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람들이 사형당하는 미래, 남자들이 사라진 세상, 인간이 사려져 문명으로 남고 진화한 개미들이 사는 세상,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며 실제 일어난 일들을 찍는 영화감독, 나무가 된 인간들...,
 

 

 이야기는 다르지만 왠지 비슷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듯하다. 있을 법한 미래나 과거에 인간이라는 존재는 다른 어떤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들 스스로가 만든 쾌락, 교만, 폭력, 욕심에 의해서 파멸한다. 하지만 베르베르는 파멸적인 모습을 그려내진 않았다. 그 전의 모습과 그 후의 모습을 통해 단지 그런 모습을 유추해보게 한다.

 

 

 베르베르의 글은 단조로울 수가 없다. 하나의 문장마다 그는 의미를 부여하고 의미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메시지는 그가 오랫동안 지녀온 생각과 상상력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모든 글에 몽환적인 면이 항상 베여있다. 인간중심주의적인 서양의 관점과 달리 저자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른 종보다 우월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미처럼 사회를 이루는 곤충이나 식물, 또는 다른 동물 종 집단이 어쩌면 인간보다 건설적이고 미래의 지구는 그들이 지배하게 될지도 모를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한다.

 

 

 인간들이 지구를 오염시켜 환경재해들이 빈번해질 무렵, 조금만 더 오염되면 오존층 구멍이 커져 대지 위에서 인간은 살 수 없다. 그에 정부는 오염될만한 일을 한 인간들은 모두 사형에 처한다고 법으로 명시한다. 석유로 가는 자동차를 이용할 수 없자 사람들은 발로 움직여 가는 차를 발명했고 비행기를 비롯한 모든 이동수단들은 사람들의 발이 필요했다. 조금 힘이 드는 이동수단은 투석기다. 단, 이 방법은 위험한 방법이기도 했다.

 

 

 이런 세상이 지금 우리의 생각으로는 그리 행복할 수 없는 세상일 것이다. 돈이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면서 쾌락적인 요소를 배제한 그런 시대에 사는 것을 상상한다는 게 몸소 실감이 나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사람들이 지구를 오염시키면서 실제로 오존충이 파괴되고 자연은 오염된만큼 되갚아주고 있다. 자연이 복수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들은 오염물질을 안고 있을만한 재주가 없을 뿐이기 때문이다.

 

 

 베르베르는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그저 지켜야 한다! 미래의 자손을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게끔이 아니라 일어날수도 있음직한 구체적인 일들을 이야기방식으로 구성해나간다.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내 자신에게 일이 닥치기 전까지는 사람들은 느긋하다. 결코 그런 세상에 살고 싶지 않으면서 그런 세상에 살 수밖에 없게 이유를 만드는 인간들을 보면, <부릉부릉>대는 쾌락은 언제나, 자식들의 목숨을 구하겠다는 욕망보다 앞선다. 라는 마지막 말이 얼마나 인간의 특징을 잘 묘사한 것인지 충분히 알만하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에 담긴 베르베르의 가치관과 인간관, 세계관은 내가 한번쯤 생각해보던 주제와 이어지는 것들이 많았다. 아마도 이것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지는 걱정거리이기 때문에 그런것도 있을 것이다. 


  베르베르는 '어떤 현실이 미래에 존재할 수 있으려면, 누군가가 오늘 꿈에서 그 현실을 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상에서 놀라운 것이 있다면 그건 이미 우리 조상들이 꿈에서 본 것들이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일어날 좋은 일은 우리 중 누군가가 꿈에서 볼 수 있다. ... 지금,.' 라고 말했는데 그는 꿈과 상상력의 긍정적인 면을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개미들이 만드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보며 인간도 비슷하지만 개미만큼의 집단성과 협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그는 만일 인간 또한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좀더 완성에 가까운 집단을 이룰 것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꽃섹스라는 이야기에서만 해도 모든 어른이 아이를 함께 키우고 공동체적 사회를 묘사해놓았기 때문이다.

 

 

 나는 베르베르의 이야기가 좋다. 그의 모든 책들은 그만의 독특한 개성의 필치가 살아있다.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모든 면들을 다룬 상상력의 산물이 드러나있는 것이다. 한번쯤 생각해본적은 있지만 드러내지 못한 내 생각들에 비해 그는 생각을 해낸 작가이다. 그는 방법은 간단하다. 다만 그 생각을 해내기만 하면 된다. 고 말했던 콜럼버스의 말을 했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건 해 본 사람은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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