년에 처음 창간된 후 감성 실용 매거진으로 세계에서 잔잔한 기쁨을 주고 있다는 이 책. 킨포크족이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문화 현상의 하나로 자기만의 개성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단언하기는 힘들만큼 이 책엔 인생의 많은 부분들이 깃들어있다. 우리가 삶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우물쭈물하다가 끝나버렸다는 버나드쇼의 희극적인 말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인생은 우물쭈물할만큼 무언가로 가득차있다. 그 중 긍정적인 부분을 꽃잎처럼 따낸다면 킨포크. 이 책이 탄생하지 않을까.
재밌게도 변치않는 에티켓과 진부한 구닥다리 에티켓을 비교하듯 양면의 장으로 소개된 장이 있다. 어느 나라에고 상통하는 에티켓은 있게 마련인듯 뭔가 코믹한 요소가 담긴 장이다.
소금을 소량으로 직접 생산한다니.. 이 또한 매력적이다. 근데 생각해보면 소금을 이렇게 과정 하나하나를 거쳐 생산한다는 자체가 얼마나 번거롭고 귀찮은 일일까. 슬로우라이프, 슬로우푸드, 슬로우슬로우. 이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분명 무척 부러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삶을 많은 사람들은 꿈꾸고 있을 것이다. 직접 내 입에 들어가고, 가족과 친척, 친구, 이웃, 사랑하는 사람들의 입에 들어가는 것을 생산하고 밥상 위에 올려질때까지 두 눈 부릅뜨고 하나하나 내 손으로 행하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요즘같이 불신의 먹거리 행태에 많은 사람들이 직접 생산해 먹고싶다는 마음은 이미 팽배해져있다. 그런 욕구를 이 부분에선 더욱 불러일으킨다.
호수위의 디저트타임.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이 장면. 이 장면을 보노라면 누구든 자신의 버킷리스트 항목에 추가해놓지 않을까. 죽기 전엔 한번 해보고 싶은 여유.
버킷리스트.
한장 한컷 남겨진 때로 가지 않은, 그러나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일들. 그것들이 이루어질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게 아닐까.
소금 레몬 아이스크림.
이건 내 레시피 버킷리스트로 올라버렸다.
그닥 어렵지 않은데 그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걸 만들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으랴.
소금은 단맛과 만났을때 단맛을 추겨올려준다. 신맛은 단맛과 만났을때 그 상큼함을 배로 올려준다. 그러면 짠맛과 단맛, 신맛은 궁합. 가히 환상적이지 않을까.
소. 이 부분에선 감동이 찡하게 밀려왔다. 우리에게 우유를 줘서 그걸로 아이스크림 등을 만들어주는 소에게 몸에 좋은 풀 먹이기, 소화가 잘 되게 돕기, 그래야 우리에게 우유를 주는 소에게 고마움을 보답할 수 있으니까. 세상의 모든 소들이 비록 결과가 뻔할지라도 사는 동안 이런 과정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사진이 왜 좋은지는 모르겠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이 장면이 왠지 내 어린 시절 아래를 내려다보며 공상에 빠지곤했던 때를 떠올리게해서일까. 그냥 좋다.
삶은 여유를 즐길 수 있을때 충만해진다. 하지만 그 여유가 사치가 아니라 자연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것. 일상의 기쁨이란 소박하고 단순한 것이라는 것. 그리 어렵지 않은 간단한 사실도 우리는 행하지 못하는 삶이 대부분이라 킨포크는 더욱더 우리의 이상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