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뤼크 피베 지음, 양진성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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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그를 괴팍하고 고약하다고 하는 가 하면, 누군가는 그를 연모하고 찬사한다. 사람마다 그를 평가하는 게 다른 점이 라쇼몽을 떠올리게도 했다. 은퇴를 했던 레미 봉스쿠르가 다시 무대에서 연주를 하지만 연주 도중 쓰러져 사망한다. 이 자리에 있던 기자 드니 오갱은 그의 기사를 쓰기 위해서 자료를 모으던 중 자신이 뜻밖에도 봉스쿠르에 의해 아무나 볼 수 없었던 연주회에 초대되었던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그의 집에서 모차르트의 [레퀴엠]악보를 비롯해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음악가들의 자필 악보들을 보게 된다. 놀라운 사실을 체 소화시키기도 전에 뉴스에서는 레미 봉스쿠르가 비소에 의해 독살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지고 얼마 후 그의 비서까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다. 오갱은 본의 아니게 오갱의 죽음을 처음 목격하게 되었고 혹시 자신이 용의자가 될 것을 두려워하고 신고하지 못한다. 게다가 자신은 봉스쿠르의 피아노에서 미지의 악보를 찾아 자신의 품에 숨겼던 것이다.




 드니 오갱은 개인적으로 썩 호감이 가는 주인공은 아니었다. 음악에 미쳐 있는 그는 가족을 등한시한다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자신의 아내였던 여자가 왜 그렇게도 오갱을 비난하는지도 이해되었다. 아들에게도 도통 관심 없고 외로운 자신의 어머니가 계속해서 얼굴을 보고 싶다고 하건만 끝내 그는 일 때문에 가정적인 일들을 뒤로 미룬다.




 그의 주된 모든 관심사가 음악에 쏠려 있다. 작가의 표현 또한 눈에 띄는 것이 인물들이 말하는 장면마다 많은 부분이 음악 용어로 표현되었다는 것이다. '크레센도'로 연주했고, '리솔루토'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라는 표현들이 한 두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필시 작가 또한 음악에 푹 빠져 있을 것이란 느낌을 주게 했다.   

 

 봉스쿠르가 독살 당한 사건을 중심으로 과거 모차르트, 바흐, 하이든 등 시대를 사로잡았던 음악가들의 에피소드들이 흥미롭게 연결되는 점은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이지만 점점 갈수록 작가의 상상력의 세계가 다소 난해하게 느껴졌다.




 유명한 악보를 팔아치워 이득을 얻으려는 무리,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는 종교의 과거, 악보를 얻기 위해 사람들을 살해하는 이. 모든 누명을 쓴 채 도망 다니는 오갱, 그런 사실들도 모른 채 오갱과 함께 다니는 로라. 이런 큰 틀은 헐리우드 영화처럼 쫓고 쫓기는 흥분과 스릴을 보여줄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런 스릴보다는 평범함으로 흐름은 이끌려간다.




 이곳 저곳에 흥미를 돋울만한 수수께끼 방식의 암시들이 작품에 깔려 있지만, 생각처럼 만족시켜주진 못한다. 그만큼 풀어내는 방식이 조금 지루한 면이 있다.




 몰입도와 가독력, 매끄러운 흐름이 떨어지고 너무 우연의 형식이 많았던 게 소설의 재미를 낮추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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